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인터뷰] 이유영, '터널' 속 로맨스 "댓글 폭주에 없어져"

  • 입력 2017.06.07 08:29
  • 기자명 이은진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최근 종영한 OCN 토일드라마 ‘터널’에서 신재이 역할을 맡아 생애 첫 드라마로 대박을 낸 배우 이유영을 만났다.

이유영은 그간 스크린을 주 무대로 활동했다. 2012년 ‘남자들’, ‘꽃은 시드는 게 아니라’ 등의 단편영화를 시작으로 영화 2014년 ‘봄’, 2014년 ‘간신’, 2015년 ‘그놈이다’ 등의 장편영화를 거쳤는데, 이유영은 데뷔부터 내내 작품의 주연을 꿰차고 있을 만큼 충무로에서 단연 주목받는 신예로 꼽힌다. 특히 영화 ‘간신’으로는 그해 ‘청룡영화상’ 신인여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런 이유영이 2017년 안방극장에 첫 도전한 작품이 ‘터널’이다. ‘터널’은 30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과거에서 현재로 온 '아재'형사(박광호 역/최진혁 분)의 新문물 표류 수사기로, 극중 이유영은 박광호의 딸 신재이로 분해 남다른 존재감을 뽐내면서 시청률 견인에도 톡톡히 제 몫을 해냈다. ‘터널’은 6.5%(닐슨코리아 전국)의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화려하게 막을 내렸다.

OCN 주말드라마는 수사물이 주를 이루는 만큼 ‘터널’ 역시 수사와 미스터리 스릴러가 결합된 장르를 선보였다. 그러나 큰 줄기에 과거의 형사가 미래로 온다는 타입슬립이 결합되면서 애초 tvN ‘시그널’의 아류가 아니냐는 우려를 낳았지만 촘촘한 스토리와 배우들의 호연에 힘입어 이를 종식시켰고 종국엔 OCN 개국 이래 역대 최고시청률이라는 성적까지 거머쥐었다. 이는 비슷한 시기 방영된 tvN ‘시카고 타자기’나 JTBC ‘맨투맨’이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한 데에서 오는 반사이익도 작용했다. 스타마케팅보다 완성도가 통한 경우다. 그야말로 끝내주는 운발까지 따랐다. 그렇게 ‘터널’로 안방극장에 새롭게 존재감을 알린 이유영의 이야기, 지금부터 하나씩 풀어보자.

먼저, ‘터널’이 시청률 대박과 함께 종영했다. 작품을 마친 소감이 어떤가.

“시청률이 잘 나오니까 너무 신기하고, 사실 첫 드라마여서 겁이 많이 났었거든요. 좀 힘든 과정도 있었고 연기적으로도 여유 있게 촬영하지 못하다보니까 그런 부분에서 스트레스를 받다가도 시청률 잘 나오니까 또 기분이 좋더라고요(웃음). 감독님이나 같이 연기한 오빠들에게도 감사드리고, 여운이 오래 갈 것 같아요.”

첫 드라마에서의 소감은 어땠나. 아무래도 영화 현장과는 많이 다를 텐데.

“영화는, 촬영할 때는 그 장면이나 완성된 작품이 어떻게 나올지 상상하는 게 다였는데 드라마는 실시간으로 방송을 보면서 뒤를 만들어나갈 수 있고 반응이 바로바로 오니까 ‘아, 이런 부분에서는 시청자들이 이렇게 생각하는 구나’를 알고 뒤를 보면서 연기할 수 있어서 이해도 쉽고, 혹시 실수나 부족한 부분들이 있으면 또 다음에 만회할 수 있는 기회가 그 작품 안에 있으니까, 그런 것들이 매력적이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드라마가 방송될 때 실시간으로 채팅이 열리더라고요. 그걸 정말 열심히 봤어요(웃음). 채팅을 보면서 정말 인상 깊었던 게 드라마 대본을 넘어서는 정말 기가 막힌 추리들과 상상력을 보는 재미가 너무 좋았거든요. 대본에 없는 이야기인데 그것만으로도 또 다른 드라마 하나가 나올 수 있을 것 같은 정도여서 정말 놀라웠어요.”

애초 ‘시그널’의 아류가 아니냐하는 우려가 있기도 했다. 대본을 받고 스스로는 그런 생각을 하진 않았을까.

“대본은 처음에 4회까지 받았는데, 저는 오히려 그런 생각은 안 했던 것 같아요. 일단 시놉이 결말까지 다 있었거든요. 해서 모든 내용을 다 알고 결정을 했던 거고, 아무래도 타임슬립이라는 것 때문에 초반에 비슷하다고 느끼신 것 같은데 저희 드라마에서는 지속적으로 오고가는 게 아니라 한 번 넘어오고 끝이거든요. 해서 대본을 보면서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더 많이 들었고, 또래 나이의 아빠와 딸이 만나는 게 가장 흥미로웠어요. 아빠와 딸의 이야기라는 것이 중점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그런 걱정은 없었는데 첫 방송을 앞두고 제작발표회를 했을 때 주변에서 그런 반응이 많아서 좀 걱정을 하긴 했어요. 혹시 비슷하다고 해서 많이 안 보실까봐, 좀 식상한 소재라고 생각하실까봐 걱정했었는데 방송이 진행되면서 그래도 알아봐주시더라고요.”

장르물이라는 점을 감안한다 해도 워낙 로맨스가 뜨뜻미지근했다. 아쉽진 않을까.

