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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보검의 이유 있는 변절 "제 진심이 변한 게 아니에요"

  • 입력 2016.10.29 22:43
  • 기자명 이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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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KBS 월화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 종영을 기념한 배우 박보검의 인터뷰, 전편에 이어.

박보검은 전작 ‘응답하라 1988’에 이어 이번 작품의 성공으로 대중에게 더욱 큰 사랑을 받고 있다. 그는 특히 어르신 팬들이 굉장히 많이 늘었다며 놀라워하기도 했다. “이번 드라마 덕분에 뭔가, 팬 분들의 연령도 더 다양해진 것 같고요. 저도 굉장히 놀랐어요. 세부에 갔을 때도 연세 많으신 할머니나 어른 분들께서 ‘보검씨~!’ 하면서 악수를 청하시기도 하시고 정말 감사하더라고요.”

그렇게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사랑받고 있는 자신만의 매력을 꼽아달라는 질문에는 연신 쑥스러운 웃음을 터뜨렸다. “제 매력이요?(웃음). 음, 그냥 뭔가 성실함? 성실하려고 하는 자세? 근데 이건 언제나 저에게 필요한 것 같고, 누구에게나 필요하고 적용되는 것 같아요. 뭔가 저 자신에게 채찍질을 많이 해야 조금 더 발전하는 것 같기도 하고 조금 더 성숙해지는 것 같기도 하고요.”

박보검하면 역시나 빠지지 않는 질문이 있다. ‘응답하라의 저주’에 관한 이야기다. 지상파 미니시리즈로 시청률 20%를 넘어 흥행가도를 달렸으니 ‘응답하라 1988’의 주역들 사이에서는 이를 깬 첫 주인공이 됐는데, 엄밀히 말하면 ocn ‘38 사기동대’의 서인국이 이를 가장 먼저 깼다. ‘응답하라 1997’의 주역인 서인국은 과거 박보검과 ‘너를 기억해’를 통해 형제로 분한 바 있다. 우스갯소리로 한 집안 형제에게 겹경사가 든 셈이다. 또한 박보검은 과거 인터뷰에서도 ‘응답하라 1988’을 두고 축복과도 같은 작품이었다고 말한 바 있다. ‘응팔’에 대한 남다른 사랑은 지금도 여전했다.

“‘응답하라’에 대해서 자꾸 저주라는 말이 나오는 게 굉장히 서운하고 속상하거든요. 사실 그 드라마 덕분에 많은 분들에게 제 얼굴을 알리고 이름을 알릴 수 있었던 거잖아요. 그리고 그 작품 덕분에 또 저라는 배우에 대해서 색다를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계기가 된 거라서 저는 정말 ‘응답’이 축복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렇게 ‘응답하라 1988’에 이어 ‘구르미 그린 달빛’까지 완벽한 원톱 주인공으로서의 입지를 굳힌 배우로서, 또한 막강한 대중의 호감을 지닌 배우로서, 앞으로의 행보에서는 또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행보는 똑같을 것 같아요. 지금까지 소속사 식구들과 함께 늘 어떤 작품을 하고, 어떤 작품을 통해서 또 다른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지, 어떤 역할을 잘 표현해낼 수 있을지 그런 것들을 같이 고민하고 그런 작품을 먼저 선정하는 기준이 있었고요. 그래서 뭔가, 항상 그건 똑같을 것 같아요. 그 전에 제가 보여주지 못했던 모습들, 내가 모르는 내 안의 모습들을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을 만나고 싶기도 하고. 그래서 그런지 앞으로가 또 기대가 되기도 해요. 물론 작품 안에서 제가 흔들리는 경우도 있었지만 지금처럼 믿음을 잃지 않고 중심을 잘 잡고 나간다면 함께 또 파이팅하면서 즐겁게 잘 될 수도 있는 거고. 그래서 그냥 저는 지금처럼 작품을 대하는 태도나 마음가짐이 똑같았으면 좋겠어요. 아마 당분간은 팬 분들을 만날 준비를 해야 할 것 같고요.”

