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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장혁, 40대 배우? "경험과 젊음 가진 매력적인 나이"

  • 입력 2018.02.20 08:44
  • 기자명 이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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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드라마 '돈꽃'의 종영으로 만난 배우 장혁의 인터뷰, 전편에 이어.

‘돈꽃’으로 얻은 가장 큰 수확으로 장혁은 이순재, 이미숙 등과 같은 선배들과의 작업이라고 꼽았다. “이 작품을 하면서 제일 혜택은 이순재 선배님부터 정말 오랜 경험을 가진 선배들과 같이 했다는 거였죠. 그 시기를 가지고 있는 선배들의 옛이야기를 좋아하는데 특히 이순재 선배님은 제가 책으로 본 이야기를 기억으로 가지고 계시니까. tbc방송부터 칼라 방송까지 모든 것을 알고 계시니까. 그런 분 앞에서 뭔가 자세 자체가 달라지더라고요. 평소 선배님들 말씀이 ‘자세가 7, 연기가 3이다. 연기를 아무리 잘해도 연기하는 자세를 7을 가지고 와야 한다.’는 거였어요. 캐릭터가 의사든 검사든 그 분야에 대해 실제 그 인물만큼 공부를 할 수는 없지만 비슷하게는 해야 하고, 설득하고 공감하고 어떻게 나만의 색깔로 풀어낼 것인가. 그러한 자세, 이 7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실상 ‘돈꽃’에서의 장혁의 연기 톤이 전과 비교해 무엇이 크게 달라진 것은 아니다. 그런데 이번 ‘돈꽃’에서는 어느 때보다 연기력에 대한 호평 속에 작품을 마무리했다. 그 차이를 스스로는 무엇으로 정의할까.

“예전 선배들이 가장 많이 얘기해주었던 게 ‘무엇을 속아낼 것인가.’ 욕심으로 되는 것도 아니고, 버릴 것들을 빨리 버려야 더 잘 보인다는 것이었어요. 이번에 특히 저는 무언가를 많이 하지 않았지만 그런 평을 들었던 데에는 그만큼 주변의 많은 역할들의 도움이 있었겠죠. 사실 연기는 매번 달랐다고 생각하고 매번 같았다고 생각해요. 나의 웃음, 나의 말투는 같지만 연기하는 캐릭터가 다 다르기 때문에 그를 연기하기 위해서 어떤 부분을 했는데 그것이 조명이 되고 (연기가) 비슷하다는 평이 온다면 그건 어쩔 수 없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러나 받아들이는 거죠.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또 앞으로 30년을 가야한다는 생각을 하고요. 당장에 무엇 하나가 잘 되고 평이 좋았다고 해서 그것이 다가 아니고, 생각만큼 안 좋았다고 해서 그게 또 끝이 아니고. 결과에는 항상 어떤 변수가 등장할지 모르는 것이기 때문에 연기자는 연기자로서 매 작품과 캐릭터에 최선을 다하는 게 맞다 생각합니다.”

20년 동안 꾸준하게 많은 작품에 참여하고 있는데, 그 원동력은 무엇일까. “아무래도 현장에, 좋은 작품이 있다면 나가야 하는 게 맞지 않을까, 또 배우라는 것이 작품이 있고 불러줘야 할 수 있는 거고. 스포츠에서 전적이 화려한 선수가 보다 잘할 수 있는 건 그만큼 많은 경험이 있기 때문일 텐데 배우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많은 작품에서 다른 감독, 다른 작가, 다른 배우들을 만나면서 문제점을 만나기도 하고 해결해가면서 자신만의 무언가가 쌓이는 건데, 쉽지 않은 일이긴 하지만 그 안에 뜨거움이 있는 거죠. 어떤 작품에서 어떻게 해석했느냐에 따라 잘 풀렸을 때는 설득력을 만나게 되고 그게 아니면 장벽을 만나게 되고, 그 장벽이 풀렸을 때는 기분 좋은 느낌도 있을 것이고요. 그런 연속인 것 같아요.”

