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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진단] '팬텀싱어2' 시청률 4% 육박에 '무잼'의 아이러니

  • 입력 2017.10.01 09:19
  • 기자명 이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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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크로스오버 남성 4중창단 결성을 위한 서바이벌 JTBC ‘팬텀싱어2’가 어느새 4중창 대결이 시작됐지만 4%대에 육박하는 시청률에도 불구하고 체감온도는 시즌1에 미치지 못하는 모양새다.

지난 8월 11일, 6개월 만에 돌아온 JTBC ‘팬텀싱어2’는 첫 방송에서 단숨에 3.136%(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이하 동일)의 시청률을 기록했고, 이어진 2회에서는 4.038%의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시즌1에서 큰 성공을 거둔 크로스오버 음악 열풍을 재차 이어가는 듯했다. 그러나 3회에서 3.699%로 떨어졌다가 지난 22일 방송된 7회까지 3.926%를 기록하면서 마침내 4%대를 다시 회복하는가 싶더니 29일 방송된 8회는 다시 하락해 3.821%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4%대 근처에서 오름과 내림을 반복한 채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특히, 지난 7회부터는 본격 트리오 대결이 시작됐음에도 6회(3.860%) 대비 0.066%P를 끌어올리는데 그쳤다. 실상 0.1%P에도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이는 지난 시즌1이 본격 트리오 대결을 시작한 7회가 6회(2.537%) 대비 0.506%P를 끌어올려 3.043%의 시청률을 기록한 점에 비해서도 큰 차이를 보인다. 8회가 연말 스페셜 에디션으로 대체되고 드디어 4중창이 시작된 9회는 1.371%P가 껑충 뛰어올라 4.414%의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마침내 ‘고퀄리티 대박 오디션’의 명성을 성적으로 입증해낸 바 있다. 그러나 이번 ‘팬텀싱어2’의 4중창의 시작은 오히려 시청률 하락을 맞았다. 문제가 무엇일까.

#. 축소된 포맷 & 예능의 부재.

‘팬텀싱어2’에서는 좀처럼 예능적 재미를 찾아볼 수 없다. 이처럼 긴장감 없는 오디션이 또 있을까 싶은 정도다. 시즌1과의 비교만 보더라도 가장 뚜렷한 차이는 포맷에 있다. 시즌1에서는 1;1 라이벌 대결과 듀엣 맞대결에서 프로듀서를 포함한 연예인 심사위원들이 참여했다. 뮤지션, 가수, 방송인들까지 고른 성향을 가진 이 심사위원들은 출연자들의 무대에 따라 자연스럽게 감탄을 쏟아냈다. 이는 시청자들로 하여금 내가 받는 감동을 다른 이도 충분히 같이 느끼고 있다는 동질감과 흥분을 만들어낸다. 이 시즌의 MC를 맡은 전현무, 김희철이 무대 뒤에서 촐싹대는 감탄사를 연발하는 모습까지도 그에 한몫을 했다. 물론 경연과 맞지 않는 진행이 노출될 때는 시청자들의 쓴 소리도 따랐지만 이들의 진행이 시청자들의 감동을 대변하고 예능적 재미를 추가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현재 ‘팬텀싱어2’ 전현무의 진행은 흡사 정식 콩쿠르를 보는 듯하다. 깔끔하고 차분하지만 그 뿐이다.

또한 최고의 긴장감이 감돌아야 할 심사결과 오픈에서도 시즌1에서는 프로듀서들의 선택이 한 명씩 노출되는 사이 무대를 꾸민 출연자, 그를 지켜본 경쟁자들의 속마음, 결과발표를 받아 든 출연자들의 이야기와 그 뒷모습, 프로듀서들의 생생한 후 평가 등을 제법 다양하게 보여주면서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감을 느낄 수 있었지만 이번 ‘팬텀싱어2’에서는 무대가 끝나면 전체 결과를 한 번에 보여준다. 이후 프로듀서들의 평이 몇 마디 이어지면 ‘자 다음 순서’로 넘어간다. 화면 구성 자체가 단조로우니 딱히 긴장감을 형성하기 어려운 구조다. 또한 탈락자들의 무대나 뒷이야기가 너무도 축소되어 있다는 점도 아쉬움을 남긴다.

#. 다이내믹이 빠진 음악. 좋은 소리도 한 두 번이다.

‘팬텀싱어2’가 시즌1과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지점은 바로 음악 자체다. 유학파, 세계적인 오페라 스타 등 실력자들이 대거 출연했지만 이들의 음악에는 다이내믹이 빠져있다. 평범한 연구원 강형호가 고군분투할 뿐, 시즌1에서의 이준환, 곽동현으로 대표되는 센세이션한 무대를 찾아보기 힘들다.

당시 중학생이었던 이준환의 소리는 신비로울 정도의 몽환적인 분위기를 뽐내며 카운터테너의 아름다움을 새롭게 시청자들에게 각인시켰다. 대중가수로 유일하게 파이널까지 진출한 록커 곽동현은 매 무대마다 전문 테너보다도 고음역대의 화음을 소화하면서 클래식과 록이 만난 크로스오버 음악의 진수를 만들어냈다. 그러한 각 두 사람의 포진은 비슷한 분위기의 무대가 반복되는 듯한 피로감을 덜어주는 동시에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더욱 끌어당기는 효과를 내기에 충분했다.

