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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박민영, "나를 깨는 도전.. 딱 '7왕비' 만큼 연기하고 파"

  • 입력 2017.08.18 11:34
  • 기자명 이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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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드라마 ‘7일의 왕비’ 종영으로 만난 배우 박민영의 인터뷰, 전편에 이어.

바쁜 생방 촬영, 무더운 환경적인 요인에 연기적인 고민도 큰 작품이었던 듯하다. 체력적으로 힘들진 않던가.

“이번에 정말 홍삼을 매일 챙겨먹었는데 그래도 효과가 있더라고요(웃음). 그리고 제가 평소엔 비리비리한데 절대 쓰러지지 않는, 가늘고 길게 가는 체력의 소유자에요. 스태프들이 제발 한 번만 쓰러지라고, 그 덕에 좀 쉬자고 한 번만 링거 좀 맞자고 하는데 저는 지금까지 그런 적은 한 번도 없었어요. 이번 촬영은 특히 심리적으로는 정말 편한 상태에서 찍었는지 부담은 없었던 것 같아요. 물론 더위가 가장 큰 적이긴 했죠. 한번은, 석고대죄 할 때 하루 종일 뜨거운 바닥에 엎드려 있다 보니까 순간 눈앞이 하얗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잠깐 물 좀 마실게요, 하고 물 한 모금 마셨더니 순간 돌아오더라고요. 그래서 또 바로 찍었어요(웃음).”

아역배우에서 바통을 이어받았는데, 아역배우들의 연기를 모니터 하기도 했을까.

“그럼요. 한번은 겨울에 강물에 들어가는 촬영이 있었는데, 어른들도 너무 차가워서 덜덜 떨 정도의 얼음물이었는데도 추운 내색을 하나도 안 하더라고요. 제 촬영이 있을 때는 꼭 가서 보고 편집실에서 가서도 보고 그러면서 제 연기를 잡아갔어요. 그 친구의 표정의 작은 습관이나 그런 부분을 찾고 이후에 제 촬영에 들어갔죠. 그리고 처음에 제가 준비한 사투리가 있었는데 그 친구가 구사한 사투리와 달라서 그 친구의 사투리로 많이 가기도 했고요.”

최근 중국에서 드라마 두 편에 참여하기도 했다. 중국에서의 촬영환경과 국내 환경의 차이가 있다면.

“장비나 현장의 열정이나 그런 부분에서는 많이 평준화가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중국 촬영에서 가장 좋은 부분은 기본적으로 9시간 정도를 잘 수 있도록 해주는 게 정말 감동적이었어요. 한 번은 촬영이 좀 지연돼서 5시간 정도 잘 수 있게 됐는데 그걸 정말 미안해하시더라고요. 우리나라에서 5시간이면 남자배우들은 오늘 시간 많다고 회식하는 정도거든요(웃음). 그리고 촬영동선을 맞출 때도 우리는 직접 배우가 하는데 중국에서는 리허설 배우가 따로 있어서 그 분들이 하시는 걸 모니터를 보면서 숙지하고 배우는 딱 그렇게만 연기하면 돼요. 처음엔 모르고 제가 직접 하려고 하니까 힘 빼지 말라고 화장 망가진다고 하시더라고요. 다만 연기를 할 때는 상대와 다른 언어를 쓰다보니까 말에 액션을 맞추기가 어려워서, 그래서 중국어를 공부하게 됐어요. 처음엔 준비가 덜 된 상태로 갔다가 촬영이 끝나면 샤워만 하고 바로 과외를 하는 식이었어요. 적어도 대사의 뜻이라도 미리 알고 가야 리액션이 나올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그랬더니 확실히 연기하기가 편해지더라고요. 해서 두 번째 갈 때는 중국어 공부를 좀 하고 갔죠. 확실히 말을 알고 연기하는 것이 정말 편해지더라고요. 그리고 원래 언어를 배우는 걸 좋아하기도 하고요.”

데뷔였던 ‘하이킥’과 ‘7일의 왕비’를 지난 배우 박민영은 무엇이 달라졌을까.

