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유쾌하다! 그리고 흥미진진하다! 영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 입력 2014.02.27 00:42
  • 기자명 남궁선정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랄프 파인즈, 틸다 스윈튼, 시얼샤 로넌, 애드리언 브로디, 윌렘 대포, 에드워드 노튼, 빌 머레이, 주드 로, 톰 윌킨슨, 마티유 아말릭, 제프 골드브럼, 하비 케이틀, 오웬 윌슨, 레아 세이두. 이 기라성같은 배우들이 한 영화에 출연하는 일이 가능할까? 웨스 앤더슨 감독의 영화라면 가능하다. 웨스 앤더슨 사단이라고 불러도 좋을 만큼 에드워드 노튼, 빌 머레이 등을 비롯한 모든 배우들이 영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에 출연하기 때문이다.
   때는 1932년. 1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2차 세계대전의 기운이 흉흉하던 어느 날, 세계 최고 부호 ‘마담 D.(틸다 스윈튼)’가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에 다녀간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의문의 살인을 당한다. 그녀는 유언을 통해 가문 대대로 내려오던 명화 ‘사과를 든 소년’을 전설적인 호텔 지배인이자 연인 ‘구스타브(랄프 파인즈)’ 앞으로 남긴다.
  마담 D.의 유산을 노리고 있던 그의 아들 ‘드미트리(애드리언 브로디)’는 구스타브를 졸지에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하게 되고, 구스타브는 충실한 호텔 로비보이 ‘제로(토리 레볼로리)’와 함께 누명을 벗기기 위한 기상천외한 모험을 시작한다. 한편, 드미트리는 그녀의 유품과 함께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까지 차지하기 위해 무자비한 킬러 ‘조플링(윌렘 대포)’을 고용하고, 그림을 둘러싼 사건은 알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간다.
    미학적이면서 유쾌하고 흥미진진함이 끝까지 이어지는 영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은 미적으로 더욱 치밀하고 완벽한, 그리고 전혀 새로운 ‘웨스 앤더슨만의 스타일’의 절정을 보여준다. 빈티지하면서도 세련된 의상과 악세서리와 곳곳을 장식한 예술작품들, 그리고 화면을 꽉 채우는 자로 잰듯한 대칭구조까지 더해져 그야말로 완벽한 스크린 미학의 절정을 이룬다. 전작 <스티브 지소와의 해저생활>의 배, <다즐링 주식회사>의 기차, <판타스틱 Mr. 폭스>의 여우 땅굴, <문라이즈 킹덤>의 스카우트 야영지 등에서 알 수 있듯, 그는 세트를 횡으로 길게 비추는 카메라워크를 자주 사용하곤 하는데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에서도 구스타브가 탈출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끊임없이 이러한 시도들을 확인할 수 있다.   더불어 속사포처럼 쏟아내는 장문의 대사에서도 캐릭터에 완벽하게 동화된 랄프 파인즈는 전설적 호텔 지배인인 구스타브의 언어적 재치와 기발한 행동방식까지 한치도 흐트럼없이 영화의 중심을 담당한다. 그는 웨스 앤더슨 감독이 “오직 그만을 생각하고 이 역할을 만들었다”고 했을 정도로 ‘구스타브’로 완벽하게 분해 영화에 유쾌함과 흥미진진함을 생생하게 불어넣는다.
  84세의 미망인 마담 D.역을 소화하는 틸다 스윈튼은 팔, 가슴, 목, 등에 보형물을 잔뜩 넣고, 끝도 없는 가발에 백내장으로 인한 콘택트 렌즈, 나이에 어울리는 치아, 귓불까지. 5시간 동안 헤어와 메이크업 분장을 통해 원래의 모습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변신을 거듭, 캐릭터를 생생하게 만든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당당히 웨스 앤더슨 사단에 합류한 무서운 신예 충실한 로비보이 제로 역을 맡은 토니 레볼로리는 놀라운 집중력과 타고난 연기력으로 대배우 랄프 파인즈와 환상의 호흡을 자랑하며 여타 연기파 할리우드 배우들과 연기하는 와중에도 기죽지 않고 전 세계 관객들에게 확실하게 눈도장을 찍는다.  
  영화 속 가상의 나라인 환상과 낭만이 살아 숨쉬는 나라 ‘주브로브카 공화국’ 어딘가에 있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에서 발생하는 기상천외하고 미스터리한 사건이 유쾌하고 흥미진진하게 펼쳐지는 영화. 그리고 세계2014 제64회 베를린 국제영화제 개막작이며 심사위원 대상에 빛나는 웨스 앤더슨 감독의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은 3월 7일 국내 관객들을 만난다.

저작권자 © 연예투데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