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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지현우, 애착도 아쉬움도 컸던 '도둑놈 도둑님'

  • 입력 2017.11.26 07:42
  • 기자명 이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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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최근 종영한 MBC 주말 특별기획 ‘도둑놈, 도둑님’에서 ‘장돌목’으로 분해 50부작을 이끈 배우 지현우를 만났다.

지현우는 ‘올드미스 다이어리’, ‘천하무적 이평강’, ‘인현왕후의 남자’ 등에서 활약하며 훈남 배우의 이미지를 구축한 청춘스타의 전형이다. 군 제대 후에도 ‘트로트의 연인’, ‘앵그리 맘’ 등에 출연했다. 비교적 전작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분위기였는데, 그런 지현우에게 ‘송곳’은 배우로서 가장 큰 전환점이 된다. 로맨스라고는 낌새도 없던 작품으로, 승자 없는 ‘을’의 세상 속 송곳 같은 남자 이수인을 통해 마침내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는 평을 듣기에 이른다.

이후 그의 작품은 보다 장르적 색채가 강해진다. 추적 스릴러 ‘원티드’부터 사회적 히어로물을 그린 ‘도둑놈, 도둑님’까지, 특히 ‘도둑놈, 도둑님’의 장돌목으로는 로맨스부터 액션, 스토리를 도맡으며 원맨쇼에 가깝게 활약했다. 그러나 50부작 주말드라마였던 만큼 주말 안방 시청층을 노린 극적 요소도 다분해 애초 작품에 기대했던 장르적 색채는 많이 퇴색됐지만 그럼에도 지현우는 남았다는 평이 주를 이루기도 했다.

특히 지현우는 꽤 ‘열일’하는 배우로 꼽히는데 워낙 연이어 작품에 출연하면서 전역 후 드라마 종영 인터뷰는 이번이 처음일 정도다. 그렇게 쉼 없이 달려온 배우 지현우의 이야기를 지금부터 하나씩 풀어보자.

지현우는 일단 50부작의 드라마가 무사히 마친 안도감을 먼저 표했다. “잘 마무리를 했다는 것에 대해서 다행이다, 안도감이 커요. 애착을 많이 가졌던 작품이고 지금까지 했던 작품들에 비해서 좀 더 열심히 하려고 했던, 더 열심히 해보고 싶었던 작품이었고 중간에 주춤주춤하면서 팀 내에서 흔들리기도 했는데 그럼에도 끝까지 잘 마무리돼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소감에서부터 특히 이번 작품에서 더욱 열심히 하려고 했다는 이유가 궁금해졌는데 지현우의 대답을 들어보자면 생방과도 같은 드라마 제작환경에서, 분량도 비중도 가장 많은 주인공으로서 어떻게든 그 역할을 해내고자 했음을 알 수 있었다.

“예전에도 물론 열심히 했지만, 뭔가 진짜 그냥 열심히 해보자. 죽도록 열심히 하면 어떻게 되나, 일에만 한 번 미쳐보자, 그런 느낌이었던 것 같아요. 전작에서도 처음에 대본을 정말 재밌게 봤고 선택을 했는데 수정이 들어가고 대본이 조금씩 밀리고 생방처럼 가는 상황에서의 속상함이 있었어요. 뭔가 제대로 연기를 하지 못하고 만족하지 못했는데 시간에 쫓겨 오케이 그냥 넘어가는 스트레스, 그런 것들을 좀 가지고 있다가 영화를 하면서는 정말 재밌게 했거든요. 아무래도 시스템이 다르니까. '아, 이렇게 하고 싶다',' 완성도 있게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도둑놈’은 주말이라, 미니가 아니어서 어느 정도 배분이 되어 있는데 어느 순간 갑자기 몰아치면서 미니 같은 주말이 되더라고요. 제 나름대로는 안에서의 발악을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더 잘해야 된다는 생각을 했고요.”

그러한 제작여건이 결국 스스로의 만족도 만큼에는 미치지 못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사실 만족을 할 수가 없는 것 같아요. 저는 원래 음악을 했잖아요. 음악을 할 때는 매일 하루에 8시간씩 기타를 쳤던 사람이고 몇 달을 연습해서 무대를 올라가도 막상 끝나면 뭔가 아쉬운데, 연기도 같은 예술인데 전날 외워서 카메라 앞에서 보여주는 게 과연 만족감이 있을까. 당연히 아쉬움이 있고 저기서 저렇게 했어야 되는데 이랬어야 되는데, 시간을 되돌리고 싶은 생각을 많이 하게 되고 그런 답답함을 항상 가지고 있었다고 봐야죠. 세트가 금, 토 촬영인데 수, 목요일에 대본이 나오면 일단 금요일 대본을 먼저 막 외워서 세트 1,2,3을 찍으니까 디테일하게 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어요. 그런 아쉬운 마음을 가지고 또 토요일 걸 외워야하고, 그러다보면 괜히 예민해지고 예민해지면 엄한데서 폭발할 수 있어서 그냥 현장에서 날을 새고 자기도 하고 그랬었죠. 야외는 이동 시간이라도 있어서 시간이 좀 생기는데 세트는 옷만 갈아입고 또 바로바로 찍어야 되니까. 어쨌든 대본이 나오고 관객을 설득시키는 게 배우의 몫인데 그게 제대로 되지 않은 것 같아서 많이 아쉬웠죠.”