말이 나온 김에 그래서 물었다. 박보검갤러리 팬들에게 사전 수집했던 질문 중 가장 많은 수를 차지했던 질문의 한 가지를 기자가 대신 물었는데 과거 팬미팅에서 불렀던 ‘Forget you’의 완곡은 언제쯤에나 들려줄 것이냐는 질문이었다. 해서 이번 팬미팅에서 불러줄 수 있겠느냐고 물었는데 “아, 완곡. (팬미팅) 하게 되면 한 번 노력은 해볼게요. 근데 너무나 감사한 건 이제 음원 사이트에 이름을 검색하면 제 노래가 나오잖아요. ‘내 사람’이라는 곡은 부를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너무나 감사해요, 제 노래가 있다는 거. ‘Forget you’는 연습을 좀 많이 해보고 들려드릴 기회가 있으면 꼭 들려드릴게요. (이번 팬미팅에서는) 제 노래가 아니라서 일단 디어 형에게 한 번 여쭤보겠습니다(웃음). 원곡자가 있기 때문에.”라며 어쨌든, 어디선가, 언젠가는 꼭 완곡을 들려주겠다는 약속 아닌 약속을 하기도.

박보검은 과거 가수를 꿈꿨던 오디션 영상이 공개되면서 음악적인 재능을 보이기도 했다. 드라마를 통해 첫 도전한 OST ‘내 사람’은 각종 음원차트를 싹쓸이했을 정도로 엄청난 화제를 동반했다. 실제 영화뮤지컬을 전공하고 있는 학도이기도 한데 뮤지컬과 같이 또 다른 분야에 대한 욕심은 없을까. “네! 있어요. 제가 좋아하는 분야가 많다보니까. 일단은 저의 본업은 배우이고 연기이기 때문에, 이번 드라마 덕분에 제가 그토록 원했던 드라마 OST를 녹음하게 돼서 정말 감사했고, 제가 나오는 장면에 제 노래가 나오는 게 되게 신기하더라고요. 라디오 DJ도 해보고 싶고 나중에 좀 더 기회가 되고 좀 더 기초적으로 탄탄하게 깊이가 잘 만들어진다면 직접 작사, 작곡한 곡으로 앨범을 내보고 싶기도 하고, 더 나아가서 뮤지컬도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은 꼭 있어요. 그게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흐름을 잘 타고 저에게도 자신감이 차있어야, 준비가 잘 되어 있어야 자신감도 생기고 기회를 잡는 거잖아요. 그래서 그럴 때가 언젠가는 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본인을 두고 ‘착하다’는 평에 대한 부담은 없을까. 이 역시 매 인터뷰마다 참 끊이지 않는 단골 질문이다. 그는 이에 대해 “부담 같은 건 전혀 없어요. 제가 ‘착하다는 얘길 들어야지’라는 마음가짐으로 행동을 했더라면 그건 나쁜 거고 그게 더 부담이 될 수도 있었겠지만 24년 동안 저는 저대로 살아왔기 때문에 그렇게 크게 생각하거나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그냥 저는 저대로 지금처럼 정직하고 분명하고 떳떳하게 당당하게 사는 게 저만의 삶의 방식인 것 같아요.”라며 한결같은 마음을 드러냈다.

착하다는 이미지가 배우로서의 행보에 행여 발목을 잡을 수 있지 않겠냐는 우려에 대해서도 그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그런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고요. 오히려 그런 면을 통해서 제가 다른 역할을 맡을 수 있는 거고, ‘어! 박보검이 저런 역할도 할 줄 알아?’하는 색다른 모습을 더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하고 더 다양한 폭의 연기를 할 수 있다고 생각을 해요. 다만 제가 잘 해내야 하고 잘 표현해야 하는 게 숙제라고는 생각하죠.”라고 한다. 여전히 매사에 초 긍정 청년이다.

이후 박보검은 혹시 기억에 남는 팬이 있느냐는 질문에 “일단 팬 분들을 많이 만나면 만날수록 기억을 하려고 노력을 많이 하거든요. 근데 사실 이렇게 팬 분들이 많아지는 걸 처음 겪다보니까 기억하는데 있어서 뇌에 한계가 있더라고요(웃음).”라고 운을 떼며 최근 수직상승한 자신의 인기를 체감하고 전과는 사뭇 다른 마음을 갖게 됐다고 털어놨다.

일례로 이번 필리핀 세부로 떠난 포상휴가에서 현지 팬들의 저돌적인 구애가 그 중 하나의 이유가 되었다고. 당시 누군가 박보검의 뒷목 옷깃 안으로 손을 집어넣는 일이 벌어져 바짝 웅크린 채 이동하는 그의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는데, 실로 아찔한 순간이긴 했으나 자타공인 한류스타의 반열에 올라섰다는 반증이기도 한, 웃지 못 할 사건이기도 했다.

