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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초점] SBS, '리턴' 고현정 지우기 역풍..'사면초가'

  • 입력 2018.02.09 12:13
  • 기자명 이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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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SBS가 현재 인기리에 방송되고 있는 수목드라마 '리턴'의 주인공 고현정의 하차를 발표한 뒤 후임 배우를 물색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공식입장을 내놓았지만 오히려 고현정의 현장 복귀를 요청하는 바람이 거세게 몰아치고 있다. 과연 SBS는 이 난국을 어떻게 뚫고 가려는가. 

7일부터 알려진 SBS ‘리턴’ 제작진과 고현정의 갈등은 흡사 한 편의 드라마 속 진흙탕 싸움을 보는 듯하다.

SBS 측은 "리턴` 제작 중 고현정 씨와 제작진 사이의 갈등이 너무 크고 배우의 불성실함으로 인해 더 이상 작업을 진행할 수 없어 주연배우 교체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고, 고현정 측의 아이오케이컴퍼니는 “그동안 고현정씨는 배우로서 책임감과 작품에 대한 큰 애정을 가지고 촬영에 임해왔지만 제작 과정에서 연출진과 거듭 되는 의견차이가 있었고 이를 최대한 조율해보려는 노력에도 간극을 좁힐 수 없었고 고심 끝에 더 이상 촬영을 이어 나가는 게 어렵다고 판단했다. 드라마의 특성상 어떤 한 사람이 문제라면 작품을 위해서라도 그 한 사람이 빠지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여 SBS 하차 통보를 받아들인다."며 하차를 공식 전했다.

그런데 문제는, SBS측이 전한 입장에서 고현정을 정조준하며 제작진과 갈등이 너무 크다, 배우가 불성실해 더 이상 작업이 어렵다고 표현했다는 점에서부터 네티즌들 사이 SBS 측에 싸늘한 시선이 조성됐다. 뭔가 너무 일방적이라는 것이다. 더욱이 그 이후에는 고현정이 주동민 연출에게 폭행을 가했다, 멱살을 잡거나 발길질을 했다, 크게 다툰 후 촬영장을 떠나 이후 촬영이 중단되었다, 촬영 예정시각보다 4시간이 늦은 적도 있다, SBS 출연정지를 논하고 있다는 등의 이야기가 ‘관계자’들의 입을 통해 흘러나왔다.

그렇게 고현정에게 최대 위기가 오는 듯했다. 그러나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오히려 SBS에 비난 여론이 조성됐다. 고현정 측에서 ‘SBS 측의 하차 통보’를 받아들이겠다는 것으로 ‘리턴’의 하차가 자신의 뜻이 아님을 분명히 밝혔고 고현정이 아무리 스타급 배우라 해도 방송사와의 관계에서는 결코 ‘갑’일 수 없다는 점에서 SBS측의 입장이 곱게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여론이 급변하자 SBS측은 즉각 방향을 틀었다. 고현정의 출연정지를 논한 바 없다는 것. 그러나 고현정 측에서 폭행과 관련해 단순히 밀친 정도의 몸싸움이 있었다고 밝히자 SBS의 한 관계자는 “밀친 건 인정하면서 폭행은 아니라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는 식의 입장을 다시 내놓았다. 이쯤 되자 이제 네티즌들은 'SBS의 고현정 죽이기냐', '애초 SBS측의 갑질 아니냐'는 등의 의혹과 비난을 쏟아냈다. 혹여 갈등이 있었다고 해도 일개 배우에 대해 이렇게나 원수 대하듯 하는 것이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 ‘을’의 민심을 동요케 한 것이다.

사실 ‘리턴’은 고현정의 복귀작이라는 타이틀로 초반 흥행몰이에 주력했다. 고현정의 첫 방송 분량은 시작과 마지막 부분을 다 합쳐도 10분도 채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이튿날 SBS 측은 ‘고현정의 등장으로 화제성 1위에 올랐다’, ‘고현정의 카리스마가 통했다’는 식의 보도자료를 일제히 배포했다. 실상 첫 방송은 박기웅와 한은정을 둘러싼 악벤저스 4인방의 이야기에 주력했는데도 말이다.