대부분의 경우 드라마 종영 인터뷰라 하면 나름의 포장이 따르기 마련인데 지현우의 화법은 꾸밈도 미사여구도 없이 직설에 가까웠다. 보통 기자들은 인터뷰 기사에서 인터뷰이의 말에 필터를 입힌다.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함도 있지만 같은 말이라도 현장에서 말하는 이의 표정과 분위기를 통해 듣는 말과 글로만 전달되는 말은 경우에 따라 큰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인터뷰는 이제 시작인데 그의 말이 워낙 가감이 없어 혹시 제작진에서 서운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묻자 아닌 걸 포장한다고 요즘 대중들이 그렇게 믿겠느냐는 식이다.

그러면서 “사실 20대 때는 약간 건방진 부분도 있었어요.”라며 과거사를 털어놓기도 했다. “KBS 공채 합격(2003년 KBS 20기 공채 탤런트 데뷔) 때 그 부분이 마음에 들으셔서 뽑혔을 수도 있고요. 그때는 아마,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라는 게 다른 지원자들과 대조돼서 그랬던 게 아닌가 생각도 하고요(웃음). 공채였으니까 방송국에서 감독님들을 많이 알고 지냈는데 너는 참 한결같이 싸가지가 없어서 좋다고 하시더라고요(폭소). 지금은 많이 누그러졌죠. 혈기왕성했던, 20대 때 얘기예요.”라며 사이다 인터뷰의 애초 근원에 솔직한 성격이 한 몫을 하고 있음을 밝히기도 했다.

그렇다면 보다 편안한(?) 마음으로 이야기를 이어가보자. 이번 ‘도둑놈 도둑님’에 대한 스스로의 총평은 어떨까. 이에 지현우는 “저는 좀 더 밝았으면 했어요. 사건의 터짐이나 진지하고 무거운 부분들이 좀 후반에서 시작됐으면 했죠. 근데 요즘 흐름 자체가, 큰 사건이나 자극적인 것들을 초반에 빨리 몰아쳐서 시청률을 먼저 잡아놓으려고 하는, 요즘 패턴이 대부분 그런 것 같더라고요. 사실은 시청률을 잡아놓고 그게 문제가 아니라 애초에 하려고 했던 것들이 차곡차곡 쌓여야 후반으로 갈수록 더 탄탄해질 텐데 시청률을 위한 자극이나, 여기서 굳이 안 울어도 될 것 같은데 오열하게 하거나(웃음), 그런 장치적인 부분이 아쉬웠던 것 같아요. 초반에 그렇게 몰아놓고 나니 중, 후반이 늘어지게 되는 거죠. 결국 많은 작품들이 시청자들을 잡아야 된다는 욕심 때문에 중반이 전부 늘어지는 현상이 생기는 것 같더라고요.”

그렇다면 현장에서 이렇게 해보자는 식의 의견을 많이 내는 편일까. 생각 같아서는 이러저러 의견을 쏟아낼 법한데 그것만큼은 아니란다. “저까지 흔들고 싶지 않아서 저는 전적으로 감독님이나 작가님께 맡기는 편이예요. 물론 상의는 할 수 있겠지만, 또 어떤 의도를 가지고 쓰신 건가 물을 수는 있겠지만, 일주일에 영화 한 편을 쓰셔야 하는 분들에게 사공이 많아지면 그만큼 더 흔들리는 느낌이 있어서 굳이 저까지 ‘이렇게 가야하지 않을까요?’라는 식으로 묻지는 않아요. 다만 촬영할 때 감독님과 상의하면서 대본+R를 찍어보는 경우는 있어요. 어차피 R는 편집 때 뺄 수 있는 거니까요.”

상대역으로 만난 서현에 대해서는 인간적인 됨됨이에 칭찬을 아까지 않았다. “되게 똑똑하고 야무지고, 되게 바르고, 그런 친구예요. 이쪽에서 오래 활동한 친구고 정상의 위치에 있던 친구인데 그럼에도 굉장히 겸손하고, 하나라도 더 챙겨주고 싶게끔 본인이 그렇게 행동을 많이 해요. 그런 긍정적인 에너지가 있는 친구고. 배우로서 그 친구에게 얘기했던 것은, 그동안 이 친구가 쉬어본 적이 없어서, 10년 동안 2주 이상 쉬어 본적이 없다고 하더라고요. 해서 좀 쉬면서 사람들과 어울리고 연애도 하고 그런 일상적인 삶을 누려봤으면 좋겠다고, 어쨌든 많은 사람들의 삶과 인생을 연기하는 사람이 배우니까, 그런 얘기를 많이 해줬죠.”

지현우 스스로도 사람들의 여러 모습을 관찰하기를 좋아한단다. JTBC ‘톡투유’에 출연했던 것도 그 때문이라고. “당시에 제일 좋아하는 프로그램이 ‘톡투유’, ‘어쩌다 어른’이었는데 ‘톡투유’가 좋은 게 관객들이 주인공이어서, 배우는 배우를 연기하는 게 아니고 연예인을 연기하는 게 아니고 그냥 일반적인 사람들을 연기하는데 그 사람들이 현실에서 어떤 고민을 가지고 있고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그런 게 항상 궁금하거든요. 그런 궁금증 때문에 나간 거였어요. 제가 하고 싶다고 했었고요. 해서 평소에도 좀 걸어 다니고 버스타고 다니는 걸 좋아해서 주변에서 굉장히 피곤해하는 스타일이에요(웃음).” [사진제공=드림티엔터테인먼트]

※ 배우 지현우의 인터뷰는 2편으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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