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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 현장] 연극 '타지마할의 근위병', 뉴욕 초연의 감동 그대로 (종합)

  • 입력 2017.08.10 12:08
  • 기자명 이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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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문제적 화제작 연극 ‘타지마할의 근위병’이 마침내 대학로에 안착했다.

연극 ‘타지마할의 근위병’은 ‘바그다드 동물원의 뱅갈 호랑이’로 퓰리처상 후보에 오른 작가 라지프 조셉의 2015년 6월 뉴욕 초연작이다. 초연 당시, 한 달 남짓한 기간 동안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평단과 관객들의 찬사를 한 몸에 받았다. ‘타지마할의 근위병’은 타지마할 궁전을 배경으로 예기치 않은 충격적인 전개 속에 삶의 가치, 우정, 아름다움에 대한 본질적인 의미를 이야기한다.

9일 오후, 서울 대학로에 위치한 대명문화공장 2관에서 연극 '타지마할의 근위병' 프레스콜이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프로듀서 박용호, 연출 이종석, 대명문화공장 총괄프로듀서 최정길을 비롯해 출연진에 김종구, 조성윤, 최재림, 이상이가 함석해 작품 하이라이트를 시연하고 이후 취재진과의 질의응답에 나섰다.

제작진은 무엇보다 초연 ‘타지마할의 근위병’을 최대한 구현했다고 밝혔다. 배우들 역시 대사의 토씨 하나까지도 대본에 따라 연기하고 있다고. 특히 극중 근위병 휴마윤과 바불이 평범하기 그지없는 일상 중 충격적인 사건에 관련되면서 걷잡을 수 없는 갈등으로 이어지는데 형벌로 손목이 잘리거나 대량의 피가 뿌려지는 모습이 무대 위에서 직접 연출된다.

이에 이종석 연출은 “이 공연은 무대부터 조명까지 초연 창작자들의 느낌이 많이 들어가 있다. 우리 무대를 준비하면서도 뉴욕의 창작자들과 많은 상의를 거쳤다. 무대 위에 피가 뿌려지는 모습이 어떻게 나올지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일단 무대 뒤에서는 600리터의 양을 준비하고 무대 위에는 약 200리터 정도가 사용된다. 초연처럼 바닥에서 펌프를 설치하기가 어려워서 6-7분정도 배수가 되는 동안 무대에서 배우들이 피를 닦는 작업이 이루어진다. 손을 자르는 장면 또한 뉴욕 팀들과 많은 상의를 했고 장치를 했다. 배우의 손을 숨기고 가짜를 올리는 식인데, 손이 잘리고 잘린 손의 이후 움직임까지도 세세하게 신경을 썼다.”고 밝혔다.

이는 배우들 역시 마찬가지다. 배우 김종구는 “일단 대사를 외우는 게 엄청 힘들었다. ‘밥 먹었니? 밥 먹었어?’ 그것이 큰 차이가 있을까? 조사 하나, 토씨 하나 안 틀리고 하는 것이 그렇게 중요한가? 그런 생각을 하던 차인데 대본대로 대사를 하니까 작가의 의도가 느껴지고 작가의 고민을 한 번 더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다만 그것에 너무 초점을 맞추다보니까 거기에 맞춰 대사를 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되더라. 그것을 버리고 보다 극에 빠져들어서 인물을 제대로 보여드려야 할 것이 공연의 마지막까지 해야 할 일이 아닌가 싶다.”고 전했다.

이상이 역시 마찬가지의 소감을 전했다. “대본 차제의 힘이 크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을 최대한 배제하고 토씨 하나 틀리지 않게 정확하게 전달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 많은 텍스트를 암기하는 게 정말 어려웠다.”고 덧붙였다.

