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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강홍석, "80세까지 무대에서..교감하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 입력 2016.12.02 11:57
  • 기자명 이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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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뮤지컬 '킹키부츠'의 두 번째 시즌을 성공적으로 마친 배우 강홍석의 인터뷰, 전편에 이어.

최근 한 매니지먼트사와 전속계약을 체결했기도 한데, 그런 매니지먼트와 함께 하는 장점은 무엇이던가.

“많은 부분에서 도움을 받고 있죠. 소속사가 아니었다면 저 혼자로는 이렇게 많은 기자분들을 만날 수도 없었을 테고, 특히 배우로서 다른 부분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연기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것, 그게 가장 좋죠. 그리고 제가 어딜 가서 최민식 선배님 같은 대배우를 뵐 수 있겠어요(웃음). 회식 때 뵈었었는데 그냥 가만히 계셔도 풍기는 아우라가 정말 대단하시더라고요. 그런 대 선배님들께 좋은 말씀도 듣고 정말 좋습니다.”

같은 소속사 식구이기도 한 한선천은 ‘킹키부츠’에서 롤라와 엔젤로 함께 활약하기도 했는데, 현대무용수가 아닌 뮤지컬 배우 한선천은 어떤 연기자이던가.

“선천이는 정말 특출 난 아이예요. 진짜 성품도 너무 좋고 열정도 정말 많고요. 그 친구를 보면 뭔가가 더 있을 거 같아서 5년 뒤가 어떨지 정말 기대가 되는 친구죠. 정말 무대를 너무나 사랑하고 무대를 준비하는 과정이 너무나 좋은 친구예요. 몸으로 하는 만큼 연기를 그대로 하면 된다고 말해주고 있는데 특히 이번 시즌에서 무대 위에서 춤으로 보여준 에너지들을 보면 이번 작품으로 자신감을 많이 얻은 기회가 된 것 같더라고요. 결국엔 자신감에 대한 문제인데 그런 조절이 머지않아 되지 않을까. 결론은 아주 기가 막힌 친구입니다(웃음).”

애초, 어떤 계기로 배우의 길에 입문했나.

“왜 그런 말 있잖아요, 친구 따라 강남 간다고(웃음). 처음엔 공부가 너무 싫어서 친구를 따라 예고에 갔어요. 당시에 인문계 고등학교를 다니고 있었는데 미술시간에 그림을 그리는데 창문에 붙은 쇠창살들을 보니까 ‘내가 여기서 뭐하는 건가’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 때 계원 예고에 다니는 친구가 자기는 수업시간에 노래를 부르고 재즈댄스를 춘다고, 수학은 일주일에 두 번만 한다고 그러는 거예요. 뭐 그런 학교가 다 있나 깜짝 놀랐죠(웃음). 그래서 1학년 2학기 때 저도 계원예고로 옮겼어요. 근데 그 때는 제가 무대 위에 있는 개그맨이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러다가 학교에서 현대판 ‘로미오와 줄리엣’을 공연하면서 로미오를 연기했는데 제가 죽으니까 사람들이 울더라고요. 그 때 ‘이게 뭐지?’ 그런 매력에 배우의 꿈을 꾸게 됐죠. 그리고 음악을 좋아해서 가수에 대한 생각을 갖기도 했고요. 제가 좋아하는 장르가 R&B, 힙합 쪽이어서 그런 앨범을 내보는 게 아직도 제 소원이에요. 펑키한 장르도 좋아하고요.”

개그맨을 꿈꾸던 학생이 배우가 된 이야기가 사뭇 흥미로운데, 왜 스스로 배우가 안 맞는다고 생각했었을까.

“왜냐면 뮤지컬은 잘 생긴 배우가 하는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정말 1도 꿈을 안 꿨는데 어느 날 정원영 선배가 좋은 작품이 있다고, 지금은 클래식의 시대지만 이제 팝의 시대가 온다고, 그게 ‘스트릿 라이프’였어요. 그 작품에 참여하면서 지금까지 오게 됐죠.”

