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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 현장] 이지훈-신우-서은광-켄, '햄릿'의 무게를 견뎌라.

  • 입력 2017.05.24 07:48
  • 기자명 이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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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2007년 국내에 첫 선을 보인 뮤지컬 ‘햄릿’이 10주년을 맞아 더욱 새로워진 무대로 관객들을 만난다.

지난 23일 오후,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디큐브아트센터에서 뮤지컬 '햄릿'의 프레스콜이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연출가 로버트 요한슨과 체코의 원작자 야넥 레데츠키가 특별히 행사를 찾아 더욱 뜻깊은 10주년의 의미를 더했다. 더불어 햄릿 역의 이지훈, 신우(B1A4/비원에이포), 서은광(BTOB/비투비), 켄(VIXX/빅스), 오필리어 역의 이정화, 최서연, 클라우디우스 역의 민영기, 김준현, 거투르트 역의 전수미, 안유진, 레어티스 역의 에녹, 김승대 등 주요 출연진들부터 앙상블까지 전 배우들이 참석해 넘버 시연에 이어 취재진과의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무엇보다 이번 10주년 ‘햄릿’은 음악에서부터 시각적인 효과까지 보다 현대적인 트렌드를 가미했다. 그로인해 젊은 층에 어필하겠다는 의지가 뚜렷했는데 아이돌 가수 출신의 배우들이 주인공 햄릿 역에 대거 캐스팅된 이유부터가 그러하다. 과거 김수용, 박건형, 신성록, 박은태 등의 배우들이 뮤지컬 ‘햄릿’을 빛낸 바 있다.

연출가 로버트 요한슨은 “10년 동안 어떻게 하면 더 효과적으로 공연화 할 수 있을지 고민해왔다.”며 이번 시즌에서는 “랩이라는 방식을 통해 표현해하고 싶었고, 랩이라는 게 젊은 사람들에게도 어필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또한 아이돌 가수 출신 배우들의 캐스팅에 대해서도 언급했는데 그는 “이지훈 배우는 물론, 다른 세 명의 배우들이 연습을 하면 할수록 점점 더 멋지게 성장해가는 모습을 직접 확인했다.”며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가 예수의 말씀을 동시대적인, 현대적인 어법으로 풀어낸 작품인데 당시의 사회에서 슈퍼스타를 바라보는 관점을 담고 있는 작품이다. 그와 비슷한 어법으로, 햄릿 역시 엘시노어라는 사회 안에서 소외된 슈퍼스타 같은 존재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특히 이 작품에 나오는 음악이 오늘날 아이돌그룹에서 들을 수 있을 법한 동시대적인 음악이어서 (이 배우들을 캐스팅했다). 물론 노래를 잘하는 것만으로 해결되진 않는다. 다층적인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그만큼의 연기력도 필요한데 이번 ‘햄릿’의 네 배우 모두가 깊이 있게 표현해내기 위해 굉장히 열심히 노력했다.”며 이들의 캐스팅에 보다 힘을 보태고 또한 이번 시즌의 차별화에 대해 설명했다.

연극, 뮤지컬을 가리지 않고 햄릿이라는 인물은 남자배우라면 누구나 한번은 꼭 해보고 싶은 역할로 꼽힌다. 그만큼 햄릿은 도전이자 목표가 되는 역할이기도 한데 이지훈은 지난 2007년 초연에 이어 이번 시즌으로 두 번의 햄릿을 연기하게 됐다.

이에 “감회가 굉장히 새롭다. 이 작품에 애착을 많이 갖는 이유 중 하나가, 첫 뮤지컬이 ‘알타 보이즈’라는 작품이었는데 그때 뮤지컬이 나와 맞지 않는다는 생각에 포기를 했다가 ‘햄릿’이라는 작품의 음악과 대본을 본 후에 뮤지컬의 매력과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됐던 것 같다. 9년 만에 다시 올리니까 벅찬 감동도 들고, 그때는 잘 모르고, 날 것의 느낌이었다면 이제 9년-10년 동안 무대를 계속 밟아오면서 쌓인 내공, 두렵긴 하지만 순간순간 즐기는 나의 모습이 변화가 제일 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며 이번 10주년 ‘햄릿’에 참여하게 된 각별한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 시즌에서 햄릿을 연기하고 있는 포인트에 대해 "햄릿은 우유부단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나는 좀 다르게 생각했다. 용기가 없지 않았을까. 그 어린 나이에 그런 무거운 선택의 순간이 왔을 때 과연 감당할 수 있었을까. 그것이 고뇌의 시작이지 않았을까. 해서 좀 더 애틋한 연민을 가지고 다가갔고, 슬픔과 분노 등의 감정의 폭이 좀 더 크게 느껴질 수 있도록, 밖으로 표출하는 데에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세 명의 아이돌 배우들은 실상 뮤지컬 무대에서는 신인에 가깝다. 신우와 켄은 뮤지컬 동기다. 두 사람은 2015년 뮤지컬 ‘체스’에서 아나톨리 역으로 나란히 데뷔했다. 이후 신우는 ‘삼총사’를, 켄은 ‘신데렐라’, ‘꽃보다 남자’를 최근까지 공연했고 서은광은 2013년에만 ‘몬테크리스토’, ‘광화문 연가’, ‘총각네 야채가게’에 출연한 이후 이번 ‘햄릿’이 복귀 무대다. 그런 그들이 뮤지컬 ‘햄릿’의 햄릿 역에 캐스팅됐다는 소식은 뮤지컬 팬들 사이에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낳기도 했다. 이들 역시 그러한 부담과 책임을 동시에 느끼고 있음을 드러냈다.

