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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양세종, 세상 진지한 스물 여섯..'네 멋대로 해라'

  • 입력 2017.12.10 13:09
  • 기자명 이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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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배우 양세종의 인터뷰, 전편에 이어.

정선과 정우의 매력 대결이 극 초반, 작품의 가장 큰 관전포인트가 되기도 했다. 현실 양세종과 김재욱은 어떤 사람일까. 혹시 실제 현장에서 서현진을 향한 매력 어필 신경전 같은 에피소드도 있었을까.

“저 스스로는 사실 잘은 모르겠어요. 다만 주위에서 저에게 하는 공통적인 말이 ‘불안정하고 충동적’이라는 거였어요. 해서 스스로 침착하자고 노력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고요. 정우 형은 굉장히 자상한 젠틀맨이에요. 정말 그 누구에게든 젠틀하고, 섬세한 면을 가지고 있어서 저도 정우 형을 많이 좋아했고, 정우 형과 함께했을 때 되게 재밌었고요. 그리고 매력어필 신경전? 그런 건 전혀 없었습니다(웃음).”

‘국민 연하남’으로 사랑받은 소감을 묻자 목소리를 높여 절대 아니란다. “절대 아닙니다(웃음). 저는 그냥 대본에 있는 대로 했는데 그렇게 봐주시니까, 저한테는 그냥 좀 쑥스럽고 부끄러운 것? ‘괴물 신인’이라는 단어도 많이 써주시는데 저는 진짜 그런 데에는 맞지 않아요. 제 동기 중에 진짜 괴물이 두 명 존재하는데 아직 은둔해있지만 그 친구들이 나오는 순간 아마 세상이 뒤집힐 겁니다. 그런 사람들을 봤기 때문에 저는 일찌감치 포기했어요. 학교에 들어가자마자 ‘진짜 천재가 있구나, 타고난 사람들이 있구나’, 생각했어요. 그래서 저는 더 많이 노력하는 거고요. 저는 그냥 신인. 그냥 ‘양세종입니다’가 맞는 것 같습니다(웃음).”

‘낭만닥터 김사부’, ‘듀얼’을 통해서는 비교적 센 캐릭터를 보여줬다면 이번엔 로맨스와 함께 생활연기를 보여줬다. 각각 어떤 매력이 있던가. “일단 센 캐릭터는 극적인 감정이 많잖아요. 그래서 밖으로 뿜어내는 것들을 느꼈고 이번 ‘사랑의 온도’에서는 안에서의 내적인 갈등이나 내적으로 겪고 있는 것들을 가지고 말하는 그런 매력을 많이 느꼈죠.”

데뷔 전 생각했던 배우, 1년여 주연배우의 입지를 굳힌 지금. 배우라는 현실을 겪으며 무언가 달라진 생각이 있을까. “하면 할수록 더 솔직하고 진지하게, 진정성 있게 표현해야 된다는 것이 더욱 강해진 것 같아요. 데뷔하기 전과 현재까지 오면서 제가 추구하는 자유로움이 환경적인 부분에서 조금씩 쪼여올 때가 있는데 그게 다치면 상상력도 쪼그라든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 자유로움을 계속 추구하려고 하고 있어요. 연기도 일상생활에서의 내가 솔직하지 못하거나 나, 또는 상대에게 솔직하지 못하면 연기도 거짓으로 나온다는 확신이 굉장히 큰 사람이고 그렇다고 믿는 사람이기 때문에, 현실 양세종도 무조건 솔직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그래야 진정성 있는 연기가 나올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하고요.”

양세종과의 지난 첫 인터뷰에서 가장 많은 분량을 차지한 이야기가 ‘기승전 대본’이었다. 현재도 그 소신은 변함이 없는 듯한데, 때로는 누구보다 스스로가 가장 부담스러울 법도 하건만 양세종은 여전히 그를 고수하고 있었다. “일단 정답은 다 대본에 있다고 생각해요. 사람은 신이 아니기 때문에 누구나 결핍이 있고 트라우마가 있고 어떤 레드버튼이 있고, 정말 끝도 없는 존재라고 생각하고요. 이번엔 주로 탄현에서 촬영을 했는데 탄현이 정자, 운동장, 무대 제작소 같은 곳, 세트장, 그런 공간이 제법 많더라고요. 그렇게 분위기가 조금씩 다른 곳들을 계속 돌아다니면서 대본을 많이 봤어요. 때에 따라 그런 곳, 그런 시각에서 바라보면서 조금씩 다른 시각으로도 보려고 했고요. 촬영 때는 골방 아니면 주로 탄현이었기 때문에 거기서 지내면서 캐릭터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연말 연기대상 시상식에서 수상은 따 놓은 당상이라는 말도 제법이다. 그러나 양세종은 상에 대한 욕심은 정말로 없단다. 그래도 굳이 꼽으라면 어떤 상을 받으면 좋겠느냐고 재차 묻자 반 ‘울며 겨자 먹기’로 신인상이라고 답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정말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상에 대한 욕심은 없습니다. 그냥 내가 지금 연기를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감사하고, 또 배우는 선택 받아야 하는 직업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제가 언제까지 연기를 할 수 있을지 모르는 거고. 그래서 지금 연기를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정말 감사함을 느끼고 있어요. 해서 상을 받고 싶다는 생각은 진짜, 절대 없는데, 굳이 꼭 고르라하시면(웃음) 신인상? 그냥 뭐든 (상을 받는다면) 제가 뭐라고, 그런 생각을 합니다.”

