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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창작뮤지컬 <디셈버: 끝나지 않은 노래>

  • 입력 2013.12.20 01:09
  • 기자명 남궁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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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뮤지컬 <디셈버>는 제작 단계에서부터 故김광석의 모든 음악을 사용한다는 전제로 시작되었고, 18곡의 가창곡, 4곡의 자작곡, 그리고 한 번도 세상에 공개된 적 없는 2곡의 미발표곡까지 총 24곡을 만날 수 있는 최초이자 단 하나의 뮤지컬이다. 12월 16일부터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펼쳐지는 <디셈버>는 국내최고의 배우들이 만들어낼 환상적 선율로 관객들의 가슴에서 김광석이란 그리움의 대상을 되살려 낸다. 
   1992년 서울 어느 하숙집, 시와 음악, 낭만을 즐기는 로맨티스트 지욱(박건형, 김준수)는 하숙집 옥상에서 기타를 튕기며 노래를 흥얼거리던 중 갑작스레 옆집 옥상으로 뛰어 올라온 이연(오소연, 김예원)을 보고 첫 눈에 반한다. 지욱의 절친이자 이연을 사랑하는 하숙집 아들 훈, 일편단심 씩씩하게 지욱만을 바라보는 여일, 기상천외한 발상으로 발명가를 꿈꾸며 여일의 곁을 지키는 성태, 그리고 훈의 부모이자 하숙집 주인 노부부. 이들 모두의 꿈과 사랑은 시대의 아픔과 이별, 생사의 갈림길을 만나 엇갈린 운명을 맞는다.
  20년의 세월이 흐른 후, 지욱과 20대를 함께 했던 훈, 성태, 여일은 오래 전 꿈도 사랑도 가슴에 묻은 채 분주한 도시의 삶을 살고 있다. 하지만 공연 연출가가 된 지욱에게 떠나간 사랑 이연에 대한 기억만큼은 현재보다 생생하다. 어느 날 지욱은 붐비는 전철역에서 한 여자와 마주치고 오래 전 이연이 살아 돌아온 것만 같은 충격에 휩싸인다. 나이도 이름도 모두 다르지만 분명히 느껴지는 옛사랑의 기억으로 그녀와의 시간이 되살아나고, 그는 새로운 공연을 준비한다. 지욱, 훈, 성태, 여일, 그리고 운명처럼 나타난 그녀는 과거의 비밀을 마주하고 새로운 만남을 시작한다.
    과거의 이야기로 1막을, 그리고 20여년이 흐른 현재의 서울의 이야기를 2막으로 구성한 <디셈버: 끝나지 않은 노래>는 김광석의 노래들로 스토리를 엮어나간다. 그렇기에 억지 진행도 보이고 신파로 흐르기도 한다. 뮤지컬 1막에서 훈이 군대 최전방에서 보초를 서며 부르는 '이등병의 편지'와 훈의 부모가 '어느 60대 노부부의 이야기' 그리고 지욱과 이연이 부르는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가 교차되어 흘러나올 때에는 아날로그 감성이 끌어올려지며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한다. 
  지욱을 연기하는 김준수는 그 동안 해오던 '송스루' 장르가 아닌 연기와 노래, 두 가지 장르에 도전한다. 막강한 티켓파워를 무시할 수 없는 김준수가 부르는 김광석의 노래는 신선하기까지 하다. 박건형은 안정적인 연기력과 가창력을 바탕으로 첫사랑을 못 잊는 고독한 로맨티스트 지욱을 연기한다.
  이연과 화이의 1인 2역을 소화하는 오소연과 김예원은 전혀 다른 두 캐릭터를 뛰어나게 소화하며 고음 음역대를 넘나드는 연기를 펼친다. 훈을 연기하는 트리플 캐스팅 박호산, 이창용, 이충주는 대극장 무대를 장악하는 가창력과 연기력으로 뮤지컬을 더욱 생동감있게 만든다. 또한 극의 중심을 잡아주는 '노부부'역의 송영창, 조원희, 홍윤희는 해학과 진지함을 오가고, 폭풍 웃음을 선사하는 성태역의 임기홍, 김대종, 그리고 맛깔나는 연기로 등장을 기다리게 하는 여일 역의 김슬기는 무대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김광석의 주옥같은 곡들이기에 무대에서 흐르는 멜로디 어느 것하나 놓칠 것이 없다. 80년대와 90년대에 만들어진 곡들이지만 21세기에 들어도 어색하지 않고 전혀 시대에 뒤쳐지지 않는다. 다만 첫공연때부터 회자되어 온 불필요한 장면들이 편집되는 등 시행착오를 겪는 창작 뮤지컬 <디셈버: 끝나지 않은 노래>는 150여분이 넘는 긴 공연시간과 너무 옛날 이야기, 그리고 너무 통속적인 신파 내용을 중심으로 하고 있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창작극, 그리고 높은 자본이 투자된 대형 창작 뮤지컬 <디셈버: 끝나지 않은 노래>는 2014년 1월 29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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