“처음 시작할 때는, 스무 살에 일을 시작해서 스물일곱에 결혼을 하고,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서른둘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을 안 했던 것 같거든요. 서른둘에 이렇게 연기를 사랑하게 될 줄도 몰랐고요. 사실 저는 되게 운이 좋게, 순조롭게 잘 풀려서 학교를 가거나 소속사를 들어가거나 그런 모든 부분에서 저의 능력보다 훨씬 많은 것을 받았다는 생각이 있어요. 그래서인지 스무 살 때는 간절함이 덜 했던 것 같기도 하고, 나는 뭔가 좀 덜한 것 같은데 사람들은 왜 나를 많이 사랑해주지? 그래도 되나? 그거면 되나? 했는데 그 사이 조금씩 실패도 하고 충격을 받으면서 그것이 아니라는 것을 느끼게 되고 지금은 그 어느 때보나 연기를 사랑하게 된 거 같아요. 특히 이번 ‘7일의 왕비’가 개인적으로 연기 갈증이 극심했을 때 만난 작품이거든요. ‘저도 밝고 씩씩한 캔디 말고 다른 것도 잘 할 수 있어요’라고 신문고라도 두드리고 싶은데 그런 기회가 없었어요. 그런 저를 좀 깨고 싶었고, 치열하게 연기하고 싶었던 부분을 이번 작품이 채워줬고 배우로서 많이 떨어져있던 자존감도 많이 올라갔고요. 뭔가 진짜 연기의 맛을 느끼게 되고 그래서 더 연기가 하고 싶고, 해서 서른두 살에 가장 연기를 애정하게 된 지금 이 마음을 앞으로도 계속 가져가고 싶어요. 평생 이렇게 치열하게 연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그렇게 지나온 20대, 연기의 참맛을 알게 된 서른 둘. 배우 박민영의 자가진단이라면.

“일단 박민영 하면 밝고 씩씩한 ‘캔디’로 인식된 이미지가 있는데, 그걸로 큰 사랑도 받았고 그래서 많이 찾아주시기도 하지만 저로서는 다른 도전의 기회가 멀어지고 또 연기에서도 자기복제가 이어지게 되는 것 같더라고요. 사실 연기적인 비난을 받을 때가 가장 두려운데, 저도 그렇게 느낀다면 시청자들은 당연히 그렇게 느끼시지 않을까. 시청률도 마찬가지예요. 시청률이 좋으면 다음에 저를 찾아주시는 기회가 많아지고 사기가 올라가는 건 맞지만 배우로서는 또 다른 이야기인 것 같아요. 그 중에 ‘리멤버’ 때 제 정체성을 많이 잃어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해서 이제는 진짜로 저를 좀 깨는 연기를 하고 싶어요. 이번에 많이 울었으니까 다음엔 많이 웃었으면 좋겠고, 완전 비극을 했으니까 로맨틱코미디를 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고요. 작품 중 로맨스를 안 해본 건 아닌데 아예 로맨틱코미디를 내세운 작품은 아직 한 번도 안 해봐서 그건 좀 해보고 싶더라고요. 그리고 영화도 정말 하고 싶어서 회사에 영화는 작은 역할이라도 하겠다고 말씀도 드린 상태예요.”

결혼 적령기의 나이이기도 하다. 결혼에 관한 생각은 어떨까.

“저는 아직 결혼은 좀 먼 얘기 같아서 결혼에 관한 질문을 받으면 낯설어요. 아직 피부로 느끼는 나이는 아닌가 봐요. 연기하는 친구들은 나무래도 좀 늦게 하는 편이기도 하고요. 3-4년 정도 후라면 아마 생각해볼만 할 것 같아요, 라고 얘기할 것 같은데. 저는 사랑이 먼저일 때 결혼하고 싶거든요. 결혼 후에는 육아나 결혼생활에 집중하고 싶은 마음이 있기도 하고요. 다만 지금은 일이 우선이기 때문에 아직 결혼에 별다른 생각은 없고요. 그리고 가족들도 아직은 보내기 싫은 마음이신 것 같고요(웃음).”

이동건-조윤희 부부의 결혼식에 축가라도 해야 하지 않겠나.

“저는 뭐 언제든 마음의 준비는 되어 있습니다만 성당에서 경건하게 하신다고. 거기서 춤추고 노래하면 진짜 민폐 될까봐(웃음). 다만 저를 필요로 하신다면 저는 언제든 참여할 의사가 있습니다.”

끝으로, 배우 박민영의 30대에는 또 어떤 수식어를 가지고 싶을까.

“저는, 최근에 흔히 쓰이는 말이긴 하지만 ‘대체불가 여배우’, ‘믿고 보는 배우’ 라는 말이 정말 좋더라고요. 어떤 작품을 하게 되든 그런 말씀을 들을 수 있으면 좋겠어요. 요즘 대중들의 기호가 빠르게 변하는 것도 알고, 자칫 한 번에 엄청난 비난이 쏟아지는 것도 알지만 최대한 지금만큼만 최선을 다해서, 지금 ‘7일의 왕비’ 만큼만 최대한 열심히 해서 그렇게 꾸준하게, 대체 불가한 여배우로 30대를 보낼 수 있으면 좋겠다, 그런 생각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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