연기적인 자세뿐만 아니라 그를 유지하기 위해 지금도 매일 운동을 한다는 그다. “연기에 대한 열정은 분명히 있고 앞으로도 있었으면 좋겠고, 사실 이게 있어야 현장에서 견딜 수 있는 건데 그러려면 체력도 있어야 할 것이고. 그래서 거의 매일 아침운동을 하는데 이게 사실 지키기가 굉장히 힘들거든요. 어떨 때는 피곤해서 현장에서 메이크업을 받다가 졸 때도 있었고, 그래도 그건 저와의 약속이고 그게 시작이 돼서 하루의 활력이 되는 것이어서 계속 지키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배우로 20년, 잘 보내고 있다고 생각할까. “20년을 잘 보냈는지는 모르겠지만 열심히는 보냈던 것 같아요. 지금 앉아 있는 이 테이블 위에는 무수한 사포질이 있었을 거예요.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으며, 많은 실패도 있을 거예요. 하지만 그것조차도 아무 것도 안 하는 것보다는 낫다. 계속 해야 한다는 거죠. 어쩌다 걸린 성공도 있을 것이고 죽어라 했는데도 제 자리를 찾지 못하고 허공에 대고 하는 경우도 있을 거고. 그래도 무수하게 하다보면 어느 순간 깨달을 것이고 가장 적당한 기술과 위치를 찾아가겠죠. 저도 지금도 왔다 갔다 하고 있는 중일 것인데, 그럼에도 어쨌든 쉬지 않고는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20년 동안 톱배우의 위치를 감당한다는 것이 때로는 스트레스로 오지 않을까. 특히 장혁은 그런 잡음이 들리지 않는 배우 중 한 명이기도 하다. 비결이라도 있을까. “스트레스를 받는 것 같기는 한데 남들이 보기에 좀 티가 안 나죠. 저 스스로도 뭐든 긍정적으로 오는 것 같아요. 정말 스트레스라고 온다면 아주 극단적으로 왔을 것인데 그렇다 하더라도 그냥 끝까지 참는 거 같긴 하고, 그건 어쨌든 에너지인 것 같아요. 이런 인터뷰도 일주일 내내 하라고 해도 할 수 있을 것 같거든요. 재밌게 말을 잘 하고 있는지 까지는 몰라도 하여튼 뭐든 열심히는 하려고 합니다.”

장혁은 데뷔에서부터 ‘리틀 정우성’으로 불리며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특히 완벽한 액션까지 가능한 배우라는 점에서 장르를 불문하고 실로 전천후로 활약하고 있다. ‘우연’에서 시작된 연기에 어느새 매력을 느끼게 되면서 더불어 두려움을 가지게 되더라고. “원래 연기를 꿈꿨던 사람은 아니고 연기를 시작한 뒤에 점차 매력을 느끼면서 이 길을 가고 있는데, 우연찮게 연극영화과를 가야되면서 본격적으로 배우를 하게 됐지만 매번 좋을 수 없고, 다음 작품이 오지 않으면 다시 오디션을 봐야 되고. 그러다보니까 다음이라는 말이 굉장히 무서워지더라고요. 그들이 바라는 이상을 잘해야 다음이 있는 거고, 해서 거기서 하나를 얻어 왔을 때 굉장히 벅찬 마음도 있고요.”

장혁은 SNS로 국내 팬들은 물론 해외 팬들과도 소통하고 있기도 하다. 주로 간단한 짧은 영어 문장으로 게시 글을 등록하는데, 특히 그가 올리는 동영상은 전부 복싱과 관련된 영상들이어서 해외 팔로워들은 장혁을 ‘한국의 잘생긴 복서’라고 알더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SNS는 기록이 되니까 좋더라고요. 전에는 그냥 생각으로 가지고 있거나 영화들은 스틸로 찍으면 그게 기록이었는데 지금은 그때그때 현장에서의 모습들도 SNS를 통해 기록이 되니까. 희한한 게 짧은 영어로 하는데도 영어권 팔로워가 많이 늘더라고요. 동영상들은 주로 복싱 동영상을 올렸더니 해외 팔로워들은 저를 한국의 잘생긴 복서라고 아시더라고요(폭소). 해서 코리안 액터라고 했죠.”

어느새 40대 배우가 됐다. 스스로에게 어떤 의미가 될까. “일단 지금의 나이가 개인적으로 굉장히 좋아요. 지금의 나이라는 건 사실 눈으로 무언가를 표현할 수 있는 나이이기도 하고 어떤 생각을 가지고 색깔을 낼 수 있는지, 아주 매력적인 나이거든요. 40이 넘는다는 것은 그만큼의 인생을 살았다는 것이고 그 안에 여러 경험들이 있을 것이고 그 안에 젊음도 있고. 소위 버터 맛이 나는, 감칠맛도 있으면서 육중한 느낌도 시작되는 나이고요. 그렇다보면 거기에 걸 맞는 캐릭터가 있을 것이고 그런 많은 것들이 펼쳐지기에 너무나 좋은 나이이기 때문에, 앞으로의 20년, 30년을 본다면 이제 또 다른 시작인데 그런 여러 가지 면들을 잘 깔고 다지고 가져가야 할 것이고 그러한 첫 단계이지 않을까 생각하고요. 사실 어려서는 40이 빨리 되고 싶었어요. 그런 매력을 가지고 싶었다는 건데, 지금까지가 그러한 많은 부분을 채우려고 했다면 이제 그것들을 바탕으로 또 다른 부분을 만들어갈 수 있는 부분이, 지금이 더 많지 않을까. 20대보다는 아무래도 좀 더 많은 부분에서의 시각을 갖고 있는 나이가 됐지 않나 생각합니다.”

끝으로 장혁은 더 많은 나이가 들었을 때, 대중에게 듣고 싶은 한 단어로 ‘열정’을 꼽으며 이번 인터뷰를 마쳤다. “열정이죠. 그건 지금까지 한 번도 바뀌어본 적이 없는 말이에요. 지금 조금 알아가는 시절과 앞으로의 시절이 지나더라도 그게 벌어지면 아마 자세가 틀어질 것 같아요. 그 열정에 대한 자세는 계속 가져가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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