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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최강희, 연기 스펙트럼 넓히려는 까닭은

  • 입력 2017.06.07 08:50
  • 기자명 홍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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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홍미경 기자] “요즘 너무 행복해요”

KBS2 ‘추리의 여왕’ 종영 인터뷰를 위해 최강희를 만난 것은 이른 더위로 떠나는 봄과 채 이별의 인사도 못한 채 당황스럽게 더위를 맞던 5월의 끄트머리 어느 날이었다.

봄이 떠나는 날 꽃잎이 지는 것을 보다 그만 고독해지곤 한다. 이별할 때는 모든 것이 이별할 이유가 되어 그 쓸쓸함 마저 찬란해지듯, 배우에게 몇 달 동안 동고동락하던 캐릭터와 작별하는 시간을 행복하게 만들었다.

로코의 여왕이라 불릴 만큼 한 분야에서 정상을 차지하던 그녀가 장르물에 도전 한 것 자체가 이슈였지만, 본인에게는 분명 힘든 싸움이었을 것이다. 무사히 끝낸 뒤 후련함과 서운함이 교차할 법도 하지만 최선을 다하고 훌훌 털어낸 그녀의 얼굴에는 특유의 순수함 100%의 미소가 번진다.

그렇다. 팬들은 그런 최강희를 사랑한다. 

“작품을 마치고 난 지금, 너무 행복해요. 연기적으로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이미 지나갔으니 됐죠. 좋은 분들과 작품 했는데 또 할 수 있다는 여지(시즌2)가 있어 기분 좋게 쉴 수 있어요. 물론 순간순간 멍하게 지내기도 해요.”

‘추리의 여왕’은 국내에서 드문 본격 추리 장르물에 꼽힌다. 기존의 무거운 장르물과 달리 한국화 시킨 추리물이라는 점에서 작품성과 흥행성까지 담보 받아 시즌 2에 대한 요구가 높다.

“아직 확정된 건 아니지만, 시즌 2를 했으면 좋겠어요. 저는 ‘권상우가 한다면 하겠다’고 말했고, 권상우 씨도 ‘최강희만 한다면 하겠다’고 말했더라고요. 그럼 저는 할 테니, 권상우 씨도 하겠네요 (웃음).”

‘추리의 여왕’은 열린 결말로 종영했다. 시원한 사이다 결말과 해피엔딩을 원하는 시청자들의 원성 아닌 원성도 높았다. 

“이 드라마는 17회가 아직 안 나온 것 같아요. 결말이 지어지지 않아서 그런가 바요. 그래서인지 설옥이란 역할이 분리가 안돼요. 그다음에는 뭘 하고 있을까 싶어서 고민도 되고요. 열린 채로 끝나니, 당사자인 저로서는 약간 멍하기도 해요.”

‘추리의 여왕’에서 최강희는 결혼 8년 차 평범한 주부지만, 집 밖에선 셜록 홈스도 울고 갈 ‘추리의 여왕’ 유설옥 역을 맡아 권상우(하완승 역)와 호흡을 맞췄다.

“권상우 씨와는 그냥 청소년 드라마 찍는 것 같았어요. 데뷔할 때 연기에 대한 개념도 없고 걱정 없이, 막 연기할 때가 있었죠. 그땐 배우들이 다 같이 버스 타고 다니면서 ‘척’ 하지 않고 눈치도 안 보는 촬영장이었어요. 권상우 씨를 비롯해 ‘추리의 여왕’ 팀과 작업할 땐 마치 청소년 드라마 할 때 같은 느낌이었어요. 실제로 그 시절 촬영장에서 만난 적은 없지만, 청소년 때 연기하던 동기 만난 느낌이더라고요.”

최강희는 드라마 ‘학교’로 데뷔, 귀엽고 신비로운 이미지로 주목받아, 로코퀸이라는 수식어까지 쉼 없이 달리며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어느 시점엔가 그녀를 옥죄는 무엇인가로부터 도망치고 싶었다. 그리고 몇 년 전 찾아온 우울증으로 인해 최대의 위기를 맞기도 했다.

“연기하면서 여러 가지 관계가 얽히다 보니, 늘 고민하고 배려해야 하는 부분이 생기곤 하죠. 특히 함께 호흡을 맞추는 배우들끼리도 신경전을 하게 되더라고요. 저는 늘 남 눈치 보면서 연기하는 스타일이에요. 그래서 우울증이 온 것 같고. 겨우 극복하고 연기를 다시 시작했는데, 권상우 씨 덕을 많이 봤어요”

이번 드라마는 그에게 있어서 또 하나의 도전이었다. 제작발표회에서 언급했듯이 장르물을 싫어했다.

“저는 작품과 캐릭터에 감성이 없으면 머릿속에 안 들어 오는 타입이에요. 그런데 ‘추리의 여왕’ 하면서 매회 궁금해하는 시청자들을 보면서 ‘왜 이 이야기를 궁금해하지?’하는 의문이 생기고, 그런 시청층을 만나는 것이 재미있더라고요. 그래서 장르물에 호감이 생기기 시작했어요. 또 그렇게 장르물과 장르물을 좋아하는 시청자들을 받아들이면서 연기의 스펙트럼을 넓히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늘 내가 좋아하는 취향만 따라다녔다면 이 드라마를 한 뒤부터는 다양한 취향을 선택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졌어요”

최강희 하면 로맨틱 코미디를 빼놓을 수 없다. 그녀 최대의 무기이자 가장 그녀다운 모습을 볼 수 있는 분야다. 

“그동안 많은 캐릭터로 열심히 살았어요. 이제는 제가 만들어야 할 때라고 생각해요. 모든 역할이 고민의 연속이죠. ‘하트 투 하트’는 그냥 저예요. 어렵지 않고 좋았어요. ‘화려한 유혹’은 힘들었어요. ‘추리의 여왕’은 저에게 행운 같은 드라마예요. 우울증을 극복한 드라마죠. 나이를 먹어 가면서 ‘로코’만 할 수 있는 배우가 된다면 별로잖아요. 넓어지고 싶어요. 내가 좋아하는 취향보다, 다양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 

변화의 시기,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은 그녀는 극중 하완승(권상우 분)가 “아줌마 아줌마”라고 부를 때 시원한 쾌감을 느꼈다고 한다.

최강희는 변하고 싶다. 또 변화가 두렵다. ‘추리의 여왕’은 그 갈림길에서 딱 변화의 물결을 탈 수 있도록 기폭제 역할을 해줬다.“상우 씨가 부르는 아줌마 대사가 너무 찰지더라고요. 그러니 사람들이 다시 나를 친근하게 생각해 주는 것 같았어요. 이전에는 가끔 대중이 더 이상 나에게 호의적이지만은 않다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이 드라마를 하서는 모다 친근하게 다가간 것 같아 행복해요. 동안이라는 수식어가 저를 알리는 아이콘이지만 그 자체가 편하지는 않았어요.”

“차기작이요? 아예 반항적인 캐릭터를 보고 싶어 하시는 분들도 있더라고요. 사극도 안 해봤어요. 예전에는 제가 안 했는데, 지금은 안 할 이유가 없어요. 겁내지 않고, 열심히 하는 배우가 되려고요. 또 연기 후배들을 위한 연기 스터디도 열어 보려고요. 함께 캐릭터도 연구해 보면서 서로 서로 독려하는 연기 모임을 만들고 싶어요. 예전엔 제 안의 있던 것들을 끄집어 냈다면 이제는 없던 것도 창조해 낼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사진제공= 플라이업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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