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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초점] '현대무용협동조합' 김성한-황미숙, '선생님'들의 주도가 갖는 의미
이은진  |  tvj@tv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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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6.18  13:3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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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현대무용’. 이름만 들어도 먼저 드는 생각이 어렵다, 또는 난해하다, 둘 중 하나다. 어느 나라에서는 전국 곳곳, 동네 마트에만 가도 현대무용수를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어 그들과의 대화가 자연스럽다는데 우리나라에서는 그것이 어째 이제껏 먼 나라 남의 나라 이야기일까.

벨기에 사람들은 우리가 노래방에 가고 극장에 가듯 현대무용을 본다고 한다. 정부 차원의 지원도 많을뿐더러 순수 예술의 가치를 인정하고 즐기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우리와 사뭇 다른 실정이 혹여 우리 무용수들의 수준이 낮아서일까. 어림없는 소리다. 국내 무용수들은 대부분 굵직한 국내외 콩쿠르의 입상 타이틀 하나 없는 이가 드물고, 국내 무용과의 수는 하도 많아 기네스북에까지 등재되어 있다고 한다. 헌데 이것이, 세계 정상급 무용수의 수만큼이나 세계 정상급 안무가가 활동하느냐는 또 그렇지도 않다. 무용수가 안무가로 성장하기까지의 과정에서 많은 이들이 생계라는 ‘넘사벽’을 만난다. 관객이 들지 않으니 공연을 해도 마이너스인 경우가 많아 마니아층을 확보한 몇 단체 외에는 실상 소규모 단체나 안무가 개인이 작품 활동을 꾸준히 이어나가는 자체가 어려운 실정이다. 결국 창작활동보다 아르바이트나 레슨에 쏟는 시간이 더 많아지고 그나마는 긴 수명을 장담하기도 어렵다. 

현대무용을 외면하는 대중이 문제일까 대중의 코드가 외면된 ‘난해한’ 작품만 내놓는 현대무용이 문제일까. 실로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그러한 현 시점에서 현대무용이 먼저 탈(脫) 현대무용을 들고 나섰다.

국내 현대무용계에서는 최초로 ‘현대무용협동조합(COOP_CODA)’이 출범했다. 무용인들 스스로가 자세를 낮춰 보다 대중적인 소통을 위해 출범한 이번 ‘현대무용협동조합’은 마침내 국내 현대무용의 대중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까.

이번 현대무용협동조합은 ‘코스프레처럼 즐겁고 다이아몬드처럼 빛나는 아름다운 세상 만들기’라는 ‘CODAISM(코다이즘)’을 모토로 한다. 현대무용수의 복지와 생활안정을 위한 자립기반 조성, 조합원간 교류협력을 통한 동반성장, 취약계층과 소회계층을 대상으로 한 문화지원사업, 청소년 예술교육과 진로 체험학습 기회 제공 등, 현대무용계의 발전과 대중화를 위해 다양한 사업을 전개해 나갈 계획이다.

현대무용협동조합은 총 10개의 현대무용단이 참여했다. 참가단체는 트러스트 무용단, 파사 무용단, 세컨드네이처 댄스컴퍼니, 더바디 댄스컴퍼니, 로댄스 프로젝트, 오마이 라이프 무브먼트 씨어터, EDx2 무용단, 엠비규어스, 고블린 파티, STL ART 프로젝트 등으로 구성됐다. 그간 젊은 현대무용을 이끌어온 대표 단체들이다.

특히 이번 현대무용협동조합은 김성한, 황미숙, 두 '선생님'으로부터 시작되었다는 점이 눈길을 모은다. M.net 댄스 서바이벌 '댄싱9' 이후 젊은 무용수들에게서는 이 같은 노력을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었다. 당시만 해도 몇 스타 무용수들이 배출되기도 했다. 그러나 현실적인 여건이 늘 젊은 안무가들의 발목을 잡았고 아르코예술대극장을 가득 채우던 관객들은 흐지부지 사라졌다. 헌데, 이번엔 선생님들이 이를 주도하고 나섰다. 10개의 단체가 모여 보다 새롭고 신선한 아이디어를 위해 협력하고 상생하면서 보다 큰 시너지를 만들어보자는 것이다. 두 선생님의 주도는 단연 지원을 이끌어내는 데에 보다 효율적일 것이며 무용계 안팎의 보다 큰 관심을 불러모을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이들로 하여금 뭣 모르는 젊은이들의 순수예술 파괴라는 따가운 눈총을 피할 수 있다. 한 마디로 무시하지 못할 단체로서의 기능과 활약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 이번 조합의 가장 큰 장점이다. 역시나 이 점을 말하듯 현대무용협동조합 창립식에는 무용 관련 여러 단체장들이 행사에 참석해 축사를 전하고 다방면의 지원과 협력을 약속하기도 했다. 

   
 

지난 16일 개최된 ‘현대무용협동조합’의 창립총회 및 창립식에서는 해외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엠비규어스’ 단장 김보람을 제외한 9개 단체의 단장이 모두 한 자리에 모였다. 특히 김성한 초대 이사장은 이날 행사에서, 인사말을 통해 조합의 방향에 대해 이 같이 설명했다.

