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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원진아, '그냥 사랑하는 사이'의 성공.."부담보다 책임 생겨"

  • 입력 2018.02.28 09:08
  • 기자명 이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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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최근 종영한 JTBC ‘그냥 사랑하는 사이’에서 하문수 역할을 맡아 큰 호평을 받은 배우 원진아를 만났다.

드라마 ‘그냥 사랑하는 사이’는 세찬 바람에도 꿋꿋이 버티고 견디며 일상을 살아가는 별 볼일 없어 보이기에 더 위대한 사람들, 그들이 그려나가는 따뜻한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극중 주요 인물들은 과거 한 쇼핑몰 붕괴사고와 직, 간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는데 비극적인 사건을 겪은 탓에 상처와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지만 그럼에도 ‘그냥’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를 잔잔하면서도 디테일하게 그려내 수작으로 호평을 받았다.

특히 원진아는 ‘그냥 사랑하는 사이’가 첫 드라마인데, 120:1의 경쟁률을 뚫고 주인공 하문수 역할에 캐스팅 됐다는 소식은 큰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자아냈지만 베일을 벗은 ‘그냥 사랑하는 사이’ 속 하문수의 정적인 느낌은 원진아와 실로 찰떡궁합이었다. 첫 방송이 나가자마자 ‘배우 수애의 신인시절을 보는 것 같다’는 식의 의견들이 속속 등장했고, 보다 윗세대나 드라마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마지막 승부’의 다슬이(심은하 분)를 다시 보는 느낌이라며 ‘미래의 대박’을 점치는 이야기도 있었다.

그렇게 첫 드라마로 큰 주목을 받은 배우 원진아의 이야기, 지난 9일 서울 상암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만난 그녀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 보자. 이날 원진아는 연예투데이뉴스와 영상인터뷰도 함께했다.

‘그냥 사랑하는 사이’는 최고 시청률이 첫 회의 2.409%였다. 그럼에도 이 작품은 웰메이드 수작이라는 호평을 얻었는데, 붕괴사고 이후 십 수 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실생활 곳곳에서 발동되는 그들의 상처와 트라우마가 현실적으로 그려져 보는 이들을 먹먹하게 했고 그래서 한편으로 불편했다. 역시 JTBC에서 방송된 2015년 드라마 ‘송곳’이 한 대형 마트에서 일어난 비정규직의 애환을 사실적으로 그려내 명작이라는 찬사를 받았음에도 도리어 시청자들에게 외면을 받은 바 있는데, ‘그냥 사랑하는 사이’ 역시 말하자면 비운의 명작으로 통한다. 특히 동네 할머니(나문희 분)의 켜켜이 쌓인 세월로 툭툭 뱉는 대사들은 진한 감동을 자아냈고 당시 사고를 함께 겪은 이강두(이준호 분)와 하문수의 만남과 사랑을 통해 사람은 그럼에도, 그냥 살아간다는 큰 줄기를 천천히, 잔잔하게 풀어냈다.

원진아는 그런 하문수를 연기하면서 남달리 신경 쓴 부분이 ‘상처’였다고. “연기하는 입장에서는 다른 사람의 상처를 연기한다는 게, 또 다른 누구의 상처를 참고한다는 게 오히려 더 상처가 되는 것 같아서 그냥 대본에 충실했던 것 같아요. 만약 나라면 어떨까,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그런 생각을 많이 했고요. 얼마든지 더 자극적으로 쓸 수 있었을 것이고 더 긁어낼 수 있을 것인데 그렇게 하지 않았다는 점이 시청자분들에게 좀 더 인상적으로 다가갔던 게 아닌가 싶어요. 사고를 당하고 시간이 많이 흐른 뒤에, 그래도 그냥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줬는데 큰 사고를 겪은 유가족들의 상처나 상황, 그런 것들이 깊이 있게 그려져서 그게 또 현실적이었다는 말씀도 많았던 것 같고. 큰 상처든 작은 상처든 그로인해 여전히 고통 받는 사람이 있고, 그런 사람들을 여러 모습으로 보여줬다는 게 현실적이었지 않나 생각합니다.”

120;1의 주인공이라는 타이틀로 시작된 드라마를 성공적으로 마친 만큼 보다 큰 기대와 주목이 쏠릴 터인데, 그에 대해서는 부담보다 책임을 느낀다고. “사실 저 스스로는 아쉬움이 많이 남아서 그런 말씀을 듣는 게 어색하긴 한데 그렇다고 아예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어서, 부담이라기 보는 책임감이 좀 생긴 것 같아요. 영화도 곧 개봉되는 작품이 있다 보니까 그런 생각이 더 크고요. 일단 이번 ‘그냥 사랑하는 사이’를 통해서는 내가 내 실수를 봤고 그 실수를 하지 말아야지 하는 것을 얻었다는 건 좋은 것 같아요. 더 잘해야지 하는 원동력이 생긴 것 같고요.”

