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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초점] 무용수 출신 한선천, 뮤지컬 '젊음의 행진' 상남으로 날개 활짝

  • 입력 2018.04.04 09:56
  • 기자명 이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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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스타급 현대무용수에서 뮤지컬 배우로 활동하고 있는 한선천이 뮤지컬 ‘젊음의 행진’을 통해 자신의 매력을 십분 발휘하고 있다.

뮤지컬 ‘젊음의 행진’은 배금택 작가의 만화 ‘영심이’를 원작으로 2007년 초연됐다. 1980-90년대 인기 방송 쇼프로그램 ‘젊음의 행진’의 포맷을 따온 주크박스 쇼뮤지컬로, 35살에 방송 PD가된 영심이가 ‘젊음의 행진’ 콘서트를 준비하는 도중 학창시절 친구 왕경태를 만나 당시의 추억을 떠올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들이 당시의 히트곡들과 함께 꾸며진다.

특히 이번 캐스트 중 눈길을 모으는 대목은 ‘상남’ 역할이다. ‘상남’은 뮤지컬 ‘젊음의 행진’ 특유의 쇼 뮤지컬의 색을 보여주는 흥겨운 댄스 무대를 책임진다. 배우 전민준은 10년째 ‘상남’ 역할을 선보이면서 ‘젊음의 행진’의 터줏대감으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고, 이번 시즌에는 현대무용수 출신 배우 한선천이 더블캐스팅 돼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무엇보다 한선천의 춤의 매력은 격렬한 동작을 이어가면서도 찰나의 연결동작까지도 안무의 느낌과 포인트를 놓치지 않는 섬세함이 강점이다. 헌데 그러한 춤의 강점이 뮤지컬 배우 한선천에게는 다소의 독이 되기도 한다. 음악과 춤이 시작되면 그 화려한 춤으로 하여금 순간적인 기대치를 한껏 끌어올리는데, 십 수 년 무용을 훈련해온 세월에 비하면 뮤지컬 배우로의 경험은 몇 년 되지 않다보니 다소 약한 넘버 소화력이 아무래도 걸림돌이다. 특히 지난 28일 프레스콜에서 한선천은 현진영의 ‘흐린 기억 속에 그대’를 선보였는데, 워낙 퍼포먼스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 곡인만큼 한선천은 호흡에서부터 춤에 보다 주력하고 있는 모습이 역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콘서트 현장을 방불케 한 그의 무대는 단연 뮤지컬 ‘젊음의 행진’의 백미로 꼽을 수 있겠다.

