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175억의 대작, EMK뮤지컬컴퍼니의 신작 뮤지컬 '웃는 남자'가 그 위용을 선 공개했다.
12일 오후 서울 충무로에 위치한 스페이스 아트1에서 창작뮤지컬 ‘웃는 남자’의 라운드토크 행사가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엄홍현 총괄프로듀서, 로버트 요한슨(대본/연출), 김문정 음악감독, 오필영 무대 디자이너, 그레고리 포플릭 의상 디자이너, 김유선 분장 디자이너가 참석해 작품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뮤지컬 ‘웃는 남자’는 빅토르 위고의 소설 ‘웃는 남자’를 원작으로 한 국내 순수 창작뮤지컬이다. EMK가 ‘마타하리’ 이후 2년 만에 내놓은 두 번째 창작뮤지컬로, 제작기간만 5년, 제작비가 175억이 투입됐다. 예술의전당 개관 30주년을 맞아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선보인다.
‘웃는 남자’는 17세기 영국을 배경으로 귀족 사회의 추악한 민낯을 생생하게 묘사하고 사회의 어두운 그늘에서 불행한 삶을 이어가는 하층민의 삶을 그윈플렌이라는 비극적 인물을 통해 통렬하게 고발한다. 특히 제작진은 2012년 제작된 프랑스 영화 ‘웃는 남자’에서 큰 영감을 얻고 EMK와 함께 제작 초기에서부터 세계를 공략할 작품으로의 제작에 착수하게 됐다고 밝혔다.
전편의 엄홍현 총괄프로듀서, 로버트 요한슨(대본/연출)로 작품 제작의 전반에 걸친 이야기를 들었다면 이번 편에서는 뮤지컬 '웃는 남자'의 무대를 미리 엿볼 수 있는 이야기들로 전해보자.
먼저, 음악을 맡은 프랭크 와일드혼은 행사에 참석하지 못하고 영상 인터뷰로 대신했다. 그에 따르면 “‘웃는 남자’의 속 캐릭터들은 정말 특별하다. 각 캐릭터들만의 자극을 줄 수 있도록 음악을 만들었고, 그윈플랜은 원치 안는 운명을 극복해가며 사랑을 하고 끊임없이 다른 사건을 접하게 되는데 전체적으로는 부유한 자들과 가난한 자들의 삶을 뮤지컬 음악으로 보여주고자 했고, 특히 그윈플렌의 ‘CAN IT BE?'는 굉장히 압도적이다. 또 'CHANGE THE WORLD'는 ’지킬 앤 하이드‘의 ’지금 이 순간‘이나 ’라스트 키스‘의 '날 시험할 순간' 같은 명곡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작사가 잭머피 역시 영상 인터뷰가 공개됐다. 그는 “주제가 굉장히 아름답고 로맨틱하면서도 사회적 계급을 다루고 있어 사랑과 증오, 무관심, 삶, 죽음 그리고 영원이라는 개념들을 인간의 감정 상태에 대입했다.”며 “가장 특별한 곡은 영혼이 그대로 녹아 있는 'CAN IT BE?'다. 빅토르 위고의 문장이나 표현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지 않고 작품의 주제와 느낌을 표현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김문정 음악감독은 이날 행사에서 취재진에게 선 공개된 두 곡을 예로 들어 '웃는 남자'의 음악의 색을 전했다. “오늘 공개된 곡이 메인 테마 ‘THE MAN WO LAUGHS(웃는 남자)와 'CAN IT BE?'였다. 두 곡에 바이올린 선율이 포함되어 있는데 실제 바이올리니스트가 무대에 출연해 그들의 처절한 삶, 사랑, 분노 등 그들의 변주를 대변하고 스토리에 깊이 관련하게 될 것이어서 기존의 오케스트라와 차별될 것이다. 굉장히 감미로우면서 집시시대 풍의 음악이 바이올린으로 표현되거나 만돌린 같은 악기가 추가 되어 표현하게 될 것이고, 궁중을 표현할 때는 탄탄하고 장엄한 음악을 들려드릴 예정이다. 또한 메인 테마 ’웃는 남자‘는 다양하게 변주가 된다. 하나의 선율로 여러 희로애락을 표현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더불어 “프랭크 와일드혼의 음악의 장점은 대중성이다. 오디션 장을 가면 가장 많이 부르는 넘버가 되는, 똑 떨어지는 곡을 참 잘 만드는 작곡가다. 가창력도 자랑할 수 있고, 자신을 뽐낼 수 있는, 배우들이 가장 선호하는 넘버를 가질 수 있는 작곡가다. 