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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스테이지] 연극 '장수상회' 신구-손숙-김지숙, 노장의 이름이 주는 신뢰

  • 입력 2017.09.20 09:11
  • 기자명 이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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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배우 신구, 손숙, 김지숙 등, 그야먈로 믿고 보는 '연기의 神' 노장배우들이 연극 ‘장수상회’를 통해 관객들과 만난다. 따뜻하고 순수한 노년의 사랑이야기가 명 연기의 향연으로 더없이 가슴 뭉클한 감동을 자아낸다. 

19일 오후, 서울 중구에 위치한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연극 '장수상회(연출 위성신)'의 프레스콜이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배우 신구, 손숙, 김지숙, 이원재, 윤영민, 고애리, 이아영, 이윤수, 이서환, 김태향, 구옥분, 강하나 등이 참석해 작품의 하이라이트 시연에 이어 작품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연극 ‘장수상회’는 동명의 영화원작을 연극무대로 옮겼다. 까칠한 노신사 ‘김성칠’과 소녀 같은 꽃집 여인 ‘임금님’의 가슴 따뜻한 사랑 이야기를 그린다. 사랑 앞에서는 나이를 불문하고 소년, 소녀가 되는 연애 초보들의 설렘 가득한 모습을 통해 영화보다 더 큰 사랑과 감동을 선사한다. ‘김성칠’ 역에는 배우 신구가 분하고, ‘임금님’ 역에는 배우 손숙과 김지숙이 동반 출격한다. 수십 년 연기활동을 해온 노장배우들에게서는 이름만으로도 작품에 신뢰를 갖게 하기에 충분했다.

이날 신구는 먼저 ‘장수상회’의 출연 소감으로 “모든 작품마다 특성이 있고 매력이 있는데 이 작품에서 김성칠은 과거를 잊은 인물이다. 과거의 잔상들은 있지만 가족들도 인지를 못하는 상황인데, 물론 노년의 사랑도 있지만 그런 김성칠의 기억을 회복시키기 위해 온 가족이 애쓰는 따뜻한 이야기다. 헌데 또 임금님은 불치의 병을 앓고 있어서 더 애잔한 마음이 든다.”고 전했다.

이어 화제성이 강항 TV출연을 뒤로하고 최근 연극무대에서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이유에 대해서는 “우리 나이쯤 되면 연어가 바다에 나갔다가 다시 개천으로 돌아오는 것 같다는 말들을 하는데 그런 것보다도 동안에는 TV쪽에 끌려 다니느냐고 잘 못했다가 어쩌다 시간이 나면 연극을 했는데 말년이 되니까 더 애착이 생기고 애정이 생기더라. 가능한 한 연극과 더 가까이 지내보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작품은 70대 노부부의 사랑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에 출연하는 배우들은 현실에서도 70대에 사랑이 가능하다고 여길까. 먼저 손숙은 “전에는 70대에 무슨 사량이야? 그랬는데 작품을 하면서 숨이 붙어 있는 한 가능하다는 생각이 들더라. 이번 작품은 사랑이야기라기보다 가족들의 이야기여서 만약 실제 남편이 그렇다면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결국 마지막에 돌아갈 곳은 가족밖에 없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고 이어 신구 역시 “이하동문이다. 당연히 가능하다.”며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손숙은 이번 작품에 출연하게 된 남다른 계기를 털어놓기도 했다. “사실 나는 이번 작품에 뒤늦게 합류했다. 어느 날 신구 선생님에게서 전화가 와서 작품을 같이 하자고 하시더라. 어떤 작품인지도 모르는 채 일단 하겠다고 했다. 헌데 작품에 들어와 보니 작품이 또 정말 좋더라. 선생님이 하자시면 무조건 한다. 신구라는 배우가 주는 믿음, 신구 선생님이 배우와 배우 간에 주는 믿음이 굉장히 강하다. 아마 선후배 배우들을 통틀어 가장 열심히 하시고 가장 열정적으로 연기하시는 분이라고 말할 수 있다. 앞으로도 선생님께서 같이 하자시면 작품을 보지 않고도 할 것 같다. 이제는 나이가 들어서 솔직히 작품을 많이 안 따진다. 단역이라도 하자면 할 것.”이라며 신구에 대한 최고의 신뢰를 드러냄과 동시에 연극무대에 대한 남다른 소회를 전하기도 했다.

