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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웃지 못할 블랙 코미디! <반도에 살어리랏다>

  • 입력 2018.01.12 07:06
  • 기자명 남궁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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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남궁선정 기자]

5천여만원 초저예산 장편 애니메이션 <반도에 살어리랏다>는 이미 애니메이션계의 칸이라 불리는 안시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 그리고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오타와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 등 국내외 유수의 영화제에 초청되어 한국 애니메이션의 위상을 드높인 작품이다.

<화장실 콩쿨>, <ALONE> 등의 중·단편으로 연출력을 인정받은 이용선 감독의 장편 첫 데뷔작 <반도에 살어리랏다>는 밥줄과 꿈줄 사이, 선택의 기로에서 벌어지는 한 남자의 끝없는 딜레마를 통해 우리 사회 면면의 부조리와 병폐를 유쾌한 시선으로 꿰뚫는다.

남몰래 배우의 꿈을 간직한 채 살아가는 대학 시간강사 오준구(cv: 이승행). 밥줄도 꿈줄도 어느 하나 제대로 타지 못하고 그럭저럭 살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오준구에게 떡하니 두 개의 해가 동시에 그의 얼굴을 비춘다. 대학 정교수 자리와 비중 있는 드라마 출연 제안이 바로 그것. 오준구는 장고 끝에 결국 가족을 위해 밥줄을 선택하지만, 이내 그 줄이 ‘썩은 밥줄’이 될지도 모를 사건이 터지고 마는데… 

<반도에 살어리랏다>는 빠듯한 예산일지언정 치밀한 각본과 연출의 힘으로 애니메이션의 완성도를 살려낸다. 주인공 오준구의 캐릭터는 실생활에 만날 수 있을 법한 인물로 개연성을 살리고, 오준구가 처한 상황 또한 구체적인 상황만 다를 뿐 누구에게나 다가올 수 있는 사건으로 스토리에 현실성을 더한다.

중년의 나이, 사춘기를 맞이하는 자녀들, 진학에 대해 고민하는 부인. 이 모든 것은 오준구에게 꿈을 포기하는 현실로 다가온다. 하지만 시간강사일지언정 오준구는 연기라는 '꿈'과 미래가 보장되는 대학 정교수자리라는 '현실'에서 갈등을 거듭한다.

오히려 중학교 3학년인 딸은 오준구에게 '꿈'을 놓지 말라고 말은 하면서도 정작 자신은 공무원이나 교사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매우 '현실적인 대안'을 아빠에게 푸념하듯 털어 놓는다.

오준구는 '현실'을 택하지만 그 현실에 이르는 길에 그가 예상하지 못한 거대한 장벽을 만나고 오준구는 죽기 살기로 '현실'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영화는 오준구가 처한 상황이 비단 영화 속 내용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면서 마주칠 수 있는 '선택'의 함정과 '꿈'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현실'의 족쇄를 현실감넘치게 그려내며 관객들에게 웃지 못할 공감을 전달한다.

적은 예산의 장애를 극복하기 위해 탄탄한 스토리텔링에 모든 것을 걸었고, 소규모 스텝을 활용한 효율적인 제작 시스템으로 영화를 완성한 이용선 감독은 애니메이션의 각본, 편집, 감독, 프로듀서까지 떠맡아 <반도에 살어리랏다>를 현명하게 완성한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웃지 못할 블랙 코미디를 그린 애니메이션 <반도에 살어리랏다>는 1월25일 극장에서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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