그렇게 6년을 달려왔는데, 스스로 느끼는 뮤지컬의 매력은 무엇인가.

“배우가 노래를 말로 부르는데, 춤도 추고 비트도 나오고 라이브도 있고 관객도 직접 만나고. 이만큼 3박자가 같이 있다는 게 뮤지컬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싶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공연은 관객들의 피드백이 바로바로 오니까 정말 너무 좋더라고요.”

평소 좋아하는 작품이나 도전해보고 싶은 역할이 있을까.

“‘지저스’의 유다를 꼭 해보고 싶어요. ‘노틀담’의 콰지모토를 꼭 해보고 싶기도 하고요. 콰지모도가 ‘춤을 추어요, 나의 에스메랄다’를 부르는 모습이 너무 좋아요. 뭔가 응어리져있는, 한이 있는 그런 역할이 좋더라고요. ‘킹키’의 롤라도 대본을 보니까 다행히 한이 있더라고요. 한은 있으면서도 어디 가서 팍팍 얘기하는, 그런 매력이 정말 컸던 것 같아요. 그러다 남자로 나올 때 너무 멋진 캐릭터여서 정말 행복했어요. 이러기 쉽지 않거든요. 권투도 누구보다 잘 하는데 그냥 져주잖아요. 그게 누군가에게 지는 느낌을 주고 싶지 않아서라는 게 너무 멋지더라고요. 그렇게 뭔가 저는 좀 속에 응축된 응어리가 있는 역할이 좋더라고요.”

스스로의 이것 하나만은 반드시 지키고 싶은 본인만의 연기의 포인트가 있다면.

“저는, 연기로 거짓말은 안한다. 뭐가 됐든 진실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그래서 항상 아내에게 고마운 게 ‘풀대기 먹어도 되니까 스트레스 받지 말고 정말 하고 싶은 거 했으면 좋겠다.’고 얘기해요. 아직 아이가 없어서 그런지(웃음), 아직은 조금 덜 벌더라도 아내를 먹여 살릴 수는 있는 정도라 그동안은 제가 정말로 하고 싶은 작품과 역할을 할 수 있었어요. 그래서 기술적으로는 좀 모자라거나 못했을지언정 정말 모든 캐릭터에 거짓이 없었어요. 그리고 뭔가 하고 싶지 않은 작품은 오디션부터 열정이 드러나질 않더라고요.”

앞으로 갈 길이 더 멀다.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가.

“지금도 매번하는 고민이, 내가 어떻게 보여지는 배우가 될 것이냐, 아니면 내가 하고 싶은 걸 하고 사는 배우가 될 것이냐를 많이 고민하게 돼요. 무엇보다 ‘지금 내가 행복한가.’ 그것이 가장 큰 고민인 것 같아요. 내가 먼저 즐겁고 행복하다고 느껴야 관객들에게 교감을 줄 수 있는 포인트가 되지 않나 생각하거든요. 해서 앞으로도 내가 하고 싶고, 내가 즐길 수 있는 것들을 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제 막 수면 위로 조금 올라온 상태잖아요. 주변에서 선배님들이 ‘이제 어떻게, 어떤 배를 타고 갈 것이냐’ 잘 생각하라는 말씀들을 해주시더라고요. 저는 80세까지 무대 위에서 연기하고 싶기 때문에 꾸준하게 많은 작품을 통해서 많은 사람들과 교감하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끝으로 ‘킹키부츠’를 찾아준 관객들에게 한 말씀 한다면.

“사실 무대 위에서 가끔 외로울 때가 있어요. 갑자기 대사를 까먹는다거나(웃음). 그럴 때 기다려주고 귀 기울여 준다는 것이 정말 너무나 큰 힘이 되더라고요. 막공 때 느낀 게 ‘킹키’로 인해서 저를 알게 되신 분들, 또 그 무대 위에서 제가 어떻게 놀든, 뭘 하든, 관객들이 같이 즐겨주시고 소리쳐주신 것만으로도 정말 너무나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관객여러분들 덕분에 오히려 제가 많이 힐링이 됐습니다. 정말 감사하고, 또 좋은 모습으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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