이상이는 연극과 뮤지컬을 오가며 차근차근 성장 중이다. 최근에는 KBS 수목미니시리즈 '맨홀'에 출연 중이기도 하다. 전작과는 또 어떤 성장을 보여주게 될까. 이에 이상이는 "이번 작품은 말이 주는 힘이 큰 작품이라는 것에 매력을 느껴 참여하게 됐다. 말을 통해서 바불의 생각, 신념, 이상, 감정 등의 모든 것들이 전달되는데 연습을 하면서 거기에 가장 적합한 표현을 배웠기 때문에 전작보다 더 알맞은 표현으로 무대에 서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휴마윤과 바불의 모습은 보는 이에 따라 다른 많은 생각을 자아낸다. 바불의 손을 자를 것이냐 말 것이냐, 갈등의 최고조를 보고 있자면 이제 두 사람의 단순 우정을 벗어나 제도와 신념으로 파생된다. 안주할 것이냐 파괴할 것이냐, 나는 안주하는 쪽인가 도전하는 쪽인가, 그래서 과연 진정한 정의, 삶의 가치란 무엇인가에 대해 무한 질문을 던진다. 이를 연기하고 있는 배우들은 어떤 면에 가장 힘을 쏟고 있을까.

이에 대해 최재림은 “처음부터 각자의 역할이 정해져있던 것은 아니다. 리딩을 하면서 역할을 바꿔보고 네 명이 장 별로 끊어가면서 연기도 해보고, 어떤 배역에 더 마음이 가는지, 누구와 리딩을 했을 때 더 잘 맞는지, 그런 이야기를 사전에 많이 했고 그렇게 결정됐다. 개인적으로는 두 배역이 다 탐이 났고 어떤 배역이라도 열심히 하겠다 했는데 외형적인 모습이나 말투를 봤을 때 휴마윤으로 결정했다.”며 “휴마윤은 연기하는 입장에서는 간단하고 명확했다. 휴마윤은 세상의 원칙, 그것을 지켜야 한다는 것. 황제를 지키면 살고 아니면 죽는다. 그것에 맞춰 살고 있고 바불은 미래를 꿈꾸고 자유를 꿈꾸는 인물이다. 그런 두 사람의 이상이 충돌하면서 이야기가 흘러가는데 오늘날 관객들의 삶의 방식과는 굉장히 명확하게 대비되지만 지금의 관객들 역시 이 이야기로 본인의 삶에 대해 다양한 방면으로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다. 현대에서도 수많은 상하관계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그 안에서 어떻게 대처하고,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 기로에 서게 되는 경우가 많지 않나. 우리 작품에서는 선택에 따른 결과를 보여드림으로써 그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보게 하는데, 분명 저 개인에게도 두 사람의 모습이 같이 있을 것이다. 다만 매 순간 어떤 선택을 하고 있는가, 그에 대해 관객들도 함께 생각해볼 수 있도록, 그것을 대사 속에서 찾아내는 것이 배우로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조성윤은 “말이 너무 많고 서술적이어서 몰입하기가 일단 쉽지 않다. 해서 이걸 어떻게 하면 나의 생각으로 하는 말처럼 보일까. 타지마할을 지키는 사람이지만 결국 내 이상을 지키고 싶어 하는 인물들의 이야기라는 것을 끊임없이 고민하고 연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이종석 연출은 “개인이 생각하는 타지마할, 사람의 관계, 그것도 중요하지만 작가가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는가에 가장 큰 초점을 뒀다. 해서 배우들과도 텍스트 그대로를 머리에 두자, 우리가 정확히 알고 표현해야 관객들이 알 수 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마이크 없이 정확한 대사를 전달하기 위해 발음부터 발성, 딕션까지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무엇보다 극중 서로를 지키려고 노력하는 두 사람의 관계가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남은 시간 동안 계속 진화하면서 완성된 아름다움을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최정길 대명문화공장 총괄프로듀서는 “앞으로도 대명은 따뜻한 공연을 많이 보여드리겠다고 밝힌 적이 있는데 이번 타지마할도 그런 작품이다. 두 사람의 관계는 프랜드쉽보다 브라더쉽에 가까운, 형제애에 더 가까운 관계다. 끈끈한 우정이 타지마할과 함께 어떻게 흘러가고 어떤 생각을 해볼 것인가. 또한 무대 뒤에서는 정말 공장이 차려져 있는 정도로 바쁘게 돌아가는데 그 공들이 사라지지 않으면 좋겠다.”며 “공연의 3요소에는 배우들 필요하고 스태프들이 필요하고 마지막으로 관객이 필요하다. 관객들께서 마지막 완성을 해주시길 깊은 마음으로 바라고 있다.”며 작품의 성원을 당부했다.

한편, 연극 ‘타지마할의 근위병’은 오는 10월 15일까지 서울 대학로에 위치한 DCF대명문화공장 2관 라이프웨이홀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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