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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조정석, "'투깝스' 엔딩? 열어둔 결말이라 생각해"

  • 입력 2018.01.29 08:41
  • 기자명 이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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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지난 22일, 최근 종영한 MBC 미니시리즈 ‘투깝스’에서 1인 2역으로 작품을 이끈 배우 조정석이 인터뷰에 나섰다.

‘투깝스’는 뺀질이 사기꾼 영혼이 들어온 정의로운 강력계 형사와 까칠한 여기자가 펼치는 판타지 수사 로맨스 드라마로, 조정석이 베테랑 형사 차동탁을 맞고 그에게 영혼이 빙의되는 사기꾼 공수창을 김선호가 맡아 찰떡같은 남남케미를 보여주면서 월화극 왕좌에서 유종의 미를 거뒀다. 여기에 사회부 기자 송지안 역으로 혜리가 함께했다.

무엇보다 ‘투깝스’는 물오른 연기력으로 시청률과 화제성을 동시에 끌어내는 배우 조정석이 첫 원톱으로 나선 작품이어서 세간의 주목이 쏠리기도 했다. 시청률은 끝내 10%를 넘기지 못했지만 조정석의 신들린 1인 2역의 연기는 방송 내내 가장 관전포인트가 되었고, 이에 조정석은 ‘2017 MBC 연기대상’에서 월화극부문 최우수수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낳았다. 이에 지난 18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배우 조정석을 만나 그간의 소회와 앞으로의 계획 등을 들어보았다.

먼저, 조정석은 ‘투깝스’를 마친 소감으로 정말로 시원섭섭하다고 한다. “시원섭섭해요, 진짜 3개월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중간에는 3개월이 1년 같기도 하고(웃음) 그렇게 힘들었는데 끝나고 나니까 또 금방 지나갔구나,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체력적으로 힘들었다는 건 사실이고요.”

촬영 중에도 틈틈이 운동을 했다는 조정석은 다소의 부상이 있어 침 치료를 받았다고도 알려진다. 평소에도 운동을 많이 하는 이유가 있을까. “부상은, 오른쪽 종아리 근육이 약간 찢어져서 최대한 빠르게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봉침을 맞았어요(웃음). 지금은 완쾌된 상태고요. 그리고 운동은 그냥 평상시에 워낙에 좋아하고 꾸준히 하는 편인데, 이상하게 그런 거 있잖아요, 너무 힘들수록 더하게 되는? 저는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힘들수록 더 열심히 했어요. 왜냐면 내가 처지기 싫어서. ‘힘드니까 좀 쉬어야지’ 이런 게 아니고, 뭔가 ‘이럴 때일수록 더 열심히 파이팅 해야지’ 그런 생각으로만 했던 것 같아요. 다들 놀라긴 하더라고요. ‘안 쉬어?’ 그러는데 평소에 운동을 워낙 좋아해서요.”

이는 김선호가 최근 인터뷰에서도 언급한 바 있는데, 조정석은 체력이 있어야 좋은 연기를 할 수 있다는 연기지론을 가지고 있더라며, 작품이 없을 때는 물론 바쁜 촬영 중에도 체력관리를 열심히 하더라고 전한 바 있다.

그렇게 열심히 체력관리를 해온 조정석이지만, 사실 조정석은 극중 거의 모든 장면에 등장했다. 체력적으로 힘들진 않았을까. “초반에는 진짜 제가 거의 (대부분 장면에) 많이 나왔죠. 갈수록 강력반에서 공조수사가 되면서 조금씩 역할들이 분배됐는데, 체력적으로는 그냥 힘든 게 아니었고 엄청 힘들었습니다(웃음).”

특히 ‘투깝스’는 사기꾼의 영혼이 빙의된 베테랑 형사의 ‘한 몸 두 영혼’ 빙의가 주 소재였던 만큼 공수창과 동탁수를 동시에 연기한 조정석에 의존도가 높아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는데, 이에 대해 조정석은 “부담감이라는 것은 사실 제 역할이 얼마 만큼인지는 중요하지 않더라고요. 사실 부담감은 항상 컸어요. ‘오나귀’도 그랬고 ‘질투’도 그랬고, 남자 주인공으로 역할을 끌고 간다는 부분에서는 늘 부담이 있었던 것 같고요. 이번 작품도 그냥 똑같이 열심히 하자는 생각이었던 것 같아요.”

그럼에도 작품은 내내 ‘조정석의 하드캐리’라는 내용이 많은 기사를 장식하고 그러한 댓글들이 주를 이뤘다. 그러한 대중의 신뢰를 실감하고 있을까. “그런 기사들을 보고 그런 말을 들으면서 그걸 실감하지 못했다면 진짜 그건 바보고요. 신인시절에 어떤 배우가 되고 싶으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신뢰할 수 있는 배우, 믿음을 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말씀을 드린 적이 있는데 당시와 부합되는 이야기여서 굉장히 기분 좋게 생각하고 있고, 진짜 영광스럽게 생각해요. 근데 이게 어떻게 보면 부담일 수 있겠는데 그걸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면 되게 기분 좋은 일이죠.”

‘믿음을 줄 수 있는 배우’, 스스로 어느 지점까지 왔다고 생각하느냐는 추가 질문이 이어지자 조정석은 “아우, 멀었어요~”라며 고개를 저었다. 이어 “이걸 어떤 지점으로 얘기하자면 저는 아직 한참 멀었고요. 그냥 그런 말을 듣는 자체가, 예를 들어 열 명중에 두 명한테 그런 얘길 들었다면 정말 기분 좋은 일이죠.”라고 덧붙이기도.

