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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채수빈, 제 연기소신요? "척하지 않는 것"

  • 입력 2017.05.28 07:38
  • 기자명 이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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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MBC 월화드라마 ‘역적:백성을 훔친 도적’ 종영을 기념한 배우 채수빈의 인터뷰, 전 편에 이어.

신인 시절부터 특별한 구설 없이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가고 있는데.

“계획을 세운다고 계획대로 되는 직업도 아니기 때문에 그냥 주어진 상황에서 주어진 것에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해요. 캐릭터를 받고 촬영에 들어가기 전까지가 가장 고민이 많은 것 같은데, 어떻게 캐릭터에 다가가야 할까, 어떻게 연기해야 누가 되지 않고 작품에 임할 수 있을까를 가장 많이 고민하는 것 같아요.”

캐릭터를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노력에 주력하나.

“이번 ‘역적’전까지는 작품마다 역할 일기를 썼었어요. 이 캐릭터는 아기 때부터 지금까지 어떻게 살았고 어떤 성격이었으며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했고, 하루하루 그냥 일기처럼 꼭 기록했었는데 이번에는 그걸 안 했어요. 처음엔 해보려고 했는데 가령이는 너무 막연하더라고요. 그래서 감독님께 가령이는 어디서 뭘 하다 온 친구냐고 묻기도 했는데 감독님께서 그냥 다 필요 없다고(웃음), 정말 그래서 그냥 하게 된 건데 점점 가령이가 된 저를 느끼니까 너무 신기했었죠.”

여배우들은 기본적으로 화면에서 예뻐 보이고 싶은 욕심이 있을 텐데, 이번 가령이에서는 다소 아쉽지 않았을까.

“물론 일부러 꾸밀 때는 저도 그렇죠. 시상식이나 제작발표회 같은 때는 세상에서 제일 예뻐 보이고 싶은 욕심이 있는데(웃음), 굳이 작품에서는 예뻐 보이려고 뭘 하거나 그런 욕심은 없어요. 그런 행사 같은 데서 예쁘게 하고 나오면 되니까요.”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배우로서 이것 하나만은 지킨다 하는 소신이 있다면.

“음.. 꾸며내지 않는 것?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데 느껴지는 척하지 않으려고 하는 것. 그것이 저만의 소신이라면 소신인 것 같아요. 억지로 하면 그게 티가 나더라고요. 현장에서 그냥 모니터로도 느껴지고요. 척하지 않고 진심으로 느끼고, 진짜로 진짜 감정을 표현하는 것. 물론 매번 그렇게 되진 않겠지만 그렇게 하려고 최대한 노력해보는 거죠. 이번에도 초반에는 어려웠어요. 해서 힘들었는데, 중. 후반부오 넘어가니까 저한테는 정말 다 진심이 되더라고요.”

미니시리즈 첫 여주인공이기도 했다. 초반 답보 상태의 시청률이 부담스럽기도 했을 텐데 결과적으로는 나름 성공적이었다고 할 수 있지 않겠나.

“‘역적’은 시청률 때문에 부담이나 스트레스는 없었고, 오히려 작품에 대한 자부심이 있었어요. 정말 탄탄한 대본에 진짜 수장 같으셨던 감독님과 너무나 좋은 배우들과 같이 잘 마쳤다는 뿌듯함이 확실히 있는 것 같아요. 거기다 시청자분들도 드라마를 사랑해주고 인정을 해주시니까 정말 감사했죠. 해서 미니시리즈 여주인공을 처음 맡았다는 감격스러움보다는 되게 좋은 작품에 함께 있는 감사함이 컸고, 물론 처음 여주인공을 한다는 것에 너무 감사했고 큰 책임이 따르지만 역할의 크기와 상관없이 더 좋은 작품을 다양하게 만나고 싶은 욕심이 있는 것 같아요.”

특별히 해보고 싶은 역할이 있을까. 코미디나 액션 같은 장르는 어떤가.

“정말 다양한 캐릭터, 다양한 장르를 만나보고 싶은 욕심이 있어서 뭔가를 딱 정해놓진 않고 있어요. 요즘에는 동물과 교감하고 소통하고 그런 메시지를 담은 작품은 한 번 해보고 싶더라고요. 원래 동물을 되게 좋아해요. 만약 연기를 안 했으면 수의사라든지 어떤 식으로든 동물 관련 일을 했을 거예요. 동물에 점점 관심을 갖다보니까 열악한 환경에 있는 동물들의 이야기를 해보고 싶더라고요. 고등학교 1학년 때 분양받은 유기견 슈나우저랑 같이 지내는데 가끔 유기견 센터에 가서 봉사도 하고요. 꿈이 유기견들과 같이 뭔가를 하고 싶은데 아직은 그냥 꿈이에요. 그리고 장르는, 코미디는 해보고 싶긴 해요. 근데 액션은, 제가 평소에 좀 자신이 있으면 해보고 싶다고 하겠는데 괜히 애들 장난처럼 나올까봐 액션은 욕심이 안 나더라고요. 근데 다음 작품에서 합기도 유단자로 나오긴 해요(웃음).”