먼서 신우는 “사실 햄릿이라는 작품을 하게 됐을 때 참 고민이 많았다. 뮤지컬에 애착도 크고 계속 하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있는데, 워낙 유명하고 출중한 작품이기도 하고 많은 배우분들이 꿈꿔온 작품이기 때문에 내가 이걸 지금 하는 게 맞는 것인가 라는, 나에 대한 의심이 먼저 들었다.”며 “그런 의심이 들 때마다 증명해내야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더 열심히 해서 증명해내고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으로 임했던 것 같고, 사실 힘든 시간이 굉장히 많았는데 이지훈 형부터 연출님, 많은 선배님들이 내가 이 작품에 오롯이 집중할 수 있도록 많이 도와주셨다. 해서 첫 공연을 잘 올릴 수 있었던 것 같다. 이 자리를 빌려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털어놨다.

이어 "햄릿하면 떠오르는 단어는 연민인 것 같다. 대본을 봤을 때 연민이 많이 느껴졌고, 가녀린 느낌이 있었다. 그런 생각으로 접근하게 됐다."고 밝혔다.

서은광은 “뮤지컬 세 작품을 3,4년 전에 했었다. 이후 정말 하고 싶었는데 상황이 안 됐다가 드디어 이렇게 하게 됐다. 햄릿을 하게 돼서 너무나 기쁘고 되게 즐거운 마음으로 임했다. 무엇보다 3,4년 만이라서 뮤지컬 데뷔무대 같은 느낌이 든다. 그만큼 최선을 다하고 있고, 아이돌이지만 모르는 분들이 봤을 때 뮤지컬 배우구나 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게끔 열심히 하겠다”며 "나의 사춘기 시절을 많이 생각하면서 접근을 했고 개인적으로는 밝은 사람이라고 생각을 해서 어둡고 무거운 작품이지만 나의 밝고 러블리한 모습을 담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최대한 러블리한 햄릿을 만들어보도록 하겠다."고 밝혀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더불어 켄은 자신의 장래희망이자 최종 목표가 뮤지컬 배우라고 털어놓으며 “나중에 꼭 하고 싶은 작품이 세 개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햄릿이었다. 회사에서 햄릿을 해보겠느냐고 했을 때 바로 하겠다고 말씀드렸다. 앨범 활동이 겹쳐서 못할 수도 있었는데 진짜 1회만 할 수 있어도 하겠다고 했다. 이번이 아니면 기회가 안 올 것 같기도 해서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바로 하겠다고 했는데 폐 안 끼치고 열심히 하는, 그런 뮤지컬 배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이번 ‘햄릿’에 함께하게 된 남다른 각오를 드러냈다.

이어 "첫째로 슬픈 감정부터 분노, 사랑, 거짓으로 하는 감정, 그런 부분이 어려웠기 때문에 실제 우리 아버지가 그랬다면, 그런 식으로도 생각을 해봤다. 둘째로 대사가 많이 없고 노래로 많이 표현을 해야되기 때문에 가사를 읽어보면서 이 때는 관객분들이 어떻게 생각하시겠구나, 그런 생각들을 하면서 연습을 했었다."고 덧붙였다.

실상 아이돌 배우들의 캐스팅은 ‘기승전티켓’이냐는 비판도 끊이지 않는다. 경력이나 실력에 비해 단번에 대형 무대에서 주연으로 나서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기 때문인데, 그런 이유가 오히려 실력 있는 아이돌 배우들에게까지 선입견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대작 ‘햄릿’에 나선 세 아이돌 배우들은 우려를 종식하고 박수를 받으며 마무리할 수 있을까.

맏형 이지훈은 “동생들을 보고 있으면 내 생각이 많이 나기도 한다. 그때 시절을 떠올리면 이 친구들은 참 잘하는 것 같다. 나는 훨씬 못했는데 기회를 주셨던 거여서 지금 생각해보면 부끄럽기도 하다.”며 “이 친구들이 워낙 바쁘고 연습 일정이 빠듯한데 시간을 쪼개고 쪼개서 완벽하게 연습을 해오는 모습을 보면서, 될 친구들이니까 이렇게 무대에 오를 수 있구나 생각했다. 해서 시기가 됐고 너희들이 할 수 있는 친구들이기 때문에 이 무대에 너희가 설 수 있는 것이라고 용기를 많이 줬다. 오늘 보셔서 아시겠지만 이 친구들이 모두 완벽하게 잘 해내리라 믿고 있다.”며 이들의 캐스팅에 더욱 힘을 실어주었다.

원작자인 야넥 레데츠키는 “20년 전 ‘햄릿’은 엄청난 도전이었고, 10년 전 이 작품을 한국에 가져왔다. 한국에서의 반응에 확신이 없었는데 뛰어난 재능을 가진 배우들을 보면서 충격에 빠졌었다.”고 회상하면서 “한국을 방문할 때마다 작품이 점점 멋있게 바뀌는 모습을 봤다. 이번에도 내가 기대한 수준보다 더 멋진 공연이 되어있었다. 모든 분들에게 감사를 드린다.”며 10주년 ‘햄릿’의 성원을 당부하기를 잊지 않았다.

보다 현대적인 감각과 젊음을 무기로 한 10주년 ‘햄릿’은 이번 시즌에서도 원작의 명성을 이어갈 수 있을까. 2017 뮤지컬 ‘햄릿’은 오는 7월 23일까지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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