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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시대정신을 현대에 되물어보는 가슴 벅찬 영화! <남한산성>

  • 입력 2017.09.26 01:42
  • 기자명 남궁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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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남궁선정 기자]

2007년 출간 이래 70만부 판매, 제15회 대산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는 김훈 작가의 소설 [남한산성]을 원작으로 한 황동혁 감독이 연출한 영화 <남한산성>은 1636년 인조 14년 병자호란, 나아갈 곳도 물러설 곳도 없는 고립무원의 남한산성 속 조선의 운명이 걸린 가장 치열한 47일간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청의 굴욕적인 제안에 화친(나라와 나라 사이에 다툼 없이 가까이 지냄)과 척화(화친하자는 논의를 배척함)로 나뉘어 첨예하게 맞서는 조정, 참담하게 생존을 모색했던 낱낱의 기록을 담은 <남한산성>은 나라와 백성을 위하는 마음은 같았으나 이를 지키고자 했던 신념이 달랐던 두 신하를 중심으로 한 팽팽한 구도 속 영화적 상상력을 더해 한층 드라마틱하게 완성되었다.
 

청의 대군이 공격해오자 임금과 조정은 적을 피해 남한산성으로 숨어든다. 추위와 굶주림, 절대적인 군사적 열세 속 청군에 완전히 포위된 상황, 대신들의 의견 또한 첨예하게 맞선다. 순간의 치욕을 견디고 나라와 백성을 지켜야 한다는 이조판서 ‘최명길’(이병헌)과 청의 치욕스런 공격에 끝까지 맞서 싸워 대의를 지켜야 한다는 예조판서 ‘김상헌’(김윤석). 그 사이에서 ‘인조’(박해일)의 번민은 깊어지고, 청의 무리한 요구와 압박은 더욱 거세지기만 한다.

영화 <남한산성>은 두 충신인 이조판서 최명길과 예조판서 김상헌이 국가 안위에 대해 첨예하게 대립하는 지점으로부터 모든 드라마가 시작한다. 무슨 일이 있더라도 조선의 땅과 백성, 임금을 살리고자 하는 예조판서는 화친을 주장하고, 대의와 명분을 중요하게 여기지만 이 또한 나라를 위하고 살리는 일이기에 척화를 주장하는 두 세력은 누구하나 잘못됐다고 말하기 어려운 대립을 이어간다.
 

궁을 떠나 강화도로 피난을 가던 중, 길이 얼어 강화도까지 도착하지 못하고 남한산성에 작은 조정을 만든 임금과 신하는 압박해오는 청의 요구에 끊이지 않는 설왕설래를 한다.

왕이 된 명분이 약한 인조는 최명길과 김상헌의 각기 다른 주장에도 어느 한쪽의 편을 들어 들어주기 보다는 한번은 김상헌의 말을 듣다가 또 다른 한번은 최명길의 말을 듣다가 우왕좌왕 백성과 나라를 살펴야 할 지도자로서 유약한 모습을 보인다.

<남한산성>은 380여년이 흐른 과거의 역사지만 21세기 현재와 그닥 다르지 않은 시대적 상황을 대변한다. 마치 역사의 시대정신을 되물어 현대의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국민들에게 나라의 지도자와 위정자들이 어찌해야 할지를 묻는 듯하다.
 

영화 속 자신들의 대의와 명분만을 주장하는 조선시대 사대부들이 최첨단 도시에서 살아가는 위정자들과 별반 다르지 않게 다가오는 것은 한반도를 둘러싼 지정학적 위기로 인한 시대적 이유가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나라에 일어난 난으로 인해 백성들은 굶주림과 추위로 삶의 위기를 겪고 있는데, 위정자들의 걱정은 왕실과 사대부의 평판에 신경을 쓰느라 정작 자신들이 섬겨야 할 백성들을 돌보지 못한다.

영화 <남한산성>은 관객들에게 최명길로 대변되는 화친과 김상헌으로 대변되는 척화 중 어느 것이 옳은 것이다라는 해답은 주지 않는다. 둘 모두 자신들의 논리가 옳곧게 나라와 백성을 위하는 길임을 전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두 인물을 연기한 이병헌과 김윤석은 긴 대사로 인물을 설득력있게 표현하는 카리스마를 발휘하며 관객들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는다. 두 배우로부터 시작된 드라마는 두 배우의 끝이 다름을 비추면서 영화를 보는 관객들을 깊은 사색에 빠지게 만든다.

<남한산성>은 지금 이시기에 다시 한번 나라와 백성을 생각해보는 뜻깊은 영화로 관객들에게 벅찬 감동을 선사한다. “서로 다른 신념으로 맞선 두 신하. 최명길과 김상헌이 나누었던 대화와 그들이 했던 고민들을 지금 다시 한번 되짚어 보는 기회를 만들고 싶었다”고 전한 황동혁 감독은 <남한산성>을 흡인력 있는 스토리로 완성해 묵직한 여운과 감동을 전한다. 역사의 시대정신을 현대에 되물어보는 가슴 벅찬 영화 <남한산성>은 10월 3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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