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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유영, 늘 비교만 되던 딸 "연기로 행운이 오네요"

  • 입력 2017.06.11 05:04
  • 기자명 이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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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드라마 ‘터널’의 종영으로 만나본 배우 이유영의 인터뷰, 전 편에 이어.

그간의 필모그래피를 보면 흔치 않은 캐릭터들을 주로 소화해왔는데, 그런 범상치 않은 역할이 나에게 들어오는 이유가 무엇일까. 스스로 생각해본다면.

“저도 그게 참 신기해요. 대체 왜 나에게 이런 역할이 들어올까(웃음). 제 평소 모습은 그냥 밝은 편이거든요. 근데 또 그런 역할이 들어오면 과연 내가 이 역할을 어떻게 소화하게 될지 궁금해지는 거예요. 그러다보니 그동안 센 역할들을 많이 했는데 분위기가 사연 있어 보인다는 얘기를 많이 하시기도 하고, 아마 예쁜 배우들보다 덜 예뻐서가 아닐까..(웃음). 사실 나는 연기를 그렇게 잘 하는 애가 아닌데, 내 스스로는 자신이 없는데 자꾸 어려운 역할만 들어오니까 혹시 기대에 못 미치면 어떡하지? 항상 큰 산을 넘어야 되는 것 같은, 그런 큰 숙제를 받는 것 같아서 늘 어려웠어요.”

그러고 보니 댓글들 사이에 분위기 부자라는 평도 있더라.

“그건 좋아요. 그냥 예쁘기만 하다는 것보다 분위기가 있다는 말이 더 좋은 것 같아요.”

데뷔작과 지금의 나. 어떤 차이가 있을까.

“배우로서 욕심? 연기 욕심이 점점 커져가는 것 같아요. 그러면서 연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고요. 처음엔 진짜 아무것도 모르고 시작했어요. 영화 ‘봄’도 정말 그냥 좋아서 시작했던 거고요. 그러다 하나씩 하나씩 알아가면서 점점 더 어려워지고 더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가장 매력적인 연기를 보여준 것 같다하는 캐릭터를 스스로 꼽아본다면.

“음.. 영화 ‘봄’이랑, ‘당신 자신과 당신의 것’ 그 작품이 제일 좋은 것 같아요. ‘당신의 것’에서 민정이란 캐릭터는 롤러코스터를 탄 것 같은 캐릭터였는데 만약 알고 연기를 했다면 그렇게 할 수 있었을까. 헌데 감독님(홍상수 감독)이 너무 잘 써주셔서 정말 매력적으로 보였던 인물이었어요. 상처받고 아팠던 역할이 너무 매력적이었고요. ‘봄’의 민경이는 또 감독님(조근현 감독)께서 너무나 순수하고 깨끗한 이미지로 정말 예쁘게 잘 찍어주셔서, 제가 봐도 제 모습이 예쁘게 보이는 건 처음이었어요(웃음).”

그렇다면, 앞으로 만나고 싶은 장르나 캐릭터의 유형이 있을까.

“순수하고 해맑고 허점 많은, 그런 모습이 되게 사랑스러워 보이는 캐릭터를 해보고 싶긴 해요. 사랑에 완전 올인하는, 정통멜로도 해보고 싶고요. ‘너는 내 운명’에서 전도연 선배님 역할도 너무 좋았고요. 근데 배우는 선택을 받아야 하니까, 제가 하고 싶다고 한들 될까요(웃음). 배우로서 한참 뒤를 생각했을 때, 신중하고 깊이 있게 한 인물을 연기해야한다고 생각하면 지금은 이것저것 막 해봐야할 때라고 생각해요.”

그간 만들어진 나의 필모그래피, 스스로 만족하나.

“네, 저는 마음에 들어요. 왜 밝은 역할은 안 오고 센 역할만 들어올까 하다가도 만약 밝은 역할만 했으면 반대로 센 역할을 원하기도 했을 것 같거든요. 그동안 정말 단 한 작품도 후회한 적이 없어서 스스로는 잘 해나가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특히 이번 ‘터널’은 좀 더 스펙트럼을 넓힐 수 있었던 기회였다는 생각이 들고, 다음 드라마도 정말 신중하게 결정해야겠다는 생각도 하게 해준 작품이에요. 시청률까지 잘 나와서 더 감사하고요(웃음).”

