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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박세영, '돈꽃'이란? "모든 조합이 영광스러운 현장이었죠"

  • 입력 2018.04.04 08:36
  • 기자명 이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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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MBC 주말드라마 ‘돈꽃’을 통해 연기 인생 2막을 활짝 연 배우 박세영이 드라마 종영을 기념해 인터뷰에 나섰다.

드라마 ‘돈꽃’은 돈을 지배하고 있다는 착각에 살지만 실은 돈에 먹혀버린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로, ‘연기의 신’ 이순재를 비롯해 이미숙, 장혁 등 최고의 카리스마를 자랑하는 배우들의 열연이 작품을 이끈 명작으로 통한다. 박세영은 극중 나모현 역할을 맡아 강필주(장혁 분)와 장부천(장승조 분) 사이에서 사랑과 계략, 배신으로 얼룩진 비운의 여인을 연기하면서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주말극이면서도 미니시리즈를 뛰어 넘는 수려한 영상미와 인물 간 심리를 디테일하게 조명한 연출에 힘입어 ‘돈꽃’은 시청자들이 인정한 명작으로 통한다. 박세영 역시 이 작품을 통해 그간의 연기력 논란에 종지부를 찍으면서 새로운 연기 인생 2막의 발판을 마련했다.

박세영은 지난 12일, 서울 강남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인터뷰에 나섰다. ‘돈꽃’의 종영소감을 묻는 첫 질문에서부터 짙은 애정을 드러냈다. “큰 산을 넘은 기분이에요. ‘돈꽃’을 다 끝냈구나 생각하니까 애틋하고 너무 아쉽고, ‘금사월’ 때는 50부작이기도 했고 ‘고생했다’ 그런 느낌이었는데 이번엔 뭔가 내가 새로운 걸 해냈구나 하는 느낌? 좀 다른 것 같아요.”

‘새로운 걸 해냈다’는 의미는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일까. “한 작품 씩 할 때마다 많이 깨지고 하는데 이번 ‘돈꽃’은 저에게는 또 다른 의미였어요. ‘내가 정말 아무 것도 아니구나(웃음), 이제 시작하는 아이 같은 존재였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고 할까요. 감독님, 작가님부터 배우들 스태프들이 모두가 하나로 조화를 이루었다고 느낄 정도로 너무 좋아서, 내가 과연 여기에서 이렇게 있어도 되나? 그런 경험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많은 선생님들 앞에 서니까 연기자라고 감히 명함도 내밀지 못하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고, 그런 분들과 같이 하는 것만으로 떨리고 많이 배우기도 했고, 그 자체로 영광스러운 현장이었어요. 제가 그 분들과 같이 한다기보다 선생님들이 많이 맞춰주신 느낌이 컸고, 배우로서 많이 깨지고 많은 것들을 깨달은 작품이었던 것 같아요.”

이순재, 이미숙, 장혁 등과 같은 배우들과 함께하면서 특히 스스로 작아짐을 느꼈다고. “연기에 대한 부족함을 굉장히 많이 느꼈던 같아요. 이번에 선생님들과 같이 하면서, 뭔가 차원이 다르더라고요. 가끔 선배님들 하시는 연기를 구경하고 있는 내 자신을 발견할 때가 있어요(웃음). 한 번은 이순재 선생님이 대사가 정말 많으셨는데 그걸 한 번에 해내시는 걸 보면서 박수가 저절로 나오더라고요. ‘와, 과연 내가 그 앞에서 연기를 해도 될까?’ 그런 생각이 많이 들었고, 제가 원래 평소에는 눈물이 없는 편인데, 제주도 휴가에서 서로 고생하셨다는 얘기를 하면서 갑자기 울컥 올라와서 말을 못하겠더라고요(웃음). 그래도 나름 해냈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요.”

장혁과는 앞서 ‘뷰티풀 마인드’에 이어 두 번째 호흡을 맞추게 됐고, 더불어 대선배들과 함께하게 됐는데 오히려 대선배들에게서 동등한 연기자로의 태도를 배우게 됐다고.

