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믿고 보는 조진웅의 열연이 돋보이는 스릴러 영화 <해빙>

  • 입력 2017.02.25 07:52
  • 기자명 남궁선정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예투데이뉴스 남궁선정 기자]
  영화 <해빙>은  유튜브에서 화제가 된, 수면내시경 도중 가수면 상태에서 평소와는 다른 온갖 행태를 보이고 말을 내뱉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은 ‘수면내시경을 하면 안 되는 이유’ 라는 동영상과 한강의 얼음이 본격적으로 녹는 4월에 한강 수난구조대가 가장 많은 시체를 건져 낸다는 기사에서 떠올린 아이디어로 스토리를 구상한 스릴러 영화다. 장편 데뷔작 <4인용 식탁>으로 영화계의 주목을 받았던 이수연 감독은 영화 <해빙>의 각본을 쓰고 직접 연출을 맡아 연쇄살인사건이라는 소재를 독특하게 풀어나간다.     한 때 미제연쇄살인사건으로 유명했던 지역에 들어선 경기도의 한 신도시. 서울에서 운영했던 개인병원 도산 후 이혼해 선배 병원에 취직한 내과의사 승훈(조진웅)은 치매아버지 정노인(신구)을 모시고 정육식당을 운영하는 성근(김대명) 건물 원룸에 세를 든다. 어느 날, 정노인이 수면내시경 중 가수면 상태에서 흘린 살인 고백 같은 말을 들은 승훈은 부자에 대한 의심을 품게 된다. 
  한편 승훈이 병원의 간호조무사 미연(이청아)이 수면내시경 마취약인 프로포폴을 몰래 반출하는 것을 발견하자 미연은 승훈의 집에까지 찾아와 하소연을 늘어놓는다. 그러던 중 연쇄살인사건을 암시하는 토막시체발견에 대한 뉴스가 흘러나오고 승훈의 주변을 맴도는 수상한 인물 경환(송영창)은 전직 경찰이라며 승훈을 돕겠다고 자처한다. 하지만 승훈을 만나러 왔던 전처(윤세아)가 실종되었다며 경찰이 찾아오고, 승훈은 정육식당 부자에 대한 공포에 점점 힘들어져만 간다.
   <해빙>은 각 주요인물을 맡은 배우들의 연기변신에 많은 힘을 빌린다. 영화의 서스펜스와 공포는 제각각 감춰야 할 비밀이 있는 듯한 캐릭터들의 배치로 인해 완성되는데 승훈의 눈에는 모두가 의심스럽다. 그리고 그 비밀과 의심의 진원지인 캐릭터들을 연기하는 배우들은 연기력은 물론, 캐릭터에 뚜렷한 색깔을 덧입히는 개성을 가진 신구와 김대명. 그리고 이청아와 송영창이다.
  인자하고 지혜로운 어른의 이미지가 강한 신구는 치매노인의 천진함과 살인 고백을 툭 내뱉는 극단적인 두 얼굴을 가진 정노인으로 <해빙>의 이야기가 점화되는 순간을 책임지고, 집주인이어서 그렇다고 하기엔 도가 넘는 친절을 베풀며 승훈에게 다가오는 정육점 사장 성근은, 심상찮은 목소리로 등장부터 기이한 기운을 불어넣는 김대명이 연기해 불안과 의심의 그림자를 극 전체에 드리운다.
  그리고 승훈의 주변을 늘 맴돌며 눈웃음을 날리고, 명품백을 수시로 바꿔 드는 토박이 간호조무사 미연 역에는 발랄하고 고운 이미지의 이청아가 출연해 겉만 봐서는 알 수 없을 것 같은 이면을 궁금하게 만든다. 한편, 불쑥불쑥 시도 때도 없이 승훈 앞에 나타나는 전직형사 조경환 역의 송영창은 그가 전하는 신뢰감의 뒤편으로, 승훈 편인가 하는 안도감과 진짜 목적이 무엇인지에 대한 의구심을 동시에 불러 일으키며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신구, 김대명, 이청아, 송영창은 고정관념처럼 그들에게 덧씌워져 있었던 이미지를 뒤집고 역으로 활용해 다음 상황이 어떻게 될 지 알 수 없고, 이들이 가진 비밀이 도대체 무엇일지 실체를 궁금하게 하면서, 서스펜스를 만들어내고 <해빙>의 재미를 완성한다. 
  무엇보다도 영화는 주인공 승훈을 연기하는 조진웅의 연기력만으로도 영화의 완성도에 큰 빚을 진다. 조진웅은 의심에 꼬리를 물어 연쇄살인사건을 해결하고자 말겠다는 광기어린 집착부터 온갖 공포와 불안 상태를 뛰어나게 연기한다.
  하지만 영화 <해빙>은 스릴러 장르가 갖춰야 할 조밀한 짜임새와 긴장감있는 전개를 찾기 힘들다. 영화가 끝날 때까지 진짜 범인을 숨기려는 감독의 의도는 영화에 녹아 있지만 전반적인 이야기를 이끌어가야 할 감독의 연출력은 관객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 믿고 보는 조진웅의 열연이 돋보이는 스릴러 영화 <해빙>은 3월 1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된다.



 

저작권자 © 연예투데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