지난 28일 오후, 서울 중구에 위치한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뮤지컬 ‘젊음의 행진’ 프레스콜을 통해 배우 한선천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한선천은 첫 공연 전날까지도 ‘상남’ 역할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고. “처음에 상남 역할에 합격이 됐다고 했을 때 정말 기분이 좋았다. 상남이라는 역할이 ‘젊음의 행진’이라는 작품에서 없어서는 안 될 캐릭터라는 얘기도 많이 들었고, ‘정말 재미있고 네가 즐길 수 있는 캐릭터다.’라는 얘기를 많이 들어서 많이 기대를 하고 왔는데 민준이 형이 10년 동안 ‘젊음의 행진’을 하면서 상남이라는 캐릭터를 완벽하게 구축해놓으신 게 있어서 저는 또 어떻게 다르게 표현을 해야 제가 보여줄 수 있는 상남이가 나올 수 있을까 많이 고민했다. 연습하면서 형님이 오버하지 말고, ‘절제미’ 있게 하라고 많이 말씀해주셨는데, 사실 공연 전날까지도 상남이라는 캐릭터를 어떻게 해야 할지 잡아놓지 못한 상태여서 첫 공연 전날 잠이 안 오더라. 해서 ‘내가 잘할 수 있는 대로 그냥 막 해보자’라는 생각을 가지고 했는데 그게 나름 잘 된 것 같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이어 프레스콜에서 선보인 ‘흐린 기억 속에 그대’에 대해서는 “‘흐린 기억 속에 그대’가 굉장히 어려운 노래고, 뮤지컬에서는 원곡보다 3-4배가 빨라서 랩을 하는 부분이 좀 버거운 면이 없지 않은데, 항상 무대에 서기 전에 원곡을 다 불러보고 발음 체크도 하고 하는데도, 무대에 서면 연습한 대로가 아닌 원래의 습관이 나오게 되는 것 같다. 해서 항상 무대가 끝나면 동료 배우들에게 오늘 내가 어땠는지 물어보는데, 참 걱정이다.”라며 아직 경험이 많지 않음에서 오는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한선천은 지난 2014년 ‘킹키부츠’로 뮤지컬 무대에 데뷔해 2016년까지 두 시즌을 엔젤 역할을 소화했다. 당시 한선천은 가장 아름다운 엔젤로 꼽힐 정도로 극중 맹활약했다. 이후 단 열흘 간 공연된 뮤지컬 ‘컨택트’, 지난해 주연으로 무대에 선 뮤지컬 ‘배쓰맨’을 거쳐 이번 ‘젊음의 행진’의 상남을 연기하게 됐다. ‘컨텍트’를 제외하면 ‘배쓰맨’ 역시 학창시절 동성 동창을 좋아했던 설정이 포함되어 있고, 엔젤이나 상남은 아예 여장을 한다. 그렇게, 주로 크로스 섹슈얼한 이미지를 선보이고 있는데 체격도 왜소한데다 워낙 예쁘장한 얼굴을 가진 터여서 여타 남자 배우들이 ‘깜짝 변신’이라며 여장 캐릭터를 연기하는 경우와는 분위기부터가 다르다. 혹여 이미지 고착에 대한 우려는 없을까.

이에 한선천은 “‘킹키부츠’에서 엔젤 역할을 했었고 또 이렇게 상남이라는 역할을 하면서 여장을 하는 모습으로 각인이 되지 않을까 걱정을 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이렇게 내가 표현할 수 있고 그런 모습들을 무대에서 선보인다는 것 자체가 저에게는 정말 감사한 일이라는 쪽으로 생각이 바뀌더라. 많은 배우 분들이 있고, 하고 싶어도 못 하시는 분들도 있지 않나. 그것을 알기 때문에 제가 더 열심히 하고 즐기면서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며 “정극도 해보고 싶다. 다양한 캐릭터들을 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고, 지금부터 한 발짝, 한 발짝 나아간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지철은 뮤지컬 ‘배쓰맨’에서 한선천과 함께 출연한 바 있다. 선배배우로서 한선천의 뮤지컬 배우로의 가능성을 무엇으로 엿 볼 수 있을까. 이에 김지철은 “참 노력이 많은 친구 같다. 넘버가 정말 어려운 곡인데도 불구하고, ‘배쓰맨’ 때는 음 이탈이 조금 있었는데(웃음) 지금은 음 이탈은 전혀 없다. 곡 자체가 정말 어려운 곡이어서 그걸 소화하는 걸 보면서 대견하기도 하고, 무대에서 노래와 춤을 같이 하려고 하는 의지가 많이 보인다.”며 “어떤 게 주어지면 항상 만들어 온다. 그런 태도 자체가 정말 보기 좋아서 이 친구의 행보를 저도 응원하면서 지켜보고 있다.”고 전하기도.

뮤지컬 배우로서의 한선천은 아직 미완임에는 분명하나 뮤지컬 ‘젊음의 행진’의 ‘상남’ 역할을 통해서는 자타 공인 ‘넘사벽’ 춤 실력을 무기로 종횡무진 자신의 매력을 뽐내고 있다. 무용수로 이미 무대에서의 실전 경험이 많다는 점 또한 뮤지컬 배우로서도 큰 자산일 터. 그의 말대로 차근차근 다양한 작품의 경험을 쌓아간다면 완성형의 그날도 머지않을 듯하다.

한편, 90년대 추억을 소환하는 흥겨운 주크박스 쇼 뮤지컬 ‘젊음의 행진’은 오는 5월 27일까지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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