“이번에 장혁 선배님과 다시 만나게 돼서 기대를 많이 하긴 했어요. 시청률이 나오지 않은 작품이 현장은 더 끈끈한 분위기가 많은데 ‘뷰티풀 마인드’도 그랬어요. 그때 1주년 때 꼭 보자 했는데 정말 1주년 때 대부분의 배우들이 다 오셨더라고요. 그 정도로 다들 그 현장이 아쉽고 그립고, 그런 마음을 서로 가지고 있다가 또 이번 작품에서는 선배님이 어떤 모습을 보여주실까 기대가 많았죠. 워낙 열정이 많고 FM 배우로 유명하신데 이번에도 정말 넘치게 채워주셨고, 같이 연기하면서 선후배가 아닌 파트너라는 느낌을 굉장히 많이 주셨어요. 특히 ‘같이 가는 거다’라는 걸 많이 알려주신 것 같아요. 또래들끼리 연기하는 현장에서는 서로 경쟁이나 견제도 있을 수 있는데 하나의 작품을 위해 같이 어우러져야 한다는 분위기를 잘 만들어주셔서 저도 그런 생각을 많이 하게 됐고요."

"또 좋았던 것이, 선생님들이 ‘나는 선생님이야’, ‘선배야’ 그런 마인드가 아니시고 ‘우리는 같은 배우야’, 그런 마인드를 가지고 계셔서 그게 오히려 처음에는 두렵기도 했는데 딱 연기가 시작되면 완전히 캐릭터에만 몰입할 수 있게 해주시더라고요. 이미숙 선배님과는 초반부터 기 싸움을 하는 장면들이 종종 있었는데 정말 있는 그대로 다 받아주셔서 밀리면 밀리는 대로 당황하면 당황하는 대로 마음 놓고 연기할 수 있어서 정말 감사했고, 신에 대해 물으면 ‘귀찮게 하지마~’ 그러시면서(웃음) 디테일하게 다 잡아주시기도 하고, 그걸 해냈을 때는 선배님도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잘했다고 해주시고, 하나부터 열까지 정말 감사했죠. ‘내가 선배님들 복이 많구나’ 그런 생각이 들기도 했고요. 이순재 선생님까지도 많이 챙겨주셨는데, 한참 후배를 그렇게 챙겨주신다는 게 정말 엄청난 배려가 아닌가 생각도 하고요.”

나모현은 초반 맑은 인물에서부터 자신의 결혼이 계략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 이후 복수를 위한 흑화까지 이어진다. 상황도 감정도 변화가 큰 인물이었던 만큼 쉽지 않은 캐릭터였다. 어떤 해석이 있었으며 스스로의 만족도는 어떠할까.

“일단 작품을 할 때는 처음부터 끝까지 좋았어요. 그런데 만족은 없는 것 같더라고요. ‘만약 이 선배님들 같은 내공을 가진 상태에서 나모현을 연기했으면 어땠을까, 나는 아직 멀었구나’ 그런 생각이 많이 들었고, 모현이로써는 많은 일들을 겪게 되지만 원래 맑고 순수한 여자였기 때문에 잘 이겨낸 게 아닌가, 아니었으면 그들과 닮은 모습이 될 수 있었을 텐데 잘 극복한 것 같고, 모현이는 역할 자체가 뭔가를 꾸미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그런 내면을 어떻게 표현할까, 겉으로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아우라로 어떻게 표현할 것인지를 많이 고민했던 것 같아요. 너무나 큰 배신감을 느끼면서도 당장에 막 화를 내지 않고 어떤 큰 결정 이후에 한 마디로 정리해서 뱉어내는, 냉정한 태도를 보여주고 싶었어요. 모현이의 순수한 영혼이 다치는 계기가 몇 번 있었는데, 남편 부천에게 아들이 있다는 걸 알게 되고 유산 됐을 때, 청렴결백하다고 굳게 믿은 아버지의 실체를 알게 됐을 때, 또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직전과 그 후, 그리고 필주가 모든 것을 계획했다는 것을 알았을 때, 그런 사실을 알게 된 모현이가 어떻게 반응하고 이겨나가는지, 그 부분에 포인트를 두고 연기했던 것 같아요.”

※ 드라마 '돈꽃'으로 만난 배우 박세영의 인터뷰, 2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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