그러고 보니 지난 인터뷰 때 시간상 생략되었더라. 본 기자가 1:1 인터뷰에서 빼놓지 않는 두 가지 질문을 이번 기회에 물었다. 먼저 ‘인간 양세종을 흔드는 것은 무엇인가’. 이 질문에 양세종은 역시나 앞서 밝힌 현재의 고민을 꼽았다.

“저를 지금 흔드는 것은, 사실 작품을 할 때는 양세종이나 어떤 외적인 것들은 전부 차단하기 때문에 그렇게 흔들리지 않아요. 오히려 작품을 할 때는 온전히, 또 골방 덕분에 온전히 캐릭터에 집중할 수 있는데 작품을 끝내고 나면 생각들이 많아지긴 해요. 요즘은 사람이 사람에게 주는 고민들,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 많이 흔들리고 있고 또 평상시에 되게 솔직한 사람이 되고자 하는데 이 솔직함을 계속 끝까지 추구하고 싶은데, 가끔씩은 저도 모르게 흔들릴 때가 있는 것 같고요. 그래도 끝까지 ‘솔직하자’를 붙들고 가려고 하는 것 같고, 솔직하지 않으려고 하는 부분이 올 때 계속 경계하려고 하는 것 같고요.”

그렇다면, 두 번째 질문으로 ‘살면서 가장 잘한 일’은 무엇일까. “사실 이 부분에는 모순이 있을 수 있는데, 일단 연기를 택한 것? 연기를 준비하는 과정은 정말 너무 힘든데 현장에서 카메라가 돌아갈 때, 저와 상대에게 카메라가 딱 집중되는 순간, 그 공기의 짜릿함이 너무 좋아요. 그렇지만 준비하면서는 또 너무 힘들고. 그러다 연기하는 순간에는 그 힘든 것들, 외적인 것들을 싹 잊게 되거든요. 그런 반복이 힘들면서도 엄청 큰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만약 연기를 안 했다면 지금 무엇을 하고 있었겠느냐고 묻자 의외로 ‘무용수’를 말하기도 했다. “하고 싶었던 다른 직업은 하나 있는데 춤꾼, 무용수? 전에도 내가 연기를 안 했다면 뭘 했을까 그런 생각을 몇 번 해본 적이 있는데, 과연 무엇일까 생각해보면 무용수나 춤추는 사람이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요. 그냥 그 분들의 움직임을 보면 되게 아름답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거든요. 물론 지금은 그런 생각은 안 하지만, 요즘도 춤 동영상도 많이 보고요. 춤은 어려서 아주 잠깐 배우긴 했어요. 선생님이 스트릿 댄스가 전문이셨는데 수업이 끝나면 항상 발레 연습을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선생님한테 저도 같이 남아서 해도 되느냐고 했더니 같이 하게 해주셔서 한 6개월 정도 하다가 연기학원에 들어가면서 이후에는 춤은 안 하게 됐죠.”

끝으로 양세종은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지를 묻자 주어진 것을 잘 행하는 사람이 되고 싶단다. “저는, 주어진 것을 잘 행하는 사람. 잘 행하는 배우보다 잘 행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다음에 또 어떤 작품으로 인사드리게 될지 모르겠지만, 여러분 모두 건강하시고 행복한 연말 되세요.”

기자와의 인터뷰가 ‘사랑의 온도’ 종영 인터뷰로는 가장 끝 순서였다. 이에 양세종은 “탁 털은 느낌, 기분 좋습니다!”라며 그제야 후련한 웃음을 지었다. 데뷔와 동시에 큰 주목을 받은 스물 여섯의 세상 진지한 청년의 고민은 아마 당분간 ‘ING’일 듯싶다. 그것이 현재의 양세종을 이룬 그 무엇이라면.. '네 멋대로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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