신선한 마스크라는 평이 많은데 스스로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제가 빼어나게 미인 형이거나 빼어나게 매력이 있는 게 아니고, 흔히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이미지다보니까 그래서 더 문수로만 봐주신 것 같아요. 연기를 하고 방송을 볼 때 ‘저 배우 예쁘다’ 이런 얘기를 들을 거라는 생각은 절대 안했거든요(웃음). 오히려 평범한 외모여서 더 좋지 않았나 싶고요.”

하문수를 연기하면서 가장 중점을 두었던 대사나 장면이 있을까. “특별히 어떤 장면을 더 신경 쓴다, 덜 쓴다는 생각은 없었던 것 같고, 감정신에서는 평소보다 좀 더 집중을 필요로 했던 거 같고 그런 장면에서는 평소 현장에서 감독님이나 이준호 씨가 얘기를 많이 해줬고요.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하나를 꼽으라면 ‘진심이 아니면 들통나겠구나’, 그 생각은 매순간 가지고 연기를 했던 것 같아요. 배우라면 당연히 그렇게 해야 된다고 생각하고요, 연기하는 사람이 그게 와 닿지 않으면 진심이 표현되지 않는 것 같더라고요. 해서 작가님이나 가독님께서 입에 붙는 대로, 감정이 오는 대로 편하게 연기하라고 많이 바꿔주시기도 했고요.”

특히 이준호를 비롯해 현장 스태프들의 도움이 있어 ‘그냥 사랑하는 사이’를 잘 마칠 수 있었다며 공을 돌리기도 했다. “강두와 초반 만남은 풋풋함이나 긴장감이 있었기 때문에 준호 선배와도 오히려 초반의 긴장감이나 거리감이 좋았던 것 같아요. 빨리 긴장 풀고 해야지 하는 것보다 설레면 설레는 대로 떨리면 떨리는 대로 실제로도 그렇게 대본의 흐름과 같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더라고요. 그리고 키스신을 찍을 때 저희가 떨리고 긴장하는 것만큼 현장에 계시는 모든 분들이 다 긴장하고 계시고, 소품 감독님도 뭘 하나 구해오신다고 며칠을 어딜 다녀오시기도 하고 촬영 장소도 여기저기 몇 군데를 보시고 알맞은 장소를 골라주셨고요. 그런 걸 보면서 드라마가 단순히 연기자들의 호흡만이 아니라 여러 사람들의 호흡으로 만들어진다는 걸 알게 됐어요. 신인으로서는 정말 행운이었던 것 같고 도움을 많이 받았고요.”

이번에 문수를 연기했으니 다음에는 로맨틱코미디라든가, 20대의 밝은 이미지를 보여주고 싶지 않느냐고 묻자 오히려 더욱 진한 것을 해보고 싶다고 한다. “새로운 것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물론 있죠. 액션이나 코미디 같은 장르를 해보고 싶은 생각도 있고요. 제가 보기보다 몸을 잘 쓰거든요(웃음). 그런데 당장은 이런 작품을 한 번 더 해보고 싶은 생각도 있어요. 과연 내가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더 깊은 감정까지 갈 수 있을까? 정말 그 감정의 완벽한 끝을 알고 싶기도 하고요. 평소에는 좀 밝고 활동적인데 그래서 오히려 반대적인 것에 끌리는 건가 싶기도 해요. 아마 다른 배우 분들도 그래서 연기를 하는 게 아닌가 싶고요.”

그래서일까, 가장 가슴을 울렸던 작품이 2004년 제작, 영화 ‘당신이 사랑하는 동안에’였다고 한다. “영화 ‘당신이 사랑하는 동안에’에서 로즈 번이 맡은 캐릭터가 얼핏 스토킹 같고 정신 이상 같이 보일 수 있는데, ‘이게 진짜 나예요. 알겠어요?’라고 하는데 그게 너무 가슴이 아프더라고요. 물론 현실에서는 그러면 안 되겠지만 배우로서는 그 정도로 사랑의 깊이를 표현할 수 있다면 한 번 해보고 싶다, 그런 생각이 들기도 했고요.”

※ 드라마 '그냥 사랑하는 사이'로 만난 배우 원진아의 인텨뷰, 2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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