이번 ‘팬텀싱어2’가 분명 좋은 무대를 보여주고 있음에도 어딘지 2% 부족한 느낌이 지속되는 것이 바로 그러한 다이내믹함이 빠져있기 때문이다. 비단 이준환, 곽동현과 같은 참가자가 없어서라기보다 모범답안과도 같은 무대가 주를 이루고 있어서다. 특히 남성 4중창단을 뽑는 미션인 만큼 화음이 쌓일수록 시청자들은 더욱 강렬한 무대를 기대하지만 강형호의 솔로 ‘오페라의 유령’의 ‘The Phantom of the Opera’가 아직까지도 시즌2의 레전드 무대로 꼽히고, ‘라일락’팀의 이정수, 임정모, 정필립이 ‘룩 인사이드(Look Inside)' 무대로 ‘꼴찌의 반란’을 이끌어낸 정도가 현재까지 최고의 화제성이라는 것은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 안정적인 사운드, 그러나.

이번 ‘팬텀싱어2’는 지난 제작발표회에서 프로듀서들이 누차 전한 이야기만큼이나 사운드에 상당한 심혈을 기울이고 있음을 방송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는데, ‘팬텀싱어2’의 전체적인 사운드는 풍성하면서도 포근한 소리를 자랑한다. 그러나 오히려 이 부분에서 생동감은 빈약해졌다. 흡사 볼륨을 확 줄인 듯 답답해서 오히려 연습에서의 소리가 시원한 느낌을 준다. 가뜩이나 이번 시즌에서는 중저음의 매력을 가진 출연자의 수가 보다 많아 그들의 무대 자체에서도 시원한 느낌을 주지 못하고 있는데, 이는 반대로 ‘나는 가수다’가 고음 대결이냐는 핀잔에도 불구하고 많은 대중이 그에 열광했던 이유이기도 해서 이 상태가 지속된다면 ‘팬텀싱어2’에서는 일반 시청자가 기대하는 ‘포텐’을 바라기 어려운 실정이다. 적어도 프로듀서들의 기대평보다는 출연자들의 무대가 볼륨이 더 크고 또렷한 소리가 들려야 할 것이 아닌가. 또한 듀엣 대결에서 강형호는 "마지막 터지는 부분에서 음이탈이 좀 심하게 났던 것 같다. 순간 머리가 하얘졌다."며 자책했지만 무대 방송분에서는 한 구간에서 음이 짧게 끊어진 정도 이상의 큰 실수는 보이지 않았다. 한 번의 무대로 합격과 탈락이 결정되는 오디션에서 합격자의 무대에 오토 튜너의 힘을 빌렸다는 것을 제작진이 스스로 노출한 셈이 됐다. 그것이 아니라면 재촬영 분으로 방송을 탔다는 것인데 둘 중 어느 경우여도 이는 안정적인 사운드의 구현을 넘어 진정성에서도 의문을 제기할 수 있는 부분이다.

#. ‘팬텀싱어’ 반드시 4인이 아니어도 되나.

‘팬텀싱어’ 시즌1이 성공한 또 다른 이유에는 출연자들에게서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각오가 엿보였기 때문이다. 십 수 년 음악을 위해 달려왔지만 좀처럼 기회가 마땅치 않던 유망한 젊은이들이 서바이벌이라는 환경 속에서도 우정을 쌓으며 동시에 ‘팬텀싱어’라는 타이틀을 얻기 위해 죽기 살기로 매진하는 모습은 그를 지켜보는 이들의 열렬한 응원을 만들어냈다. 그러한 결과는 ‘포르테 디 콰트로’가 최종 ‘팬텀싱어’로 결정되었음에도 파이널 진출자 12인의 싱어들이 각자의 팬덤을 유지하며 현재까지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그러나 이러한 선례가 있기 때문일까 시즌2는 무엇보다 ‘안정’이 최우선인 모양새다. ‘팬텀싱어’는 본선 32인에서 4인의 3팀이 남아 우승팀을 가린다. 출연자들 역시 12인이 파이널에 오를 것이라는 것을 알고, 파이널에서의 순위는 실상 무의미하다는 것을 안다. 이는 천양지차의 환경이다. 시즌1이 보다 치열한 분위기가 형성될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은 탈락과 부활, 재편이 반복될 수 있음을 모른 채 시작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시즌2 출연자들에게서도 드디어 남다른 각오가 본격 엿보이기 시작했으나 코앞에 4중창을 만나고부터다. 늦어도 한참 늦었다.

‘팬텀싱어2’는 이제 대미를 장식할 4중창 대결과 함께 하이라이트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단지 시청률 4%에 만족할 것인가. 방송사 JTBC 자체의 인지도가 탄핵정국 앞뒤로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다. 현재의 4%의 시청률을 대박이라고 쉽게 말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결국 ‘팬텀싱어2’의 성패는 방송 이후에 판가름이 날 것이다. 과연 그들의 각자의 무대에서도 시즌1과 같은 관객동원에 성공할 수 있을까. 결국 ‘팬텀싱어’라는 방송 자체가 그를 위함이라는 취지를 증명하고 싶다면 제작진은 프로그램 자체에서 그들이 실로 피 튀기는 서바이벌을 뚫고 선발된 이들이라는 것을 부각해줄 필요가 있다.

훌륭한 실력에도 불구하고 4중창 앞에서 고배를 마신 조민웅이 화제가 되는 것은 조민웅 특유의 에티튜드에 대한 호불호와는 별개로 조민웅 만큼 시청자들에게 색다른 매력을 어필한 참가자를 찾기 어렵다는 실정을 반증하는 현상으로 볼 수 있다. 이는 분명 제작진의 오류다. 보다 많은 출연자들에게서 다양한 매력을 어필했어야 한다. ‘팬텀싱어’가 특정 오디션의 녹화방송이 아니지 않은가.

이제 결승이 가까운 만큼 시청률은 보다 오를 수 있다. 그러나 예능으로써의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서는 '팬텀싱어2'는 ‘무잼’의 오명을 벗기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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