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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국민의 소원이 담긴 영화. 이준익 감독의 <소원>

  • 입력 2013.09.24 01:59
  • 기자명 남궁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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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년전 발생했던 조두순 사건. 그가 저지른 끔찍한 아동 성폭행 사건은 극악무도한 범행의 내용으로 온 국민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그 사건을 떠올리게 만드는 영화 <소원>은 이준익 감독이 다시 메가폰을 잡을 정도로 충격적인 내용과 관객들의 심장에 비수처럼 꽂히는 등장인물들의 아픔과 슬픔을 가지고 관객들을 찾는다.    이전의 동일 소재의 영화들이 범죄자에 대한 분노와 증오, 복수에 대한 이야기를 그렸다면, 영화 <소원>은 이와는 다른 입장으로 접근하고 바라보았다. 잊혀져 가고 있는 것을 굳이 다시 들춰내 이슈화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와는 달리, <소원>은 직접적인 장면을 드러내고 자극적인 장면으로 불편함을 전하지 않는다. 오히려 평생 아물지 않을 수도 있는 커다란 아픔 속에서도 그래도 희망의 씨앗은 움튼다는 가능성을 발견하고자 하는 것이다.
  가해자가 몇 년을 선고 받을지에 대한 관심보다, 피해자가 몇 년을 고통 받을 것인지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통감해 이와 같은 아픔을 겪는 피해자가 더 이상 생기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보고 싶지 않았고 외면하고 싶었던 사실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아파하는 피해자가 있다는 진실을 이야기 하는 것이 영화가 전하고자 하는 진심인 것이다. 이준익 감독은 “큰 상처를 겪은 가족들이 고통의 터널을 지나 다시 일상을 되찾기까지의 진심 어린 가족의 태도와 주변 사람들의 열망 등이 고스란히 담기는 영화”라고 이를 설명한다.    "괜찮아, 다 괜찮아"라는 말로 위로하지만 정말로 '괜찮은 사회'가 되고, 아이들에게 안전하고 괜찮을 거라고 말할 수 있는 심정으로 감독은 희망과 바람을 담아 영화를 그려낸다. 그리고 가해자의 인권은 보호되지만, 피해자의 아픔과 슬픔은 전혀 보호하지 못하는 현 사회의 불편한 진실을 이준익 감독은 정면으로 마주한다. 
  영화 <소원>은 가슴에 사무치는 사건을 겪은 가족의 고통을, 일상으로 돌아오고자 하는 가족의 노력을 그린다. 아동성폭행 사건을 소재로 하고 있지만 이야기를 잘 풀어나가는 감독 특유의 잔잔한 시선이 영화 내내 관객들에게 가슴깊이 파묻히는 영화를 선사한다.    아빠 설경구, 엄마 엄지원, 딸 소원이, 소원이 친구 영석이를 연기한 배우들의 진심과 진정성이 관객들에게 진심을 전달한다. 죽일수만 있다면 내가 죽이고 싶다는 일념을 가진 아빠, 인간의 탈을 쓴 짐승을 향한 끌어오르는 분노를 삼키는 엄마, 그리고 친구를 기다리지 못했다는 죄책감을 가진 같은 반 친구... 딸을 지켜주지 못했다는 엄마와 아빠의 가슴은 무너져 내리고, 딸은 자신의 겪은 끔찍한 사건으로 다시 일상에 돌아가는 일마저 불안해한다.
  술에 취해 가중처벌이 아닌 심신미약으로 정상참작을 얻은 가해자는 죄책감도 느끼지 못하고, 오히려 '가벼운 법'을 이용해 피해자 가족을 협박하기까지 하는 현재의 시스템을 목격하는 관객들은 그저 입술을 깨물고 분노를 삭힐 뿐, 이 땅에서 살아갈 후손들을 위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신들의 무력함을 깨닫기까지 한다.   피해자의 내일, 또 다른 일상을 향해 새롭게 시작하는 희망을 소원하며 영화 <소원>은 웃다가 울다가 영화를 보고 나오는 관객들이 다뜻한 시선과 따뜻한 마음으로 극장을 나설 수 있게 해준다. 평범한 일상이 가장 큰 희망이자 축복임을 영화는 관객들에게 일깨워준다.
  몸의 상처는 시간이 지나면 낫지만, 마음의 상처는 세월이 지나도 평생 지워지지 않는다.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는 용기가 죽을만큼 힘들기 때문이다. 태어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사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이 담긴 영화 <소원>은 10월 2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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