이후에도 마찬가지였다. 4주간 방송된 ‘리턴’에서 고현정이 분한 최자혜는 분량도 역할도 크지 않다. TV법정쇼 ‘리턴’의 진행자이기도 한 잘나가는 변호사인 그녀는 한은정 사망 사건의 박기웅 측 변호사를 맡으면서 TV쇼가 사라졌다. 사실 드라마 ‘리턴’은 현재의 악벤져스의 사건이 최종적으로 법정쇼 리턴에 들어간다는 설정으로 마무리 될 확률이 높은데, 어쨌든 그로인해 최자혜는 흡사 검사라도 된 듯 구석구석 사건 조사에 나선다. 그렇다보니 실제 사건의 담당형사인 이진욱의 캐릭터와도 크게 다를 바가 없다. 다행인 것은 점차 사건이 법정다툼에 들어가면서 최자혜의 뛰어난 변호사의 능력이 발휘되고 있었다는 점이다. 고현정으로서도 이제야 좀 자신의 캐릭터를 뽐내보려는 이때에 하필 기막힌 타이밍으로 하차가 결정됐다. 지난 4주간을 숨죽여온 최자혜로서 이보다 낭패일 수 있을까.

고현정은 작품을 결정하긴 전 8회의 대본을 미리 알고 참여했다고 한다. 극 초반 적은 분량은 스스로 알고 있었다는 이야기다. 또한 형사 역할의 독고영에 이진욱을 추천한 것이 고현정이라고 한다. 이진욱은 지난해 성폭행 사건에 연루돼 재판을 거처 최종 무혐의 판정을 받았고 상대 여성은 무고죄로 2심서 유죄 판결을 받은 바 있다. 결과는 받아들었지만 복귀에는 절치부심했을 터이다. 그런 때에 고현정이라는 든든한 스타와 함께 ‘리턴’으로 복귀 신고식을 치렀다. 이러한 천군만마가 또 있을까. 그러나 그러한 과정에서 제작진은 이진욱의 캐스팅을 반대했고 고현정이 끝까지 관철시켰다는 점에서 미루어 고현정이 평소 ‘할 말은 한다’는 것은 즉각적으로 알 수 있다. 어쨌든 고현정의 고집은 성공했다. 이진욱은 독고영으로 다시금 이전의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는 중이다.

그렇다면 고현정의 ‘할 말은 한다’는 결국 작품을 위해서라는 뜻으로 풀이될 수 있을 것이다. 고현정에게는 2016년 tvN 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가 있긴 했지만 김영옥, 김혜자, 나문희, 고두심, 박원숙, 윤여정, 주현, 신구 등 워낙 내로라하는 대 선배들이 큰 줄기를 차지한 작품이었다. 실상 2013년 ‘여왕의 교실’ 이후 5년 만에 주연으로서의 복귀작이 ‘리턴’이었던 셈인데 그마저도 ‘여왕의 교실’이 최고 시청률 9.5%에 머물렀던 만큼 고현정이 이번 ‘리턴’에 임하는 각오는 남달랐을 것이다. 작품을 위한 조율이라면 받아들였어야 했고 최자혜의 캐릭터를 지키기 위한 ‘할 말’이었다면 오히려 적극 수용했어야 했다. 4주간의 ‘리턴’은 실상 악벤저스들의 사이코 같은 행각의 선정성과 막장으로 매 회를 이어가고 있다. 시청률만 얻는다고 고현정이 순순히 납득했을 리 없다.

어쨌든 사태는 불거졌고 고현정은 하차를 받아들였다. SBS 측은 배우 박진희에게 최자혜 역을 제안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고현정 지우기가 일사천리로 진행되자 시청자들은 이제 ‘리턴’ 홈페이지 게시판에 고현정 복귀를 요청하는 글을 쏟아내고 있다. 이쯤 되니 박진희가 최자혜 역으로 바통을 잇는다면 박진희의 연기력을 떠나 ‘선배 자리에 들어오니 좋으냐’는 식의 비난이 쏟아질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이는 박진희가 아닌 누구라도 마찬가지다.

일단 8일의 결방으로 시간은 다소 벌었으나 대체 배우의 결정과 촬영을 재개해야 하는 SBS 측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갈등이든 의견 차이든 결국 좁히지 못했다는 것은 제작진에도 분명 책임이 있다. 모든 원인이 고현정이었다고 말하는 것으로 시청자들을 설득하지도 못했다. 실로 사면초가다. 과연 SBS ‘리턴’이 다시 회생할 수 있을까,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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