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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 속에서 피어난 꽃과도 같은 아름다운 애니메이션! <이 세상의 한구석에>

  • 입력 2017.11.07 22:23
  • 기자명 남궁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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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남궁선정 기자]

제40회 일본 아카데미상에서 <너의 이름은.> 등 쟁쟁한 경쟁작품을 제치고 우수 애니메이션 작품상을 수상, 우수 음악상에 노미네이트 되는 영광을 얻었으며, 세계 4대 국제애니메이션 페스티벌 중 하나이자 애니메이션계의 ‘칸’이라고 일컬어지는 제41회 안시 국제애니메이션 페스티벌에서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한 <이 세상의 한구석에>(この世界の片隅に)가 곧 국내 관객들과 정식으로 만난다.

<이웃집 토토로> 이후 애니메이션으로는 30년 만에 키네마 준보 올해의 영화 No.1에 올랐을 뿐만 아니라 아카데미(오스카) 예비후보로 눈길을 끌고 있는 카타부치 스나오의 <이 세상의 한구석에>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히로시마 주민들의 삶을 현실적으로 그려낸 애니메이션으로 실제 히로시마 출신의 만화가 코우노 후미요의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다.

히로시마 출신의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한 평범한 소녀 ‘스즈’(cv: 논)는 열여덟 살이 되어 20킬로미터 떨어진 항구도시, 쿠레에 사는 ‘호죠 슈사쿠’(cv: 호소야 요시마사)와 결혼한다. 평범하고도 따뜻한 가정을 꾸리던 ‘스즈’의 삶에 태평양 전쟁이라고 불리는 전쟁이 들이닥치게 되고, ‘스즈’에게 익숙하고 소중했던 것들이 하나둘 빛을 잃어가고 만다.

<이 세상의 한구석에>는 비극과도 같았던 전쟁의 중심에서 일상을 이어나가는 소시민의 삶을 보여주며 '스즈'라는 캐릭터를 통해 관객들에게 전쟁의 무가치함을 역설한다. 어린 나이에 고향을 떠나 가정을 꾸려 익숙하지 못한 생활을 이어나가는 '스즈'지만 남편과 시댁 식구들에게 익숙해질 무렵 절망적인 일상을 마주해야만 하는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소시민을 대변한다.

18살에 한 집안의 주부가 된 ‘스즈’는 태평양 전쟁이 절정으로 달하면서 보급품이 점점 줄어들고 모든 것이 부족해져 가는 와중 식구들을 위해 매일의 식탁을 위해 궁리한다. 하지만 계속되는 전쟁 속 일본 해군의 근거지였던 ‘쿠레’는 몇 번이나 공습을 당하고, 전쟁은 ‘스즈’가 소중히 여기던 것들을 앗아가지만, 일상을 지키려는 그녀의 노력은 끝나지 않는다.

하지만 친정 식구들이 있는 히로시마에 원폭이 투하되고, 끔찍한 피해를 입은 사람들과 폐허가 되어버린 그들의 터전에 절망할 찰나, 남편 '슈사쿠'는 '스즈'를 보듬고, 지켜야만 하는 소중한 일상을 위해 그녀가 쓰러지지 않게 지탱해준다.

<이 세상의 한구석에>는 지난해 11월 일본에서 개봉한 후 무려 15주간이나 박스오피스 10권에 머물며 장기흥행에 성공한 작품이다. 영화는 화려한 CG나 스펙터클한 장면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오로지 이야기의 힘으로 관객들에게 오래도록 선택을 받았다.

영화가 전쟁의 명분보다는 하루의 끼니를 걱정하고, 같이 살고 있는 가족의 안위나, 타지에 나가 있는 친족을 걱정하는 소신민의 일상과 '생존'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이다. <이 세상의 한구석에>는 전쟁의 무가치함으로 인해 고통받는 소시민들이 어떻게 '생존'의 문제에 직면하는지를 고요하지만 강하게 담는다.

카타부치 스나오 감독은 "이 세상에 사는 '사람'들의 모습을 영화를 통해 표현하고 싶었고, 전쟁 속에서도 매일매일의 삶을 이어 나가는 '스즈'를 통해 역경 속에서도 소중한 하루하루를 보내는 일상의 장면들을 담아내고자 했다"고 밝히며 영화가 가진 메시지를 강조했다.

원작 만화의 감동, 수채화를 보는 듯한 감성, 그리고 영화가 전달하는 강렬한 메시지는 <이 세상의 한 구석에>를 마음에 가득히 들어서는 감동으로 물들인다. 절망 속에서 피어난 꽃과도 같은 아름다운 애니메이션 <이 세상의 한구석에>는 11월 16일 국내 극장에서 개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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