“박광호 형사가 아빠라는 걸 알기 전에 저와 김선재(윤현민 분), 이 세 인물이 일단은 약간의 삼각관계처럼 비춰지다가 나중에 딸인 것을 알게 돼도 재밌지 않을까 했었어요. 그리고 그게 원래는 시놉에도 좀 있었고요. 광호는 딸을 챙기는 건데 관계를 모르다보니까 김선재가 질투도 하고 그런 삼각이 조금 있었는데, 초반에 그런 분위기가 한번 딱 나가니까 시청자들이 제발 장르물에 로맨스 가지 말라고 댓글이 폭주하더라고요(웃음). 이후 제작진에서 즉각 반영했고, 그걸 보면서 드라마가 왜 그렇게 바쁘게 찍는지 알겠더라고요, 시청자들의 의견과 같이 가니까. 어쨌든 로맨스가 없어진 건 진짜 아쉬웠어요. 사실 로맨스를 빨리 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거든요. 근데 시청자들이 처음에는 로맨스 넣지 말라고 하다가 나중에는 너무 아슬아슬하게 줄타기를 끝까지 하다보니까 이제는 좀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그렇게 응원하시는 걸 보고 ‘와, 작가님 천재인가’ 그런 생각도 했어요(웃음). 그런 미묘한 감정이 훨씬 더 재밌었던 것 같아요. 멜로는 다음 기회에.”

신재이라는 인물이 여배우에게 좀처럼 볼 수 없던 인물이었다.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감독님께서, 재이가 캐릭터를 잘 잡아줘야 나중에 박광호가 재이의 아버지라는 걸 알았을 때 이후의 변화가 뚜렷하게 보일 수 있다고, 처음부터 너무 부드러운 여자로 연기하려 하지 말라고, 그런 중심을 잘 잡아주셨어요. 무감각하고 남의 말은 듣지도 않고 좀 무섭기도 한 그 여자가 애초 왜 그렇게 됐는지 설명이 나오는데 이후에 확 달라진 모습을 보여줘야 되니까 이 앞을 확실히 연기해줘야 재이 캐릭터가 산다. 이후에도 갑자기 너무 부드럽게 나올 때는 편집으로도 잘라주시기도 하고 도움을 많이 받았죠.”

신재이를 연기하면서 가장 중요한 초점이 무엇이었나.

“초반에 특히 어려웠는데, 감독님께서 신재이는 좀 더 무서웠으면, 카리스마가 있으면 좋겠다고 얘길 해주셔서 처음엔 살인자로 오해할 수 있을 만큼 좀 무섭고 이상한 분위기를 가진 여자로 보여주려고 애썼던 것 같아요. 근데 워낙 신재이와 제 평소의 모습이 정반대로 거리가 멀다보니까 굉장히 어렵더라고요. 제가 가지지 못한 부분이라 그랬던 것 같고요.”

스스로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하나.

“그래도 좀 부족한 것 같아요. 초반에 훨씬 더 입체적으로 그리고 싶었는데 너무 1차원적으로 연기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그래도 후에 변화하는 모습이 있어서 다행이었던 것 같아요.”

극중 목진우(김민상 분)에게 목이 졸리는 장면이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보는 이들로 하여금 ‘리얼’인가 하는 착각이 들게 할 정도였는데 어떻게 연기했을까.

“사실 그 장면을 촬영할 때, 김민상 선배님은 손에 힘을 한 번도 주지 않으셨어요. 근데 주변에서 다들 살살하라고, 선배님으로서는 굉장히 억울한 상황이었죠(웃음). 나중에는 ‘진짜 내가 손에 힘을 주는 줄 알고 놀랐다’고 하시더라고요. 제가 목 졸리는 연기를 세 번 했는데 좀 더 리얼할 수 없을까 자꾸 더 욕심이 생겨서, 액션하기 전부터 숨을 오랫동안 참고 있다가 숨이 안 쉬어진다는 상상을 하면서 ‘숨을 쉬고 싶다, 살고 싶다’고 계속 생각을 했어요. 그렇다고 진짜 숨을 쉬면 안 되니까 그냥 참았죠. 컷하면 막 눈물도 나고, 정말 이러다 내가 나를 죽일 수도 있겠구나, 그런 생각까지 들더라고요(웃음).”

함께 호흡을 맞춘 최진혁, 윤현민에 대해서도 전해준다면.

“최진혁 씨는 워낙 리더십이 있고 잘 이끌어주는 스타일이에요. 많이 가르쳐주기도 하고요. 가장 놀랐던 건, 최진혁 씨는 정말 한순간도 거짓을 연기하지 않으려고 하더라고요. 너무 피곤할 때는 좀 쉽게 넘어갈 때도 있을 텐데 정말 단 한 장면도 그냥 넘어가질 않아요. 그리고 저는 연기하면서 실제 저희 아빠를 떠올리기도 하고 슬펐던 일을 생각하기도 하는데, 최진혁 씨는 상대배우와 그 순간에서 오는 감정으로 연기를 하려고 해요. 그 현장과 상황에 푹 빠져서 연기하고 싶어 하고 진심으로 연기하려고 하는 모습에 정말 놀랐어요. 그래서 드라마가 더 잘된 게 아닌가. 아빠 연기를 그렇게 잘하는 게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어떨 때는 잔소리가 정말 우리 아빠 같더라고요(웃음). 그리고 윤현민 씨는 워낙 장난기도 많고, 유머 욕심이 좀 있어서 대본에는 없는 아이디어를 많이 냈어요. 시청자들이 좋아할 만한 요소들을 잘 알더라고요. 방송에서도 그런 장면들은 윤현민 씨 아이디어로 만든 거예요. 그렇다보니까 웃느냐고 NG가 많이 났는데 최진혁 씨가 NG를 제일 많이 냈어요(웃음). 웃음을 잘 참질 못하더라고요.”

※ 드라마 '터널'로 만난 배우 이유영의 인터뷰는 2편으로 이어집니다.

저작권자 © 연예투데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