혹시 앞으로 상대역으로 만나보고 싶은 배우가 있다면.

“강하늘 씨요(웃음). 인간적으로 궁금해서가 아니고, 뭔가 배우로서 정말 궁금해요. 그 분은 현장에서 어떻게 연기를 하실까. 영화 ‘동주’를 보고 푹 빠지게 됐어요.”

예능 프로그램의 출연이 많지 않기도 한데, 이유가 있나.

“저는 예능이 좀 어려운 것 같아요. 끼가 있고 그러면 자신 있게 나가서 즐기고 할 텐데 낯을 많이 가리기도 하고, 게스트로 나가면 뭔가 재밌게 해야 되는데 혹시 잘 못할까봐 그런 걱정이 되게 많아요. 그래도 ‘런닝맨’은 다행히 반응이 좋았더라고요(웃음).”

본인의 마스크, 스스로 여배우로 어떤 장점이 있다고 생각하나.

“그냥 다양한 색깔을 가진 마스크인 것 같아요. 이목구비가 또렷하고 크고 하면 자칫 이미지가 한정적일 수 있는데, 저는 연예인 치고는 밋밋하게 생겨서(웃음), 화장이나 분장에 따라 다른 매력을 보여드릴 수 있는 게 아닌가. 화장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정말 많이 달라지거든요.”

본인의 외모에서 최고 자부심은 꼽아보라면.

“저 코 수술 안한 거요(웃음). 저 정말 안했거든요. 근데 가끔 증거 사진이라고 몇 사진들이 돌더라고요. 오죽하면 소속사에서도 나중에 예능 나가면 ‘돼지코’ 한 번 하자고(폭소). 원래 그런 것에 신경 쓰지 않는 성격이었는데 계속해서 얘기가 나오니까 어느 순간부터 그런 것들이 신경이 쓰이더라고요. 그래서 댓글 보는 걸 조금씩 줄이려고요(웃음). 저에 대한 말씀들은 보통 호불호가 갈려서, 어쨌든 다 이유가 있는 거니까 좀 내려놓을 필요가 있는 것 같더라고요.”

전혀 손을 대지 않은 얼굴인가. 요새는 주사나 필러 같은 간단 시술은 성형이라고 치지도 않더라.

“네, 100% 제 얼굴이에요. 예전에 치아교정만 한 거거든요. 수술 포함 그 어떤 시술도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웃음).”

작품을 하지 않을 때, 평소에는 주로 무엇을 하면서 시간을 보낼까.

“저는 그냥 거의 누워있어요. 가끔 친구들과 커피숍도 가는데 집에 있으면 누워서 핸드폰을 보거나 책을 보거나 침대에 붙어서 하루 종일(웃음).”

전에는 지하철을 이용했다는데 최근에는 어떤가.

“제가 원래 지하철 타는 걸 좋아해요. 지하철 타고 이쪽 끝에서 저쪽 끝까지 가보기도 하고 그러면서 창밖으로 지나는 풍경을 보는 게 좋더라고요. 지금도 가끔 대중교통을 이용하긴 하는데 요새는 보통 집에서 나오면 거의 일 때문이고 개인적으로 돌아다닐 일이 별로 없으니까 아무래도 탈 일이 거의 없어지더라고요.”

쉬면 가장 하고 싶은 것은 무얼까.

“저 여행이요. 몽골도 가보고 싶고, 베니스도 가보고 싶고, 아프리카도 가보고 싶은데 다만 TV나 방송 없이 자유롭게 가보고 싶네요.”

배우로서 언제 가장 보람을 느낄까.

“연기할 때가 스스로 가장 행복하다고 느끼는 것 같아요. 상대 배우와 서로 감정을 주고받을 때 그런 걸 느끼는 것도 같고, 그래서 더 안 쉬고 계속 하는 것 같기도 해요. 제가 정말 저질체력인데(웃음), 몸이 너무 피곤해도 촬영 때는 그냥 일어나게 되고, 그냥 하게 되더라고요. 해서 이제는 체력관리를 좀 해야 되나 싶은 게, 체력이 안 좋으면 컨디션에 아무래도 영향을 받게 되니까. 해서 요새는 엄마가 챙겨주는 보양식이나 영양제도 챙겨먹고 있어요.”

‘역적’ 엔딩에서 에필로그 형식의 만세컷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감독님 아이디어였어요. 모든 스태프 분들까지 전부 분장을 하고 찍었는데 영상을 보니까 참 재밌더라고요. 근데 제가 분위기를 많이 타는 성격이라 뜨뜻미지근하면 잘 안 움직이게 되거든요. 이번엔 좀 만족스럽게는 못한 것 같아서 그건 좀 아쉽더라고요. 음악을 틀어놓고 서로 눈치를 보면서 했는데 나중에는 하늬 언니랑 지석 오빠가 정말 흥을 불태워주셨어요(웃음).”

끝으로, ‘역적’ 송가령을 보내며 한 말씀.

“그동안 가령이를 사랑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리고, 다음 작품에서는 또 다른 당찬 모습으로 새롭게 인사를 드릴 것 같아요.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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