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인터뷰] 이하늬 Say, #역적 #녹수 #윤균상 #김지석 #채수빈 #SNL #안티에이징

  • 입력 2017.05.31 07:04
  • 기자명 이은진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드라마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의 장녹수 역할을 성공적으로 마친 배우 이하늬의 인터뷰, 전편에 이어.

윤균상, 김지석, 채수빈 등 같이 연기한 배우들에 대해 전해준다면, 그들과의 재밌는 일화도 많을 것 같은데.

“일단 김지석 씨는 처용무로 레슨을 받았는데, 레슨을 받았는지 아닌지 그냥 막춤을 추더라고요. 무슨 클럽에 온 줄 알았어요(웃음). 무슨 애드립을 장단에 맞춰서 막 하는데 다들 정말 빵 터졌었어요. 말도 안 되는 애드립이 정말 굉장한 사람이더라고요. 그리고 우리 가령이는 순수 에너지가 굉장하죠. 수빈이가 내 나이가 되면 진짜 어마무시한 배우가 되어 있겠다. 이제 24살인 친구인데 진짜 녹록치 않은 감정라인들을 잘 잡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기특하고 참 대견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리고 윤균상 씨는 ‘균둥이’라고 부르는데 볼을 막 주물러 터뜨리고 싶은?(웃음) 정말 너무 착하고 귀여운 친구예요. 그리고 균상 씨는 자기 신이든 아니든 정말 그냥 진심으로 연기를 해요. 저랑 균상 씨가 마주보고 있고 제가 얘기하는 신을 따는데 균상 씨는 뒷모습만 나오는데도 나를 보면서 눈물을 주르르 흘리더라고요. 그 모습을 보니까 그냥 바로 무장해제죠. ‘(주먹 불끈) 내가 너한테는 너무 울어서 눈이 찢어지는 한이 있더라도 모든 리액션을 다해주마’ 그런 마음이 울컥 생기고(웃음). 그러니 아무래도 호흡이 좋을 수밖에 없었고. 또 길동이 아역 로운이는(이로운) 진짜 시루떡 같이 투실투실하고 귀엽고 매력 있고. 진짜 어쩜 그렇게 매력 있을까 하는데 균상 씨가 딱 그런 느낌이 있어서 이 길동이가 딱 그 길동이더라고요. 그리고 평소에야 윤균상으로는 자주 봤지만 극 중에서는 한 10주 정도를 못 봤다가 마지막에 살려주겠다는 신에서 만났거든요. 그 때 저 멀리서 길동이로 걸어오는데 정말 성숙한 남자의 얼굴로 걸어오더라고요. 속으로 어머 얘는 누구?(웃음) 그럴 정도로. 해서 ‘길동아 너무 성숙했다. 이제 진짜 남자 같아’ 그런 얘기도 했는데. ‘역적’은 홍길동의 성장이기도 하지만 윤균상의 성장인 것도 같아서 다음 행보가 또 기대되는 배우예요.”

장녹수를 연기하면서 ‘예인’ 외에 가장 중점을 두었던 부분은 무엇이었나.

“정말, 작가님이 써주신 장녹수를 잘 표현하고 싶었어요, ‘역적’의 장녹수. 그리고 작가님께서 워낙 대본에 너무 예쁘고 멋있는 대사들을 써주셔서, 그러면 정말 배우가 허투루 할 수가 없게 되더라고요. 특히 마지막에 길동이에게 대사 중에 ‘너를 버리고 임금을 선택한 것도 나고 죽음 또한 내가 선택한 거다. 너의 말로 나는 창기가 아닌 예인이 되었다’ 이런 말을 하면서 떠나는데, 김춘수의 시 ‘꽃’에 비유된 이 대사가 정말 너무 멋있어서 너~무 너무 고민이 되는 거예요. ‘와.. 이 대사를 어떻게 해야 되나, 이거 참 큰일 났네’ 그런 생각을 많이 했어요. 처음에 공화로 있을 때도 내 밑바닥을 다 드러내고 길동이와 첫 키스를 하는 장면에서도 진짜 독백을 기가 막히게 써주셨더라고요. 그런 감정라인을 작가님이 다 챙겨주시니까 이후에도 공화의 감정라인을 하나라도 놓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고. 만약 공화가 이러저러 해서 궁으로 들어갔다, 그 정도만 나왔더라면 녹수는 그냥 단순히 악으로 존재할 수 있을 텐데 녹수에게 공화였던 시절이 있고 그 아픔과 슬픔이 있고 그것이 또 화가 되고 분노가 되는 에너지로 이어지는, 그런 것들이 정말 감사했던 것 같아요.”

