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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적과 절제 속에 숨어 있는 로맨스를 탁월하게 그린 영화!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 입력 2018.01.24 23:28
  • 기자명 남궁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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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남궁선정 기자]

17세기 네덜란드의 '황금시대','빛과 그림자의 마술가'라는 칭호를 받는 렘브란트와 함께 단순한 기술자의 경지를 넘어 거장의 반열에 오른 신비주의 화가 요하네스 베르메르(Johannes Vermeer)와 그가 그린 유명한 작품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는 다빈치의 '모나리자' 만큼 그 모델이 누군지에 대한 끊임없는 의문이 멈추지 않았다.

아무 말 없이 침묵하고 있는 고요한 풍경을 담은 그의 작품들은 남겨진 말조차 없어 그림 속 등장인물이 누구인지, 실제로 모델을 두고 그린 것인지, 아니면 상상해서 그린 것인지에 대한 궁금증으로 작가 트레이시 슈발리에(Tracy Chevalier)는 [진주 귀고리 소녀]를 완성했고, 이내 전세계 베스트셀러 반열에 오른다. 트레이시 슈발리에는 베르메르의 그림을 보고 상상력을 더해 '그리트'라는 캐릭터를 탄생시켰고, 유명한 그림이 탄생하게 된 배경을 절제된 글로 표현한다.

피터 웨버 감독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원제: Girl with a Pearl Earring)는 트레이시 슈발리에 작가의 소설을 원작으로 렘브란트, 프란스 할스와 함께 네덜란드의 황금시대인 17세기를 대표하는 세 명의 대가 중 한 명인 요하네스 베르메르와 걸작이 된 여인의 이야기를 담는다.

17세기 네덜란드 델프트, 16살 그리트(스칼렛 요한슨)은 집안 사정이 여의치 않자 유명한 화가 베르메르 집의 하녀로 들어가게 된다. 그리트는 베르메르의 화실에 들어가 청소를 하던 중 빛이 주는 미묘한 명암의 변화를 알아차리고 베르메르에게 그림에 대한 느낌을 표현하기 시작한다.

베르메르는 그리트가 말하는 색다른 설명에 대해 그녀를 향한 호감을 점점 발전시키고, 그리트에게 물감을 만드는 법을 가르치며 시간을 함께 보내기도 한다. 유명한 미술가 후원자 라이벤(톰 윌킨슨)은 어린 그리트를 눈여겨 보고, 그녀가 등장하는 그림을 그려주기를 베르메르에게 부탁하자, 베르메르는 그리트만이 등장하는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다. 주인과 하녀였던 두 사람은 화가와 뮤즈 사이가 되고, 숨막히는 침묵 속에서 그림은 점차 완성되어 간다.

영화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는 '북유럽의 모나리자'라고 불리는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속 소녀의 아름다운 두 눈과 보일 듯 말 듯한 불가사의한 미소에 가려진 사랑과 억압을 절제와 침묵 속에 담는다.

영화는 17세기 네덜란드가 부흥해 가는 활기찬 모습부터 시작해, 그리트가 하녀로 일하는 일상의 모습부터 베르메르의 뮤즈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정적인 장면들로 이어 나간다. 절제가 녹아있는 정적인 장면들은 그리트와 베르메르의 관계가 어떤 식으로 발전될 것인지에 대한 긴장감마저 담겨져 있어 관객들은 속절없이 영화에 빠져들고 만다.

15년전에 완성된 작품이기에 '그리트'를 연기하는 스칼렛 요한슨은 어렸던 나이에도 불구하고 감정이 풍부하고 감정을 절제할 줄 아는 그리트를 환상적으로 연기한다. 격정적인 사랑의 감정을 표현한 스칼렛 요한슨과는 달리 한 가족을 책임져야 하는 베르메르를 연기하는 콜린 퍼스는 애틋한 분위기로 숨겨져 있는 열정을 훌륭하게 표현한다. 

정적과 절제 속에 숨어 있는 로맨스를 탁월하게 그린 영화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는 2월 1일 국내에서 재개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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