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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까운 딜레마에 빠진 영화 <공범>

  • 입력 2013.11.23 14:40
  • 기자명 남궁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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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공범>은 우연히 극장에서 아동유괴살인 사건을 다룬 영화를 본 딸이 유괴살인범으로 자신의 아버지를 의심하게 되면서 피할 수 없는 딜레마에 빠진다는 설정으로 시작한다. 영화는 15년 전 대한민국을 충격에 빠뜨린 한채진 군 유괴살인사건의 공소시효를 앞두고 딸 다은(손예진)이 실제 범인의 목소리에서 너무나 익숙한 아빠(김갑수)의 존재를 느끼고 그의 과거를 추적하면서 긴장감을 전달하려 한다. 파헤치면 파헤칠수록 딸은 혼란에 휩싸이고 평생 자신을 위해 모든 것을 바쳐 온 아빠에 대한 잔인한 의심은 커져가야만 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영화는 스릴러 장르에 대한 긴장감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 전체적으로 극에 쪼임새가 부족해 극에 대한 절박함이 관객들에게 긴장감이 전달되지 않는다. <내 사랑 내 곁에><그놈 목소리><너는 내 운명>에서 조연출로 탄탄한 경험을 쌓은 바 있는 신예 국동석 감독의 호기로운 연출은 직접 쓴 탄탄한 시나리오를 영상으로 변모시키는데 조금 부족한 듯하다.
  국동석 감독은 인터뷰에서 "우리 사회는 시시각각으로 경악할 만한 사건들이 많이 일어난다. 만약 우리의 가족이 그 사건의 범죄자라면, 또한 그 사실을 의심하기 시작했다면 나는 어떻게 할 것인가? 라는 가정에서 시작한 영화"라고 밝혔다. "관객들도 영화 속 ‘다은’에게 주어진 딜레마를 함께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했다. 정해진 결말보다는 각자의 결론을 영화가 끝나고 난 뒤 이야기 하고 공유할 수 있는 영화가 되면 좋겠다"고 밝힌 국동석 감독의 말대로, 영화를 보고 난 후, 영화가 전달하는 딜레마는 영화 자체에 대한 딜레마로 관객들을 갸웃거리게 만든다.
    영화가 던진 아동유괴살인 사건에 대한 공소시효에 대한 화두도 잊혀지고, 영화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세지도 관객들에게 전달되지 않는다. 결국 장르적 재미가 사라진 영화 속 부정(父情)은 갈 곳을 잃고, 아빠를 끝없이 의심하는 딸은 심지어 아빠에게 "난 이제 아빠 딸 아니야."라는 말로 오히려 아버지를 연민하게 만들고, 딸을 안스럽게 만든다.
  영화 마지막에 밝혀지는 중요한 반전 결말에도 영화는 관객들에게 스릴러의 묘미보다는 아무런 감흥을 전달하지 못할 정도로 연출의 극적묘미의 부재는 안타깝다. 딸을 심장으로 여기고 온갖 고생과 희생을 하는 김갑수의 연기는 출중하지만 그다지 감정의 기복이 전달되지 않는 딸은 눈물겹다.
  세상에서 가장 잔인한 의심을 다룬 영화, 하지만 장르적 재미가 안타까운 영화 <공범>은 10월 24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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