극 초반 배우 김상중의 포텐이 워낙 강렬했던 터라 그의 퇴장 이후 시청률이 잠시 주춤하기도 했다.

“그때는 당연했던 것 같아요. 우리는 ‘아모개 정신’이라고 불렀는데 그것이 작품 끝까지 계속 흘러야 되기 때문에 아모개의 임팩트가 강렬할 수밖에 없었고, 김상중 선배님께서 그 정신을 처음에 너무나 깊고 크게 박아주셨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잘 끝난 것 같아요. 시청률이 주춤했던 건 아무래도 성인배우들한테 다시 익숙해지는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에 그랬던 게 아닐까. 어떤 작품이든 덜컹거리는 지점들이 있는데 이렇게 한 마음으로 괜찮은 분위기는 또 처음이었어요. 이게 진짜 힘든 건데 정말 놀라웠던 것 같아요. 중간에 시청률 1등 했을 때 우리 1등 했다고 막 좋아서 감독님한테 얘기했더니 감독님이 그건 네가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고. 그건 초반부터 그러셨어요. 시청률을 아예 신경 쓰지 말라고 하시더라고요. 시청률이 좋게 나오면 감사하고 힘이 될 수 있지만 또 안 좋게 나온다고 힘이 빠지면 안 되는 거니까. 감독님은 ‘우리는 퀄리티 있는, 완성도 있는 작품을 만들고 있다’ 그런 걸 계속 심어주신 것 같아요. 시청률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건 어떻게 보면 무책임할 수 있는 일인데 역으로 오히려 작품의 본질에 다가가려는 감독님과 함께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게 아닌가. 진짜 수장이라는 말에 어울리는 감독님이셨고 정말 감사했죠.”

‘역적’의 장녹수와 스스로의 싱크로율은 얼마나 될까.

“저도 그냥 받아들이면서 사는 삶은 무료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에요. 노력점수를 많이 주는 편이고 땀을 흘리지 않으면 빵점이다. 실패하더라도 도전하는 게 소중하고, 도전 자체가 가치 있는 게 아닌가. 녹수도 스스로 쟁취하려는 것이 있었어요. 당시의 마이너 코드는 다 가지고 있는 인물이지만 한 번 사는 인생, 이렇게 해보자 하는 파이팅이 있던 여자거든요. 실제로도 장녹수는 결혼도 두 번을 했고 아이도 있으면서 서른이 넘어 궁에 들어갔는데 왕의 여인이 됐잖아요. 아무리 외모가 아름답다고 한들 아이를 낳은 30대 여성이 10대의 싱그러움을 이길 수 있을까, 헌데 녹수가 그럴 수 있었던 건 녹수는 연산에게 단순한 여인이라기보다 멘토링이라든지 정치적인 동지라든지 그런 관계에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지 않을까. 그런 부분을 스스로 개척해나간, 굉장히 진취적인 여성이 아니었나. 그런 면에서 본다면 자신의 상황을 그대로 두고 살 것인가 도전이라도 해볼 것인가. 헌데 저도, 그 정도의 용기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저에게 어떠한 상황이 주어진다면 적어도 도전은 해볼 것 같아요.”

SNL 출연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망가짐에 거침이 없던데.

“망가지는 건 크게 신경 안 써요(웃음). 여배우들은 그래도 좀 체면을 차려야 할 때가 있는데 어쨌거나 가식적인 삶은 살고 싶지 않다, 그런 생각인 것 같고. 솔직히 저는 그렇게까지 화제가 될 줄은 몰랐는데 보시는 분들은 정말 충격적이었던 모양이에요. 초등학생들은 다들 SNL 노래를 하면서 저를 쫓아다니더라고요. 내가 이러려고 배우를 했나 그런 생각이(폭소). 저는 그것도 그냥 재밌는 작품을 했다고 생각해요. 언젠가 코미디도 꼭 해보고 싶은데 코미디가 정말 어렵더라고요. 남들에게 웃음을 주는 건 정말 좋은 일인 것 같아요.”

