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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18회 LDP정기공연' 안무가 시리즈2편 - '이념의 무게' 김성현

  • 입력 2018.03.24 22:24
  • 기자명 이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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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지난 23일부터 오는 25일까지 서울 대학로에 위치한 아르코예술극당 대극장에서는 제 18회 LDP무용단(대표 김동규, Laboratory Dance Project/이하 ‘LDP’) 정기공연이 공연 중이다.

이번 시즌에서는 임샛별의 작품 ‘소녀’, 김성현의 작품 ‘이념의 무게’, 이정민의 작품 ‘거울 앞 인간’이 올해의 ‘LDP’를 대표해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특히 이번 18회 정기공연에서는 해외 안무가의 작품 없이 'LDP' 정단원 3인의 작품으로만 구성됐다.

하여 연예투데이뉴스는 ‘LDP’ 세대교체를 이끌며 현대무용계 신진 다크호스로 주목받고 있는 임샛별, 김성현, 이정민의 이야기를 릴레이 인터뷰로 전해보고자 한다. 지난 23일, 프레스 리허설을 마친 후, 이들 안무가 3인이 연예투데이뉴스와 만나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전했다.

김성현은 ‘이념의 무게’를 선보인다. 서강대학교 영상대학에서 영화/다큐를 공부하면서 모티브를 받았다고 한다. 영화 공부의 교과서와 같은 작품들을 공부하며 히틀러가 행한 다양한 폭력의 행태, 그러나 이러한 폭력의 형태가 현대에도 세련된 폭력의 형태로 지속되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고 이렇게 순환되는 무한 폭력의 순환 고리에 주목했다. 움직임과 영상을 적극 활용해 이러한 이야기를 상징과 의미, 이미지로 세련되게 표현할 예정이다.

‘이념의 무게’, 작품의 제목에서부터 상당한 무게감이 느껴진다. 이념이라는 지극히 추상적인 개념을 몸으로 표현하고 이를 설득한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을 터인데 애초 어떤 이유로 이러한 작품을 제작하게 되었을까.

김성현은 “평소에 사회적인 문제나 사건들에 관심이 많았다. 근현대사에 등장하는 사회운동가들에 대한 책이나 자료들을 찾아봤는데, 특히 역사적인 사건 속의 독재자들, 그들은 왜 그랬을까. 왜 한국에는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가, 독재자나 권력을 가진 사람들을 왜 그러한 행동들을 하게 되는 것인가, 같은 동양인이지만 한국, 일본, 중국 사람들을 구분하는 민족성의 바탕은 어디에서부터 온 것인가, 그런 고민을 하게 됐고, 아직 그 확답을 찾지는 못한 것 같지만 분명 그러한 것들이 존재한다는 것까지는 온 것 같아서 작품에 담게 됐다. 처음 시작은 2차 세계대전에서부터 관심을 갖게 됐고 여기까지 오게 됐다.”고 밝혔다.

그 이념적인 것들을 보여주는 결과에 어느 정도 만족하고 있을까. “작품을 너무 어렵게 풀지는 않았다. 제목은 정말 무겁게 느껴지는데 보여주는 것은 그렇게 가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좀 더 가볍게 가야 된다고 생각했고 원하는 만큼은 설명이 되고 있는 것 같다. 아직 경험이 많은 안무가는 아니어서 저도 아직 공부를 하는 중이고, 이번 기회를 통해서 관객과 소통하는 법이나 관객이 가져갔으면 하는 장면을 어떻게 보여줘야 할 것인가, 그런 부분에서 같이 공부를 해나간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국내 젊은 현대무용을 이끌고 있는 ‘LDP’를 대표해 정기공연에 작품을 올리게 됐지만 그러한 의미에는 크게 연연하지 않았다고 한다. 김성현은 “제가 LDP고 LDP 단원들과 함께한 작품이기 때문에 그런 의미에 신경 쓰기보다는 저의 관점은 오로지 좋은 작품이 나와야된다는 것에만 집중했던 것 같다. 또한 멋있는 작품이 되길 원하지 않았다. 흔히 순수예술에서 좋은 작품이라고 하는, 관객들이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는 그런 작품이 나와야 된다는 것에만 신경을 많이 썼다.”고 밝혔다.

작품 중에는 해골이나 돼지머리 등을 사용하기도 한다. 이념이라는 추상적인 개념을 쉽게 설명하기 위해 특징적인 인물이나 오브제를 곳곳에 배치했다고 한다. “작품에서 홀로코스트를 표현한 부분이 있는데, 홀로코스트를 알게 되면서 만나게 된 작품이 아트 슈피겔만의 ‘쥐’라는 만화책이었다. 그 만화에 보면 나치는 돼지로 유태인들은 쥐로 표현되는데, 작품에서도 돼지와 쥐가 등장하고, 그중 해골은 시간의 흐름이라고 할 수 있다. 또 요즘 사람들은 다들 휴대폰으로 무언가를 하는데 어떤 사건 현장에서도 일단 카메라부터 들고 찍는, 그런 휴대폰을 든 쥐가 등장한다. 그리고 작품 속 세트가 사람 얼굴 모양인데 동물이나 사람이나 얼굴에서 주는 힘이 되게 큰 것 같아서 세트를 그렇게 만들었고, 사람 머릿속에 뇌가 있는 것처럼, 그 안으로 사람들이 들락거리면서 그 안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난다. 그 뒤로는 칠판이 있어서 칠판의 설명을 통해 사람의 생각이 보인다는 의미를 두었다. 그리고 대중을 설득할 수 있는 신문기자가 등장하고 신문 뭉치가 간간히 등장하는데 그건 눈여겨보셔야 보일 수 있는 정도다. 그러한 오브제들로 많이 구성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작품으로 관객들이 가져갔으면 하는 한 가지는 무엇일까. 김성현은 “관객들이 이 작품으로 가져갔으면 하는 주제가 있다면, ‘사람은 시간의 흐름으로 인해 이성적 진화를 반드시 필요로 한다.’는 한 줄의 주제를 꼭 가져가셨으면 좋겠다. 그게 잘 보여진다면 그래도 반은 성공했다는 생각이 들 것이고, 그게 아니라면 앞으로 더 많이 쌓아야 되지 않을까. 대극장 공연이 처음은 아니지만 서울에서는 처음 해보는 거라 거의 데뷔한다는 생각으로 작업을 시작한 건데, 여러모로 저에게는 뜻 깊은 작업이 된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제 18회 LDP 정기공연은 오는 25일까지 서울 대학로에 위치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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