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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 초점] ‘왕은 사랑한다’ 뜻밖의 부진... 로맨스 사극의 몰락?

  • 입력 2017.07.25 13:18
  • 기자명 홍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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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홍미경 기자] 지상파를 중심으로 비슷한 로맨스 사극이 안방극장을 점령 중이다.

현재 지상파를 통해 방영 중이거나 최근 종영한 로맨스 사극은 총 3편에 달한다. MBC ‘왕은 사랑한다’와 ‘군주’, SBS ‘엽기적인 그녀’ 등이 바로 그 주인공.

지난해 KBS2 ‘구르미 그린 달빛’이 메가 히트를 기록하며 MBC ‘해를 품은 달’ 이후 이어지는 로맨스 사극의 계보를 이었다. 

로맨스 사극은 정통 사극에 비해 역사성은 떨어지지만 재미와 볼거리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드라마 시장의 활성화를 가져왔다. 특히 ‘군주’, ‘왕은 사랑한다’, ‘엽기적인 그녀’ 등은 기존 로맨스 사극의 범위를 벗어나 신선한 변주를 꾀했다.
  
하지만 그 결과치는 아쉽기만 하다. 애초 기획과 달리 식상한 전개와 개연성 부족한 스토리 등은 뻔한 로맨스 사극이라는 지적을 받으며 시청자들에게 외면받고 말았다.

먼저 현재 방영 중인 MBC ‘왕은 사랑한다’(극본 송지나, 연출 김상협)는 첫 방송 후 아쉬운 성적을 남기고 있다. 1회 7.8%, 2회 8.1%로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으나 다음날 방송된 3, 4회는 각각 5.1%, 6.0%의 시청률을 각각 기록했다.(닐슨코리아 제공. 전국기준. 이하 동일)

첫 방송부터 왕원과 왕린의 막강한 브로맨스부터 은산이 어머니를 잃고 신분을 바꿔야 하는 상황 등이 시선을 끌어모으기에 충분했다. 또 송인(오민석 분)의 권모술수, 왕원과 충렬왕(정보석 분)의 정치적 갈등이 암시돼 이야깃거리는 풍성해졌다. ‘왕은 사랑한다’는 매혹적인 아름다움 이면에 뜨거운 욕망과 정복욕을 품은 세자 왕원(임시완 분)과 강직한 품성, 사랑의 열정을 지닌 왕족 왕린(홍종현 분)의 브로맨스를 한순간에 무너뜨린 은산(임윤아 분)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하지만 이 같은 장치들은 허술한 연출과 기존에 너무 많이 차용된 삼각 로맨스라는 지적을 받으며 시청률 추락이라는 결과를 가져왔다. 지난 24일 방송된 5회와 6회에서는 6.2%와 7.0%를 기록하며 반등의 기회를 노리고 있지만 섬세한 감정선을 살려야 하는 로맨스 사극의 특성을 활용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여전하다.

또 최근 종영한 ‘군주-가면의 주인’라는 조선 팔도의 물을 사유해 강력한 부와 권력을 얻은 조직 편수회와 맞서 싸우는 왕세자의 의로운 사투를 그린 드라마로, 유승호, 김소현, 엘, 윤소희, 허준호 등이 열연을 펼쳤다. 

극의 갈등을 유발하는 정치적 요소에 러브라인도 곳곳에 장치되어 초반 시선 몰이에 성공했다. 하지만 중반부 들어 스토리 전개가 지지부진해지고 러브라인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전개가 루스 해졌다. 때문에 초반의 신선한 매력도, 캐릭터의 힘도 모두 잃었다. 그나마 배우들의 열연으로 맹비난은 피할 수 있었다.

그런가하면 KBS2 ‘7일의 왕비’는 조선 역사상 가장 짧은 시간 동안 왕비에 자리에 앉았다 폐비된 비운의 여인 단경왕후 신씨. 그녀의 파란만장한 인생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배우 이동건의 악역 변신으로 주목 받았지만 평균 4%대의 시청률을 기록,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표를 받아냈다. 이 같은 부진에는 로맨스 사극에서 가장 중요한 주인공들의 로맨스가 보는 이들을 설득시킬 힘을 잃었다는 점이다. 

끝으로 ‘엽기적인 그녀’는 현대물을 사극으로 리메이크했다는 점에서 가장 시선하다는 평을 받으며 출발했다. 극 초반에는 악역 정기준(정웅인 분)의 카리스마가 강렬하게 펼쳐진 반면 중반부를 넘어서면서 익숙한 전개로 흘러가며 식상함을 유발했다. 

한때 전성기를 구가하던 로맨스 사극이 이처럼 몰락해가고 있는 이유는 뭘까? 

로맨스가 이야기의 중심을 이루면서 역사적 사건들도 로맨스를 위한 장치로만 차용된다는 점과 새로운 상상력이나 신선한 소재의 발굴 없이 흥미를 끌만한 공식만 재사용하는데 그치고 있다는 점이 그 이유로 꼽힌다.

결국 궁중 암투가 섞인 로맨스 사극은 시청자들에게 식상한 장르가 돼가고 있다. 우리가 몰랐던 역사적 사건 뒤 또는 인물 뒤 신선한 에피소드를 발굴하면서도 달달함을 선사하는 로맨스로 사극은 더 이상 기대하기 힘든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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