그렇게 지금까지 잘 달려왔는데, 근본적으로 나를 계속 연기하게 하는 원천은 무엇일까.

“배우에게는 어떤 경험도 소중한 거 같아요. 정말 사소한 일, 사건 하나하나가 제 안에 다 쌓이는 거고 그것이 전부 저의 자산이 되는 거잖아요. 해서 이것저것 해보기도 하고 사람을 관찰하기도 하는데 그러다보니까 굉장히 새로운 경험들이 많아서, 죽기 전까지는 끊임없이 배울 게 있겠구나, 내 삶이 더 풍부해지겠구나. 그러면 앞으로 배우라는 것이 더 재밌어지고 지루할 틈이 없겠구나, 그런 생각이 들어요.”

평소에는 주로 무엇을 하며 지낼까.

“열심히 놀러 다니기도 하고, 지인의 지인분이(웃음) 승마장을 하셔서 가끔 말을 타기도 하고, 친구들이랑 수다 떨고 노래방 가는 것도 좋아하고 영화도 보고요. 주로 밖에서 활동하는 걸 좋아하고요, 집에 있을 때는 하루 종일 정말 멍하게 생각만 해요. 내가 배우로서 잘 하고 있나, 작품 고민 아니면 연기 고민들? 그냥 제 삶이 연기로 가득 찬 것 같아요. 더 좋은 작품을 하고 싶은 생각고 하고, 어떤 역할을 해야 가장 매력적으로 연기할 수 있을까, 그런 생각도 하고요.”

배우 이유영이 아닌 인간 이유영을 흔드는 것은 무엇인가.

“매번 선택의 순간들이 많이 생기는데, 예전에는 그냥 내가 하고 싶은 거 그냥 내가 좋은 대로 남들 눈치 안 보고 했어요. 선택도 그랬고요. 헌데 지금은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볼지, 나를 얼마나 좋아해줄지, 어떤 부분을 좋아해주는지, 그런 면에서 점점 눈치를 보게 되는 거 같아요. 더 많은 분들이 알아주시고 보는 눈이 많아지면서, 내가 이 역할에 욕심이 나서 나 스스로한테 뻔뻔하지 않을 정도로 이 역할을 잘 해내야겠다고 생각했었다면 보는 분들에게도 부끄럽지 않은 연기를 보여줘야 된다는, 그런 눈치나 시선을 많이 신경 쓰게 되더라고요. 해서 최대한 원래 내 안의 순수함을 잃지 않으려고,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런 저 자신을 유지하려는 저 스스로와의 싸움을 가장 많이 하고 있는 것 같아요.”

끝으로, 앞으로 배우 이유영에게는 또 어떤 모습을 기대할 수 있을까. 스스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다는 청사진이 있다면.

“저는 그게 참 어려워요. 기본적으로 연기를 잘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마음은 있지만 저 스스로도 제가 나중에 어떤 모습이 될지 궁금하거든요. 어떻게 보면 그게 더 재밌는 것 같아요. 내가 어떻게 돼야겠다고 롤 모델을 정해놓고 가는 것보다 순간순간에 열심히 하면서 그렇게 쌓여진 모습을 기대하는 게 재밌을 것 같거든요. 사실 저는 그동안 연기를 시작하기 전에는 정말 뭐 하나 잘 되는 일이 없고 늘 다른 집 딸과 비교되는 딸이었어요(웃음). ‘왜, 나도 좋은 딸 될 수 있는데’라는 생각으로 연기를 시작했는데 이제는 엄마가 어딜 가면 그렇게 제 자랑을 많이 하신다고(웃음). 뭔가 연기를 하면서 없던 행운이 조금씩 들어오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서 내가 어떻게 돼 있을지 한 가지로 정해놓고 생각하는 것보다 최대한 열어두고 차근차근 가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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