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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①] ‘국민 사이코’ 조여정, 재발견보다는 발견의 연속

  • 입력 2017.06.08 15:29
  • 기자명 홍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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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홍미경 기자] 드라마 ‘완벽한 아내’를 끝내고 시청자들은 조여정에게 국민 사이코라는 별명을 안겼다.
  
배우에게 특히나 여배우에게 ‘사이코’라니. 아무리 좋게 해석하더라도 기분이 썩 좋을 것 같지 않다. 하지만 KBS2 ‘완벽한 아내’ 종영 인터뷰를 위해 만난 그는 그런 수식어가 붙은 것보다는 ‘국민’이라는 수식어를 가지게 된 것에 기쁨을 나타냈다.
  
조여정은 “감정 소모가 가장 컸던 드라마다. 극중 은희(조여정 분) 편은 한 명도 없었다. 내 편이 없을수록 더 씩씩한 척하는 은희를 보며 불쌍했다. 저만은 이은희 편이 되어야 했다. 그래서 초롱초롱 죄의식 없는 눈빛으로 하게 된 것 같다. 그런 지점과 광기를 부리는 지점이 더해져 보시는 분들이 그렇게 부른 것 같다. 은희는 그렇게 행동하는 것이 마땅했지만 시청자들이 보기엔 사이코가 맞다. 뭐든지 과하다. 도를 넘는 행동이 너무 많았다. 그럴만((국민 사이코라 불릴만) 하다.”
  
‘완벽한 아내’에서 조여정이 맡은 은희는 끝내 불속에서 죽음을 맞았다. 이 결말은 권선징악의 의미에서는 통쾌할 수 있지만, 해피엔딩의 측면에서는 다소 아쉬움을 남긴다. 결국 그 뻔하지 않은 부분들이 모여 ‘완벽한 아내’를 특별하게 만든 요인이 되기도 했다.
  
“은희는 치유될 수 없다는 걸 스스로가 제일 잘 아는 것 같았다. 그래서 불길 속에서 죽었을 땐 내가 하고 싶은 대로 다 한 상태라 오히려 편안한 얼굴로 마감할 수 있었다. 그게 좋았던 것 같다. 그래야 재복의 성장기가 될 테니까. ‘완벽한 아내’는 재복의 성장기이고 그게 중요하다 봤다.”  

1997년 잡지 모델로 데뷔한 조여정은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다양한 작품에 출연했다. 벌써 20년 차 중견 배우다. ‘국민’ 수식어 정도 붙는다고 이상할 것 없다. 하지만 드라마 속 은희 캐릭터 같은 힘겨운 캐릭터를 가녀린 몸으로 소화했으니 힘든 심리는 이만저만이 아니었을 것이다.
  
“종영 후 은희에게 빠져나오는 것은 안 힘들었다. 다만 촬영 중 은희의 심리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매일 머릿속에 은희를 붙들고 있으니 힘겹더라. 매회, 매 장면 심리가 극과 극을 오갔다. 내내 머릿속이 전쟁터였다. 밤샘 촬영도 없고 해서 스케줄은 이상적인데 혼자 머릿속이 복잡했다.”
  
연기하며 광기와 집착, 소유욕을 넘나드는 은희 캐릭터는 보통 내공이 아니고는 소화해 내기 어렵다.

“은희를 연기하면서 광기, 집착조차도 차분하기도 하고, 산뜻하기도 하면 좋겠다고 분석했다. 모두에게 살짝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호감으로 다가가야 했다. 광기가 나오는 부분도 뜨겁지 않으면서 그 정서를 전하는부분이 서늘하게 보인 것 같다. 생각은 쉬운데, 표현이 쉽지는 않더라. 그래도 잘 봐주셔서 감사하다.”   

그는 이은희의 미친 행동이 현대인을 상징한다고 말했다. 매우 이성적이고 지적인 현대인에게 내재된 검은욕망이 이은희의 광기를 통해 투영된 것이라고.
  
“이은희 안에 현대인이 집약된 것 같았다. 작가 선생님이 쓰신 의도는 그랬다. 누구나 조금씩 갖고 있는 분노조절 장애, 소유욕이라든지 이런 건 조금씩 투영이 돼 있다고 생각한다. 근데 그걸 은희가 표현을 하지 않았나 싶다.”
  
드라마가 끝난지 벌써 한 달이 넘어간다. 사람들은 점차 은희를 잊어 갈 것이다. 그러나 섬뜩한 미소와 아기같은 미소를 1초 만에 바꿔가며 광기 넘치는 연기를 선보인 조여정은 영원히 기억할 것이다. 때문에 '완벽한 아내'를 통해 '조여정의 재발견'이 아닌, 매 작품 발견의 연속을 보여주는 그의 힘이다. [사진= 이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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