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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초점] 창작가무극 '칠서', 서울예술단 대표작 갱신할까.

  • 입력 2017.11.10 11:46
  • 기자명 이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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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창작가무극 ‘칠서’가 서울예술단 특유의 예술성을 무기로 서울예술단 2017년 시즌의 대미를 장식한다.

지난 9일 오후, 서울 중구에 위치한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서울예술단의 2017년 마지막 레파토리, 창작가무극 '칠서'의 프레스콜이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최종실 예술감독, 장성희 작가, 노우성 연출, 민찬홍 작곡, 김성수 음악 수퍼바이저, 이정윤 안무가, 나정윤 음악감독을 비롯해 출연진에 박영수, 정원영, 박강현, 최정수, 정지만, 김용한, 강상준, 이기완, 신상언 외에 전 출연진이 참석해 하이라이트 장면 시연과 함께 작품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서울예술단은 한국적 소재와 양식을 기반으로 현대적이면서 완성도 높은 창작가무극을 꾸준히 제작해온 창작단체다. 이번 ‘칠서’는 17세기 조선 광해군 시대, 세상을 바꾸고자 혁명을 시도했으나 역사의 희생양이 된 일곱 명의 서자와 이들 칠서를 모델로 '홍길동전'을 쓴 허균을 재조명한 팩션 사극을 선보이게 됐다.

먼저 최종실 예술감독은 "2017년 서울예술단 마지막 공연 '칠서'는 역사가 짧게 기록한 일곱 서자의 꿈과 좌절, 그리고 그들과 함께 새로운 세상을 꿈꾸었던 허균이 쓴 홍길동전의 뒷이야기를 엮은 팩션 사극이다"라며 “이 작품은 서울예술단 대표 레퍼토리인 '잃어버린 얼굴 1895'의 장성희 작가와 민찬홍 작곡가의 두 번째 만남으로, 기획단계부터 큰 신뢰를 받게 했다. 단단하고 묵직한 대본과 칠서들의 기상이 느껴지는 강렬한 음악은 이 작품의 핵심이 될 것이다. 또한 뜨거운 열정으로 작품을 연출한 노우성 연출을 비롯한 모든 스태프 외 창작진의 열의에 이 자리를 빌려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부디 역사가 채 담지 않은 잃어버린 일곱 명의 홍길동 이야기가 많은 관객의 마음속에 와 닿기를 기대해본다."라는 인사말로 작품의 성원을 당부했다.

민찬홍 작곡가는 이번 ‘칠서’의 음악에 대해 “아름다운 음악이라고 표현해주셔서 감사한데, 아름답기도 하지만 굉장히 강렬하고 직진하는 쾌감이 드는, 새로운 매력을 선보일 수 있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기대해 달라.”고 전했다. 이어 나정윤 음악감독은 “서울예술단과의 작업은 이번이 처음인데 서울예술단만의 독특한 매력이 아주 잘 보이는 작품이 바로 ‘칠서’가 아닌가 싶다.”며 역시 기대를 드러냈다.

'잃어버린 얼굴 1985'를 함께한 바 있는 장성희 작가는 이번 ‘칠서’로 현재의 우리들의 모습과도 비슷한 당시의 이야기로 민초들의 목소리에 주목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일단 ‘칠서’는 기획단계부터 막을 올리기 직전까지 한국사회가 너무 많은 일들을 겪어서, 허균이 가지고 있는 유명한 ‘호민론(豪民論/천하에 두려워할 것은 오직 백성뿐이다)이라는 게 있는데 민중들이 세상에 대해, 권력의 잘못된 운영에 대해서 원망하거나 체념하지 말고 화를 내고 일어나라는 어떤 전언이 그 시절에 있었는데, 지금의 우리에게도 촛불정국부터 장미대선부터 오늘날 적폐청산이라든가, 그런 우리 시대의 과제에 이르기까지, 그 허균의 글에 담긴 생각과 그의 생각을 그 시대에 구현하려고 했던 젊은이들, 원망만 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소리를 내려고 했던 젊은이들의 목소리에 주목하려고 했다. 현 시점에서도 분투하고 일어나려고 했던 그런 움직임에 좀 더 주목했으면 하는, 그런 바람이었다.”고 설명했다.

서울예술단은 국내 가장 오래된 극단이라는 명성만큼 배우들 개개인이 매우 숙련된 노련함을 자랑한다. 또한 예술단의 작품들에서는 독창적이면서도 세련된 이미지적 창출이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최근 공연된 ‘꾿빠이 이상’부터 ‘윤동주, 달을 쏘다’, ‘신과 함께’ 등에서도 이를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특히 ‘잃어버린 얼굴 1895’는 가무극의 새 지평을 연 작품으로 꼽히기도 한다. 서울예술단을 대표하는 레파토리이기도 하다. 이번 ‘칠서‘는 ’잃어버린 얼굴 1895‘와 ‘꾿빠이 이상’을 함께한 제작진이 다시 뭉친 만큼 ‘칠서’ 역시 스타일리쉬하면서도 감각적인 작품이 될 것이라는 것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이에 노우성 연출은 그러한 예술단과의 작업으로 이번 ‘칠서’가 보다 완벽한 표현을 갖출 수 있었다고 밝혔다. “예술단처럼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팀, 그리고 숙련되고 단련된 배우들과 함께하는 작업은 분명 차이가 있는 것 같다. 해서 개인적으로, 가무극이라는 단어에 어울리는 춤과 노래, 그 안에 드라마까지 이 세 가지가 유기적으로 잘 연결된 작품을 만들기 위한 욕심을, 예술단과 함께하면서 더 구체적으로 할 수 있었다. 최선을 다한 만큼 만족스럽게 나온 장면이 많다. 직접 오셔서 확인해보시면 예술단만의 색깔, 또 예술단만이 할 수 있는 장면들을 관람하실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어 김성수 수퍼바이저 역시 “예술단과는, ‘꾿빠이 이상’은 제 평생에 굉장히 깊이 남을 만한 작품이었다. 배우들이 이제 식구 같아졌다. 흔하지 않은 일이고, 한 작품을 했을 뿐인데 또 연습을 많이 나오지 않았음에도 뭔가 고향 같다.”며 “대극장에서 더한 깊이를 만들 수 있는 작품의 프로세스는 쉽지는 않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예술단에서 이런 작품들을 많이 제작해주신다면 상업성에서 조금 벗어나서 이러한 시도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서, 저는 올해 가장 좋은 경험 중 하나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다.”며 예술단과의 작업으로 보다 예술적인 작업이 가능했음을 전하기도 했다.

또한 이정윤 안무가는 이번 ‘칠서’의 안무에 대해 “다른 것보다 이 ‘칠서’라는 작품이 지금의 우리 시대를 관통하는 이야기가 담겨 있어서, 이런 주제를 가지고 예술단과 함께 작품을 만들어낸다는 것을 일단 매력적으로 생각해서 참여하게 됐다.”며 “백성들의 이야기고 왕을 찾는 이야기지만 우리 스스로가 침묵과 편견 속에서도 다시 일어서려고 하는, 그런 자아실현의 시간을 줄 수 있는 주제도 담겨 있는 것 같아서 백성들 하나하나의 몸짓들이나 움직임들이 좀 더 주인의식을 가질 수 있게끔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이렇듯 훌륭한 제작진, 상업성이 고려되지 않는 최적의 제작환경, 노련한 배우들이 의기투합한 이번 '칠서'가 서울예술단의 또 하나의 대표 레파토리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창작가무극 '칠서'는 오늘(10일)부터 17일까지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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