보통 1인 2역을 한다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기 마련인데, 조정석은 단번에 힘들지 않더라며 선을 그었다. “1인 2역이 많이 안 힘들었냐는 질문을 많이 해주시는데, 진짜 저 안 힘들었고요. 이 캐릭터와 내용 자체를 잘 알고 시작했기 때문에, 사실 대본을 읽다보면 배우들은 거기에 빠져서 읽게 되는데, 그에 플러스 ‘내가 어떻게 할지’ 그 인물에 대해 그리면서 읽어요. 그런 그림이 잘 그려졌고 해서 저는 힘든 부분은 특별히 없었고, 차동탁을 맡았는데 공수창이 빙의된 역할을 해야 되니까, 빙의됐을 때는 제 상상력이 점점 발휘될수록 더 재밌게 나오겠다는 생각은 있었어요. 해서 되게 재밌었어요. 대본에는 없지만 그 인물에 대해 내가 얼마나 상상을 펼치느냐에 따라 그 꽃이 만개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1인 2역이라는 부담감은 전혀 없었어요. 그리고 두 인물이 워낙 다르잖아요, 비슷했으면 신경도 많이 쓰이고 부담도 있었을 텐데 (그렇지 않았으니까)”

그렇다면 동탁수의 분량도 많았던 만큼 김선호의 공수창과 비슷하게 보여야한다는 고민이 있지 않았을까. 이에 조정석은 “그런 고민은 당연히 했었죠. 제가 공수창을 맡은 건 아니니까. 공수창을 맡은 배우는 김선호라는 배우이기 때문에, 처음에는 리딩할 때부터 김선호가 연기하는 공수창을 관찰을 많이 했어요. 관찰하고 서로 대화도 많이 했는데 그 대화가 점점 줄어들기 시작했죠. 왜냐면 서로 바라보는 관점이 비슷해지니까 나중에는 그렇게 되더라고요.”

극중 차동탁의 모습에서 애드리브 같이 느껴지는 장면이 많았는데, 조정석은 사실 애드리브를 많이 하지 않는 편이라고. 김선호의 증언에 속이 시원하더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거의 대본이었어요. 아우, 김선호 씨가 아주 시원하게 얘기를 해뒀더라고요. 자기 인터뷰에서 ‘정석이 형은 애드리브 잘 안 한다고’, 증인이 나타난 거잖아요. 제가 그렇게 얘기를 해도 못 믿으시는 거예요.”

기자가 만난 조정석의 인터뷰는 당일 마지막 타임이었다. 아마 많은 기자들이 그럼에도 믿지 못한 모양이다. 이는 조정석의 연기가 애드리브로 보일 만큼 능청스러웠다는 말이기도 할 것이다.

‘투깝스’는 사고를 통해 차동탁과 공수창이 빙의가 되면서 이후 요상한 공조수사로 사건들을 해결해간다. 중반부 송지안과의 로맨스가 제법 많은 분량을 차지한 반면 차동탁과 공수창의 숨겨진 사연이 밝혀지고 이들의 관계가 마무리되는 과정에서는 다소 빈약했다. 제목까지도 ‘투깝스’이건만 아쉽기만 하다. 그러나 정작 조정석은 성공적인 작업이었다고 이를 감쌌다. “작가님이 애초 브리핑했던 대로 끝까지 잘 흘러갔고, 감독님도 현장에서 아주 잘, 무난하게, 촬영을 잘 했던 것 같아요. 작품에 대해서는 제작진을 믿고 가는 편이고, 서로 믿고 가야 되는 것 같고요. 또 인물들도 되게 많은데 짜임새가 잘 짜여있었고, 빙의라는 소재를 한 번 해봐서, 많은 분들이 ‘한 번 해봤는데 왜 또 하느냐’고 하실 수 있지만 한 번 해봤기 때문에 그 재미를 알거든요. 그래서 이 작품이 재밌었고 소재 자체도 그렇고요. 그리고 1인 2역은 배우들이 한번쯤 꼭 해보고 싶은 역할이라고 생각하는데 저도 마찬가지고요. 그래서 저는 되게 재밌게 봤고요.”

그렇다 해도 유독 엔딩은 급하게 마무리된 느낌이 없지 않다. 최종회에서는 쪽 대본으로 촬영을 마쳤다고 하는데, 특히 영혼까지 완전히 사라진 공수창이 어떻게 다시 깨어날 수 있었을까 하는 부분에서 네티즌들의 갑론을박도 상당했다. 이에 대해 조정석은 열린 결말이 아니겠느냐고 예상했다. “저도 분명히 좀 부족한 느낌은 있는데요,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좀 더뎠던 것 같아요. 예를 들어 공수창이 제 몸에 빙의되었다는 사실을 지안이가 좀 더 빨리 알았으면 어땠을까, 그랬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은 한 적은 있어요. 그리고 엔딩에 대한 부분은, 글쎄 제 생각에는 시청자들에게 좀 열어둔 게 아닌가. 차동탁이 자기 몸을 희생했고 그 sacrifice 정신 때문에(웃음) 공수창이 깨어났을 수도 있겠구나, 그리고 공수창의 기억도 제가 납골당에서 한 마디 하잖아요, ‘까먹은 척하면 죽는다’ 그런 얘기도 있었고. 해서 이들이 어떻게 살았을까, 그런 열어둔 결론이었지 않나 싶어요.“

※ '투깝스'로 만난 배우 조정석의 인터뷰는 2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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