해서 저희가 가장 자랑할 수 있는 무기이기도 하지만 이번에 프랭크 와일드혼의 음악은 대본에 맞춰서 본인의 장점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드라마 속의 이야기를 좀 더 펼쳐가는 작업을 하고 있다. 그 자신에게도 다르게 시도되는 독창성일 것 같고, 앙상블이나 오케스트라 또 바이올린 등으로 그것을 표현하면서 드라마에 좀 더 근접할 수 있도록 작업을 해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오필영 무대 감독은 ‘웃는 남자’의 세트에 대해 “부유한 세계와 가난한 세계, 극과 극인 그 둘을 어떻게 함께 보여줄 것인가 고민했다. 부유한 이들이 자신들의 기쁨이나 재미를 위해서 아이들의 입을 찢는 등 상처를 만드는데 그렇다면 결국 그들의 세계는 상처의 세계가 아닐까. 해서 그들은 그러한 상처를 가리기 위해 두꺼운 옷을 입거나 많이 가리는 모습이 될 것으로 생각하면서 무대를 만들게 됐다. 무대를 가로지르는 빨간 줄은 상처를 대표하는 상징이 된다.”며 “가난한 자들, 상처를 입은 사람들도 그들만의 세계, 카니발과 같은 데에서는 그들만의 따뜻함이 있지 않을까 싶었고, 부유한 자들의 세계는 가시와도 같은 상처 뒤로 겹겹이 그들만의 가림막이 있는 정원, 또 마지막 장면에서는 겉으로의 상처는 가려져 있지만 결국 위쪽으로는 상처가 드러나면서 마지막에는 그 둘이 공존하게 되는데 이 때 처음으로 부자들의 세계와 가난한 자들의 세계가 공존하게 되는 모습을 표현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레고리 포플릭 의상 디자이너는 “시각적인 디자인은 다양한 시대와 여러 나라의 양식들을 다 모으고자 했고, 낭만시대부터 다양한 아이디어를 모으기 시작했다. 해서 딱히 특정 시대나 양식이 정교하게 보이진 않을 것이다. 그러나 굉장히 드라마틱한 결과를 보게 될 것이다. 두 개의 분리된 세상, 그러면서 연결된 세상을 표현하는 것이 나의 역할이었던 것 같다. 현재 185개의 의상을 가지고 있다.”며 “귀족들은 하인들까지도 자신의 부를 보여주기 위해 잔뜩 꾸민 모습을 하고 있다. 그러나 애완동물인 냥, 장난감인 냥, 달고 다니는 액세서리인 냥, 그러면서 귀족인 자신을 돋보이도록 입어줘야 하는, 그러한 극단적인 모습을 연출했다. 가장 극단적인 인물은 앤 여왕이다. 하얀 옷 바탕에 은색, 금색을 주렁주렁 달고 있는 여인이 지나가면 금이나 동전이 돌아다니는 느낌이 들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김유선 디자이너는 콤프라치코스에 의해 찢어진 입을 갖게 된 그윈플렌의 얼굴을 표현하는데 가장 큰 공을 들였다고 한다. 영화 '배트맨'의 조커가 이를 차용한 대표 캐릭터다. 마치 괴물과 같이 흉측하지만 규정하기 힘든 묘한 매력을 풍기는 모습을 표현하게 될 것이라고. 더불어 그를 표현하게 될 방법에 대해서도 많은 연구를 거듭하고 있다고 한다.
김유선 분장 디자이너는 “저는 가발과 메이크업과 특수분장을 맡았다. 제작 소식을 듣고 이후에는 사람들의 입만 보면서 다녔다. 멋있게 잔인하게 (입을) 찢어야 되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 사실 형태보다는 배우가 노래를 해야 되기 때문에 접착력이 중요해서 편하게 연기하면서도 특유의 표정을 살릴 수 있는 방법들을 많이 찾았다.”고 말했다.
현재 하남아트센터에는 ‘웃는 남자’의 세트부터 조명까지 완성된 형태 그대로가 만들어져있다고 한다.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다른 장소를 대관하면서까지 마지막 수정을 하고 있다는 것. 이에 엄홍현 총괄프로듀서는 “이를 통해서 이 첫 장면과 마지막 장면이 해결되면 세계 어디에 내놔도 빠지지 않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편, 국내를 넘어 세계시장 공략에 나설 뮤지컬 ‘웃는 남자’는 오는 7월 10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역사적인 초연의 막을 올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