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today초점] 스무 살 위기의 '난타', 새로운 비상을 꿈꾼다

  • 입력 2017.10.14 12:44
  • 기자명 이은진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국내 최초 넌버벌 퍼포먼스 극으로 세계적인 위용을 자랑한 ‘난타’가 20주년을 맞는 뜻깊은 자리에서 ‘난타’의 성공의 상징이었던 충정로 전용극장이 올 연말 문을 닺게 됐다는 참담한 소식을 전했다. 그러나 송승환 감독은 이에 굴하지 않고 초심으로 돌아가 새롭게 해외 판로를 개척하면서 또 다른 시작에 나설 것을 약속했다. 전화위복이라 했던가, 위기 속에 또 다른 기회를 만들어가겠다는 다짐이다.

올해로 20주년을 맞은 ‘난타’는 사물놀이 리듬을 소재로, 주방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코믹하게 그린 한국 최초의 넌버벌(비언어)극이다. 기획단계에서부터 해외시장 공략을 목표로 삼으면서 언어의 불통으로 공감을 낮출 바에 비언어극을 만들겠다는 발상이 ‘난타’를 만들어냈다. 1999년 에딘버러 페스티벌에서 최고의 평점을 받으면서 영국, 독일, 이탈리아 등 해외 각국에서 성공적인 공연을 개최했고 이후 2003년, 뉴욕 브로드웨이에 진출했다. 국내에서는 현재까지 충정로, 명동, 홍대, 제주도에 상설 공연장이 운영되면서 특히 해외 관광객들을 맞이했다. 해외에서도 태국 방콕에서의 상설 공연이 관광객들의 필수코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러나 사드 여파가 불러온 중국의 한한령은 20주년을 맞은 ‘난타’에 직격탄이 되었다. 결국 충정로극장은 올 연말 문을 닫게 될 처지에 놓였다.

이에 제작사 PMC 측은 지난 13일, 충정로 난타 전용극장에서 그동안의 감사와 재도약의 다짐을 전하는 자리로 특별 간담회 행사를 개최했다. 이 행사에는 '난타'의 배우 유승수가 사회를 맡고 송승환 감독을 비롯해 특별히 ‘난타’ 원년멤버들이 함께했다. 김문수, 김원해, 류승룡, 장혁진이 참석해 그간의 소회를 전하고 이후 ‘난타’ 공연을 직접 시연하기도 했다.

먼저 첫 인사를 전한 송승환 감독은 “경사스러워야 할 20주년이지만, ‘난타’에게 올해는 쉽지 않은 시기다. ‘난타’가 20년 됐으니 성인이 된 셈이다. 사람도 성인이 될 때 성장통을 겪는다고 하는데, ‘난타’도 성장통을 겪고 있는 게 아닌가 한다.”며 “중국인 관광객이 대부분인 공연에 사드 이슈로 발길이 끊겼다. 중국인 관광객이 자주 찾는 곳이 이곳 충정로다.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해 안타깝게도 올 12월에 문을 닫게 됐다”며 안타까운 소식을 전했다.

이에 송승환 감독은 지난 20년 동안 큰 사랑을 받은 만큼 그간의 감사를 전해야겠다는 마음에 이번 자리를 기획하게 됐다고 덧붙이면서 20년의 ‘난타’를 추억하기도 했다.

“1997년에 ‘난타’가 처음 올라갈 때는 표가 전혀 팔리지 않았다. 당시만 해도 벽에 포스터를 붙이는 정도가 홍보의 전부이던 시절인데 관객과 함께하는 공연인 만큼 초대권이라도 돌려야 되나 싶다가 지금은 아실지 모르겠지만 당시에 천리안, 하이텔 등 PC통신 공연동호회가 활동이 활발했다. 해서 이왕이면 그 곳에 초대권을 돌리자 생각했고 그렇게 객석을 채웠다. 헌데 얼마 안 가 새로운 공연이 나타났다는 입소문을 나기 시작했고 언론에서도 크게 보도가 되면서 흥행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 말하자면 온라인 홍보가 우리가 최초인 셈이다. 그렇게 시작된 ‘난타’가 어느덧 20년간 꾸준하게 국내외 관객들의 사랑을 받는 공연이 됐다.”며 안타까운 소식을 전하면서도 덤덤하게 지난 추억을 회상하기도 했다.

그러나 안타까운 소식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송승환 감독은 위기를 또 한 번의 기회로 삼아 재도약을 꿈꾸고 있음을 밝혔다. “우리는 또 다른 시장을 개척하려고 한다. 국내가 어렵다면 해외로 나가야 한다. 일본인 관광객이 많은 하와이, 태국 파타야 등에 전용관을 만들 계획이다. 현재 태국 전용관은 객석 점유율이 90% 이상이다. 태국 현지인들뿐만 아니라 중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들고 있기도 하다.”며 "영국에 가면 세인트마틴극장에 꼭 가는데 추리작가 아가사 크리스티의 '쥐덫'이 60년 동안 공연되고 있는 것을 보면서 늘 감동했다. 우리 '난타'도 60년 이상 계속되는 공연으로 만들어가겠다."며 공연 ‘난타’가 개척할 새로운 청사진을 내놓았다. 해외에서 크게 호평을 받은 비언어극인 만큼 충분히 가능성을 점쳐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 ‘난타’에 청춘을 바쳤다는 원년멤버들의 감회는 더욱 새로웠다. 배우 류승룡은 18년째 ‘난타’의 포스터에 등장하고 있을 정도로 오랜 우정을 과시하고 있기도 하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김문수, 김원해, 류승룡, 장혁진은 ‘난타’에 최초 합류한 캐스팅 비화를 털어놓기도 했는데 류승룡이 정식 오디션을 거친데 반해 김문수, 김원해, 장혁진은 일명 ‘송승환 낙하산’이었다고 밝혀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특히 이들은 해외 공연에서의 에피소드를 전하기도 했는데 김원해는 “해외에 나가면 음식이 맞지 않나 장트러블이 많이 생긴다. 공연 중에 완전히 마지막 힘을 쥐어 짜야하는 엔딩에서 바지 한 부분이 다른 색이 된 걸 뒤에 배우는 봤을 것.”이라며 “류승룡 씨는 위 트러블이 있었다. 공연 중에 큰 항아리에 해결했다.”는 충격 실화를 밝혀 장내를 폭소케 했지만 그만큼 배우들의 땀과 열정이 고스란히 들어간 공연이 바로 ‘난타’다.

그렇게 김문수가 20년을 꾸준히 국내 ‘난타’를 지킨 사이 김원해, 류승룡, 장혁진은 해외 ‘난타’ 알리기에 나섰고 이후 이들은 방송, 스크린을 오가며 최고의 연기파 배우로 성장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난타’는 자신들의 청춘과 열정을 바친 작품으로, 이를 빼놓고는 자신의 인생을 말할 수 없을 정도라며 남다른 애정을 과시하기도 했다.

위기를 발판 삼아 새로운 도약을 꿈꾸는 ‘난타’의 도전이 또 다른 성공신화의 주인공으로 새 역사를 쓸 수 있을지, 스무 살 ‘난타’의 비상을 응원해본다.

저작권자 © 연예투데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