‘겟잇뷰티’를 통해 뷰티 전도사로도 활약하고 있는데, 아직 한 번도 소개하지 않은 여름 뷰티 꿀팁을 전수해준다면.

“음.. 제가 요새 하고 있는 방법이긴 한데요, 보통은 몸의 온도를 올려서 건강하게 하려고 하는데 피부건강은 차게 하는 게 좋아요. 운동이든 마사지든 열을 내고나면 아이싱을 해서 얼굴을 한 번 차갑게 식혀주는 거예요. 피부 표면이 뜨거워지면 화장이 잘 안 받고 트러블이 나기 쉽거든요. 해서 온도를 낮춰주는 게 관건인데, 때마다 아이싱을 잊지 않고 해주는 게 안티에이징의 비결이라고 할 수 있죠.”

혹시 한복을 예쁘게 입는 방법도 있을까.

“한복은, 가슴을 동여매야 돼요(웃음). 저고리 품은 아담해야 한복을 입었을 때 예쁘거든요. 그리고 ‘쫄 저고리’를 하면 예쁘고요. 키가 좀 큰 분은 허리에 띠를 매면 좀 더 예뻐 보이고요. 저는 가슴을 어찌나 조여 맸던지 이러다 정말 죽을 것 같더라고요. 한두 시간이 아니라 그걸 매일 해야 되니까. 머리엔 가채 썼지 가슴은 동여맸지, 어떨 때는 몸을 가누기가 힘들어서 옆에 기둥을 붙잡고 숨을 쉬어야 되는 정도였어요. 그러니까 대기할 때는 그냥 차에 들어가서 가만히 앉아 있는 거예요. 뭔가 그게 트라우마가 됐는지, 비행기 이착륙할 때나 MRI 찍으려고 누워서 기계 안으로 들어가는데, 무슨 폐쇄공포증 같이 공포가 느껴지고 정말 별 게 다 생기더라고요. 힘들다 의식한 거 그 이상으로 데미지가 있었나 봐요. MRI가 뭐라고, 도대체 뭣이 중한 거냐고 서러운 눈물이 막(웃음). 사실 이걸 말로 해버리면 그게 사실이 될까봐 그동안 말도 안 했어요. 장녹수라고 무턱대고 잡았다가 이걸 왜 한다고 했을까 별 생각을 다했었죠.”

그렇다면, 다음에 꼭 만나고 싶은 장르나 캐릭터가 있을까.

“저는 정말 사랑이 다인 여자를 한 번 해보고 싶어요. 그리고 제가 정말 허당이라 저랑 가까운 역할을 해보고 싶은? 평소엔 정말 구멍이 많거든요. 언젠가 만나겠지 하는데 안 만나지더라고요. 근데 또 자기가 하고 싶은 것과 잘 할 수 있는 건 다를 수 있는데, 쉽게 깨질 것 같은 감성의 여자를 한 번 해보고 싶은, 금방이라도 툭 치면 눈물 뚝뚝 떨어질 것 같은, 언제나 사랑에 목마른, 그런 여자를 해보고 싶어요.”

끝으로 ‘역적’을 보내며 한 말씀.

“드라마를 시청해주신 시청자분들이 계셨기 때문에 ‘역적’이 있었던 것 같아요. 정말 감독님부터 전 스태프들과 전 배우들이 온 마음을 담아 촬영을 했고요. 또 한 번 감사드리고 싶고, 이제는 녹수가 아니라 이하늬로 다시 돌아와서 또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때까지 감사한 마음으로 쉬고 비우고 채울 수 있을 것 같아서 정말 감사하고요. 차기작은 아마 올 가을에 ‘부라더’, ‘침묵’이라는 영화 두 편이 같이 개봉하게 될 것 같은데, 앞으로도 천천히, 또 잘 맞는 옷 입으려고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많이 지켜봐주세요, 감사합니다.”

저작권자 © 연예투데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