김성한 이사장은 “관객이 없는 예술은 더 이상 존재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예술의 대중화, 대중의 예술화라는 취지에 맞게 일반 대중에게 더욱더 다가가려고 한다. 그렇게 현대무용관객이 늘어간다면 현대무용의 발전과 무용계의 발전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기네스북에 오를 만큼의 무용과가 있고, 거기에서 매년 무용수들이 쏟아져 나오지만 그 친구들이 지금 다 어디에 가 있는지 모르겠다. 그만큼 무용수들이 굉장히 힘들고 열악하다. 최고의 학벌을 가졌지만 레슨 외에는 생계가 막막한 실정이다. 해서 그 대안이 이번 협동조합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에게 기회를 주고 공동의 교류와 협력을 한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밝은 미래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선배님들께서는 소중한 기회와 배움을 주셨고 우리들은 지금 현실에 맞게 후배들에게 나눠주려고 한다. 뜨거운 응원과 관심을 부탁드린다.”며 성원을 당부했다.

행사를 모두 마친 후 김성한 이사장은 연예투데이뉴스와의 막간 인터뷰를 통해 이에 대해 보다 자세한 말을 전했다. 이번 조합을 통해 반드시 관철하고 싶은 구체적인 목표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는 “‘현대무용이 재밌다’는 걸을 알리는 것이다. 내 친구들은 물론이고 일반 관객들에게서 현대무용은 난해하다는 말을 가장 많이 들었던 것 같다. 현대무용이 어느 새 마니아들이나 지인들만 좋아하는 장르가 된 게 아닌가. 물론 그게 나쁘다는 것이 아니다. 그렇게 추구하는 쪽도 있어야 하지만, 대학로에서만 공연하다가 상주단체로 와보니 온도차를 정말 뼈저리게 느끼면서 이제는 일반 대중에게 가까이 가지 않으면 우리에게 미래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무엇보다 현대무용이 재밌다, 현대무용도 볼만하구나, 그것을 보여주고 싶다. 해서 우리 협동조합은 당장 일반 대중에게 무용을 가르치는 것이 아닌 다만 움직임, 몸을 어떻게 움직이는가, 그런 것부터 시작하려고 한다. 거기에서 흥미를 느끼기 시작한다면 조금 어렵더라도 대중들이 스스로 다양성을 찾게 될 것이기 때문에 그것이 곧 현대무용이나 무용계를 위하는 길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기네스북에 오를 정도로 무용과가 많은 우리나라에서 왜 현대무용은 저변확충이 이다지도 어려운 걸까. 이에 대해 김성한 이사장은 정답을 강요하는 교육을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현대무용은 연극, 뮤지컬이나 발레 같은 장르가 가지고 있는 정답이 없다. 현대무용은 작품을 보면서 ‘이게 뭐지?’ 그런 생각을 하게 되는데 현대무용은 사실 시작이 그것이다. 작품을 보고 ‘왜 이렇게 만들어졌을까, 작품이 하는 말이 무엇일까’ 보는 사람마다 전혀 다를 수 있는 감상을 가지고 함께 논쟁하는, 장르 자체의 특성이 그러하다. 미술과 같다고 보며 쉽다. 고흐의 작품을 보면서 그 사람이 왜 그런 그림을 그렸을지 많은 사람들이 보고, 생각하고, 같이 얘기하고, 또 사이에는 서로 다른 많은 의견들이 존재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현대무용의 태생이 그러하다보니 점차 마니아화 되고, 그게 지속되면서 무용인들은 이제는 그것이 당연하다고 인식하는 지점에까지 이르게 됐고, 대중들은 가뜩이나 힘들고 빡빡한 세상에 현대무용 같이 어려운 장르 말고 이왕이면 즐겁고 보기 편하고 속 시원한 장르들을 찾게 되는 것이 아닐까 싶다. 해서 우리는 보다 쉬운, 일반 대중들이 재밌게 볼 수 있는 작품들로 관객들에게 다가가려고 한다. 반드시 극장이 아니어도, 더 많은 관객들을 만날 수 있는 일반 야외무대에도 많이 설 계획이다.”라고 전했다.

황미숙 이사 역시 이 같은 취지를 힘주어 말했다. "젊은 무용수들이나 안무가들이 무용 만으로는 생계가 정말 어려운 실정이다. 해서 이번 조합을 통해 대중이 보다 좋아할 만한 아이디어를 모으고 협력하면서 많은 무대에 설 수 있도록, 무용수들에게는 안정을 주고 대중에게는 보다 재밌는 현대무용을 알리고자 한다. 하여 협회뿐만 아니라 우리 현대무용이 같이 상생하고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끝으로 김성한 이사장은 이날 “사실 우리 열 명은 무섭고 두렵다. 이사도라던컨이 토슈즈를 벗어던질 때 아마 이런 무서움을 느끼지 않았을까 싶다.”며 “혹시 넘어졌을 때 일으켜주시고, 뜨거운 응원을 부탁드린다.”며 성원을 당부해 눈길을 모았다.

한편, 현대무용협동조합은 오는 9월 창단 첫 공연을 시작으로 본격 활동에 돌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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