그런 두 배우의 호흡은 오랜 연기활동 중에 수차례 호흡을 맞추면서 단단히 다져졌다. 이번 작품이 연극 '아버지와 나와 홍매', '3월의 눈'에 이어 부부호흡만 세 번째다. 특히 이 작품들 모두 ‘장수상회’가 공연되는 국립극장에서 공연된 작품들이기도 하다. 전작들과 이번 작품에서는 또 어떤 차이를 만날 수 있을까.

이에 손숙은 “신구 선생님과 나는 원래 국립극단 단원출신이어서 사실 우리의 젊음을 여기 묻은 것과 같이 아주 각별하다.”며 “‘홍매’ 때는 선생님이 너무 심부름을 시켜서 마루를 오르락내리락, 이불을 펴라, 덮어라, 아주 고생을 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꽃집 사장이니까 좀 예쁘게 나오기도 해서 굉장히 즐겁다. 개인적으로는 ‘홍매’가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고, 당시에 신구 선생님과 호흡도 정말 좋았었다.”고 밝혔다. 여기에 신구는 “대동소이(大同小異)한 느낌”이라고 화답하기도.

김지숙은 이번 작품으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노년의 삶은 연기하게 됐다. 이에 “실제로는 결혼을 안 했는데 이 작품을 통해서 벌써 네 번을 결혼했다. 깊고 아름답게 잘 살아낸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는 나의 삶에 가장 큰 믿 거름이 된, 큰 힘이 된 작품이라는 생각을 한다.”며 “처음으로 노년의 연기에 도전했는데 그 전까지는 좀 젊고 과격하거나 개성이 강한 작품만 하다가 이 작품이 과연 나한테 맞을까 했는데, 우리 부모님을 생각하면서 작품을 했다. 사람의 평생이 죽을 때까지 가족을 통해 만나게 되는 희로애락이 견디기 어려운 것일 수도 있지만 가족과 더불어 견디고 나아가고 또 가족과 함께 마감한다는, 그 어떤 작품보다 깊은 울임을 얻게 됐다.”는 소감을 전했다.

또, 김지숙은 신구와 ‘장수상회’로 초연에 이어 재연까지 함께 호흡하게 되면서 남다른 소회를 덧붙였다. “신구 선생님에 대한 개인적인 칭송은 차치하더라도 선생님의 작품에 임하는 자세나 무대에서의 아우라를 보면서, 나도 그동안 나름 꽤 했다고 생각했는데 갈 때(생을 마감할 때)까지 끝난 게 아니구나, 그런 생각이 새롭게 들었다. 신구 선생님을 통해 ‘장수상회’가 완성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선배배우를 향한 최고의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끝으로 손숙은 “이번 작품은 특히 가족들이 다 같이 오시면 좋겠다. 자식은 자식의 입장에서, 남편은 남편의 입장에서 작품을 보시면 앞으로 가족이 함께 살아가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추석 연휴에 많이들 오시면 좋겠다.”고 전했다.

수십 년의 세월이 켜켜이 쌓인 노장배우들의 신뢰는 작품을 통해 여실히 드러난다. 특히 신구는 공연기간 중 원 캐스트로 나서는데, 작품의 하이라이트 시연에서는 까칠하면서 목청도 짱짱한 할아버지를 천연덕스럽게 연기한 반면 이후 질의응답에 나서서는 마이크에 대고 이야기하는 사회자의 질문을 빠르게 알아차리지 못해 손숙과 김지숙이 곁에서 도움을 줬고 포토타임에 나설 때는 후배배우의 손을 잡고 등장하기도 했다. 앞서 대사의 토씨 하나, 돌아서는 표정 하나까지도 놓치지 않던 그 배우가 맞는가 싶을 정도였다. 신체는 노후했을지언정 무대에서만큼은 빛나는 연기를 보여주는 노장 배우의 열정에 절로 숙연해지는 순간이었다.

'연기 神'들이 선사하는 가슴 따뜻한 사랑, 그리고 가족애를 그릴 연극 '장수상회', 추석 연휴 가족과 함께할 ‘머스트’ 작품으로 적극 추천하는 바이다.

한편, 연극 ‘장수상회’는 오는 10월 8일까지 서울 중구에 위치한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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