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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리뷰] 뮤지컬 '벤허' 압도적 스케일로 탄생한 웰메이드 수작

  • 입력 2017.10.01 10:43
  • 기자명 이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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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탄탄한 스토리와 장엄한 스케일, 배우들의 호연으로 ‘웰메이드’ 찬사를 받고 있는 뮤지컬 ‘벤허’가 최근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절찬리에 공연 중이다.

뮤지컬 ‘벤허’는 루 월러스(Lew Wallace)가 1880년 발표해 베스트셀러로 자리매김한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유다 벤허’라는 한 남성의 삶을 통해 고난과 역경, 사랑과 헌신 등 숭고한 휴먼 스토리를 담아낸 창작 뮤지컬이다. 스타 연출가 왕용범과 이성준 음악감독을 비롯해 한국 창작 뮤지컬 사상 초유의 흥행을 기록한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의 제작진의 의기투합했다. 여기에 배우 유준상, 박은태, 카이가 ‘유다 벤허’를 맡아 극의 중심을 이끌고 로마의 제국주의에 심취해 어린 시절 친구인 ‘유다 벤허’를 배신하는 ‘메셀라’ 역에 배우 박민성(박성환), 민우혁, 최우혁이, ‘유다 벤허’ 집안의 충직한 노예이자 연인 ‘에스더’ 역에 배우 안시하와 아이비가 출연해 밀도 높은 연기의 향연을 보여준다.

예루살렘의 귀족 ‘벤허’는 어려서부터 자신의 집에서 함께 자란 로마군 장교이자 친구 ‘메셀라’의 귀환을 반기지만 그는 자신의 출세를 위해 ‘벤허’를 배신한다. 한순간에 가문과 가족을 잃은 ‘벤허’는 함선에서 5년의 노예 생활 끝에 사령관 ‘퀸터스’의 목숨을 구한 계기로 그와 로마로 돌아오게 되고, 검투사들의 노터먼트에서 우승한 ‘벤허’는 ‘퀸터스’의 양자가 되어 로마 최고의 귀족 가문에 입성한다. 그러나 '퀸터스' 마저 '메셀라'에게 해를 당하자 '벤허'는 복수를 위한 죽음의 질주, 전차경주에 나선다.

뮤지컬 ‘벤허’는 그 이름에서 영화 ‘벤허’를 떠올리게 하는데 그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충분한 서사가 펼쳐지고, 서정적이면서 강렬한 넘버들이 러닝타임을 가득 채운다. 특히 대형 뮤지컬 무대로 만끽할 수 있는 화려한 볼거리가 쉴 새 없이 이어지는데, 로마의 경기장 콜로세움 외벽이 무대 전체를 덮을 때는 간접적으로나마 그의 장엄한 위용을 느끼게 하고 무대 전면부에 위치한 스크린과 함선 내부가 결합된 장면은 실제 바다 위에 떠 있는 함선의 내부를 들여다보는 착시 효과를 만들어낸다.

다만 ‘벤허’ 최고의 명장면으로 꼽히는 전차신은 놀라운 비주얼로 탄생한 말과 전차가 등장하는 데 반해 박진감은 다소 떨어진다. 실상 수 마리의 말들이 무대 위를 달릴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는데 혹시 재연이 가능하다면, 현재의 구성에서 속도감을 좀 더 높이고 전차의 간격이 붙었다 떨어졌다 하는 정도의 기능을 보강해 간격이 붙었을 때 바퀴에 스파크가 튀는 효과가 더해진다면 보다 긴장감을 끌어올릴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현재는 바깥쪽 ‘벤허’가 탄 마차에 그나마도 바깥쪽 바퀴에 불꽃이 이는 모습이어서 잠깐의 헛웃음을 자아냈지만 전면에 위치한 객석을 향한 배려라고 이해한다면 충분히 납득할 수준이다.

뮤지컬로 탄생한 ‘벤허’의 가장 큰 자랑이라면 단연 앙상블이다. 특히 2막의 오프닝을 장식한 남성 앙상블의 파워풀한 군무는 보는 이들로 하여금 완벽한 카타르시스를 만들어낸다. 스트릿, 아크로바틱, 밸리, 현대무용 등 다양한 장르가 결합된 안무가 흡사 클래식 발레의 군무를 연상케 할 정도의 놀라운 합으로 펼쳐진다. 팔, 다리의 각도에서부터 움직임의 속도까지 세상 이런 칼군무가 없다. 객석에서는 자동 물개박수가 터져 나온다. 이 장면 하나만으로도 뮤지컬 ‘벤허’의 재 관람 욕구를 가지기에 충분하다.

기자가 공연을 관람한 지난 9월 29일 무대는 유준상, 박민성, 안시하, 남경읍, 서지영, 김상기, 이정수 등이 열연했다. 유준상은 ‘유다 벤허’에 모자람이 없는 연기와 카리스마로 극 전체를 장악한다. 또한 안시하의 ‘에스더’는 차라리 그의 노예이기를 자처하는 애틋한 감정을 오롯이 보여준다. 그녀의 메조 소프라노 톤의 안정감 있는 목소리는 이 '에스더' 역할에 실로 금상첨화다. 대사는 물론 넘버 소화력도 매우 훌륭하다. 박민성의 ‘메셀라’는 유준상과의 카리스마 대결에서 쫀쫀한 긴장감을 형성한다. 뮤지컬 배우 1세대로 통하는 남경읍은 노련한 연기로 대장부 '퀸터스'의 매력을 뽐내고 현재 JTBC ‘팬텀싱어2’에 출연 중인 이정수가 분한 ‘빌라도’는 싱어 이정수가 아닌 배우 이정수의 진면모를 엿볼 수 있었다.

그와 더불어, 뮤지컬 '벤허'는 다른 대형 작품들에 비해 배우들의 위치가 대체로 객석 바로 앞쪽에 포진해 있다. 세트의 위치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그로인해 흡사 소, 중극장 작품을 관람하듯 배우들의 연기가 보다 생생하게 전달된다. 무대를 향한 주목도가 자연히 올라가면서 보다 집중한 관람을 가능하게 하는 점 역시 뮤지컬 '벤허'의 큰 장점 중 하나다.

이렇듯 뮤지컬 ‘벤허’는 대형 뮤지컬로써의 보는 재미, 듣는 재미와 함께 이미 검증된 스토리로 웰메이드의 요소를 두루 갖추고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최장 열흘의 추석연휴 사이 가족들과 함께할 작품으로도 적극 추천할 수 있겠다. 현재 뮤지컬 ‘벤허’는 추석연휴기간 사이 할인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기도 하다.

한편, 창작뮤지컬 ‘벤허’는 오는 10월 29일까지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사진제공=㈜뉴컨텐츠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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