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짙은 사랑의 여운. 뮤지컬 <베르테르>

  • 입력 2013.12.06 21:14
  • 기자명 남궁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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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작 뮤지컬로서 2000년부터 시작, 시즌을 거듭해 올수록 진화한 뮤지컬 <베르테르>는 독일의 대문호 괴테가 1774년에 발표한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당시 남편이 있는 부인을 사랑하다 자살한 친구의 실제 사건을 토대로 완성된 소설이다. 친구의 배우자를 짝사랑 해본 경험이 있던 괴테는 자신의 경험담을 녹여내어 열정과 여린 감수성을 갖춘 베르테르를 그려냈다. 사랑의 열병을 앓아 본 사람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주는 명작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픈]이 뮤지컬 <베르테르>로 무대로 옮겨지면서 가슴 저미는 선율과 배우들의 열정적인 연기가 더해져 감동을 느낄 수 있다.  
   여주인공인 롯데에게 첫 눈에 반한 베르테르는 그녀의 존재 덕분에 세상을 아름답게 보고, 모든 생각과 마음을 그녀에게 쏟는다. 사랑이 가득 담긴 눈빛으로 롯데를 바라보는 베르테르의 모습을 보는 관객들은 자신의 순수한 사랑을 떠올리는 자신을 마주하게 된다. 설렘에서 망설임, 고통으로 변해가는 그의 마음을 보면서, 사랑의 열병을 앓았던 과거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며 베르테르의 마음을 이해하고 공감하게 된다.
  임태경의 베르테르는 어쩔 수 없는 로맨티스트로 오로지 사랑만을 바라보며 이상적인 사랑을 꿈꾸는 베르테르를, 엄기준은 진중한 분위기로 사랑을 갈구하는 남자로 각기 독특한 캐릭터를 완성하여 베르테르를 연기한다.   
  구소영 음악감독은 "수채화를 듣듯이 클래식하고 우아한" 실내악을 목표로 했다고 밝히며 피아노와 현악기만으로 이루어진 11인으로 구성된 챔버 오케스트라는 무대의 음악을 애잔하지만 힘을 가진 아름다운 선율로 배우의 목소리와 조화롭게 어울리게 한다.
   이번 2013년 시즌 <베르테르>는 10여년만에 다시 연출을 맡은 조광화 감독의 연출의도로 화훼산업도시인 발하임을 설정, 롯데의 약혼자의 알베르트의 영향력이 강하게 작용하는 도시를 배경으로 한다. 그렇기에 롯데가 온실 속에서 꽃을 키우며 알베르트와 사랑을 키우지만 베르테르는 오직 보답받지 못하는 사랑을 하는 해바라기처럼 외사랑에 슬퍼한다. 그리고 뜨거운 가슴을 가진 베르테르는 '사랑' 그 위대한 명제를 위해 행복해하고, 아파하고, 슬퍼하며 좌절한다. 발하임에서 롯데의 사랑은 오직 약혼자 알베르트만을 향하고, 정열적이었던 베르테르의 심장은 하얗고 푸르게 퇴색되어 간다. 무대전체가 푸르고 회색빛인건 결국 베르테르의 결말을 예상하게 해준다.
  디지털로 모든게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사회지만 느리게, 그렇지만 격정적으로 와 닿는 <베르테르>의 아날로그적 감성은 관객들에게 가슴 따뜻한 감동을 선사한다. 뮤지컬 <베르테르>는 12월 3일 개막, 내년 1월 12일까지 예술의 전당 CJ 토월극장에서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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