“이제 조금 조심스러워지는 게 많이 생기는 것 같아요. 예를 들면 경복궁 사인회도 그렇고 세부에서도 그렇고, 오랜만에 팬 분들을 만나서 너무나도 신난 마음에 인사도 해드리고 싶고 한 분 한 분 눈인사도 맞춰드리고 싶었었는데, 제가 그렇게 하면 할수록 더 좋아해주시고 열렬히 환호해주시니까 질서유지가 어려워져서 제 행동이 굉장히 조심스러워지더라고요. 뭔가 저의 행동이 다른 분들에게 크게 피해를 줄 수 있구나 하는 걸 깨달았어요. 필리핀에서는 제가 현지에서 활동을 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정말 깜짝 놀랐어요. 어떻게 알아봐주시나 했더니 드라마 채널을 통해서 작품을 보셨다고 하시더라고요. 많이들 알아봐주셔서 정말 감사한 마음도 있었지만 그래서 더 선뜻 다가가질 못하겠더라고요. 혹시 사고가 생길까봐.”

사실 박보검은 지난 ‘응답하라 1988’ 이후 기자와 만난 인터뷰에서 ‘나의 착함이 누군가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면’ 이라는 질문을 쉽게 이해하지 못할 정도로 그야말로 순진무결했다. 그는 당시만 해도 아직 학생 신분인 만큼 앞으로도 계속 지하철을 이용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고 이후에도 실제 그렇게 자신의 일상을 전과 똑같이 지냈다. 이는 박보검에게 ‘착한, 바른, 스타병 없는’ 이미지를 심어주는데 또한 큰 몫을 했다. 그런 그가 불과 1년도 채 되지 않은 사이 대중과 다소 거리를 둬야한다는 걸 깨달았다고 한다. 통학 역시 앞으로는 매니저를 동반해야 되지 않겠나 하는 속내를 밝혔다. 그렇다면 그가 달라진 걸까.

사실 이 부분은 스타라면 누구나 겪는 딜레마다. 대중에게 사랑을 받아야 할 직업을 가진 이로서, 특히나 세간의 화제의 중심에 선 톱스타라면 더더욱 그러하다. 대중의 환호에 무턱대고 살갑게 대응했다간 사고를 초래할 위험이 따르고 너무 멀찍이 거리를 뒀다간 좀 뜨고 달라졌다는 소리를 듣게 되니, 그것이 본의든 아니든 이제 그에게는 이 양날의 검과도 같은 딜레마의 간극을 최대한 좁혀갈 수 있는 지혜를 발휘해야 하는 시점에까지 왔다. 그에 걸린 시간이 너무나 짧았을 뿐, 그 스스로가 변한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물론 아직은 말이다.

“점점 더 조심스러워지고 신중해지는 건 맞는 것 같아요. 그게 참 어렵더라고요. 많이 알아봐주시고 사랑해주시는 건 너무나도 감사하고 행복한 일인데 그에 대한 피드백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뭔가 표현의 자유도 점점 줄어드는 것 같고 제 행동 하나로 인해서 오해를 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팬 분들에게 어떻게 보답해야 하는지 그에 대한 생각이 좀 깊어지는 것도 같고요. 많은 분들에게 그 마음을 다 충족해드리지 못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지만 그래도 제 진심은 변함이 없다는 걸 꼭 말씀드리고 싶어요. 저 자신에게 있어서는 그냥 변함없이 선한 영향력을 주는 사람이자 배우가 되고 싶고, 스태프들이 생각하기에 다시 한 번 함께하고 싶은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박보검은 이날 인터뷰에서 인터뷰 사진 일정까지 소화하며 실로 빽빽한 일정을 감당하고 있었다. 보통은 이보다 여유 있는 인터뷰에서도 사진은 소속사에서 제공하는 경우도 많다. 각 인터뷰에서 10분의 사진촬영 시간을 아끼면 5타임만 되도 한 타임의 인터뷰가 더 가능해지기 때문이기도 하고 하루 종일 온갖 질문을 받아야 할 인터뷰이의 피로를 덜어주는 효과도 있어서 제법 인지도가 있는 이들은 이 같은 방식을 채택하는 경우가 많다. 헌데, 현재 가장 핫한 박보검은 전과 다름없이 이러한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다. 그뿐인가 인터뷰 사진 촬영을 위해서는 그나마도 매 촬영마다 의상까지 갈아입어야 하니 본인으로서는 참으로 정신없는 일정이었을 텐데도 기자들의 개인적인 사진촬영 요구에서부터 사인공세까지 뭐 하나 마다하는 법이 없다. 대신 그가 찾은 돌파구는 인터뷰에서 최대한 말을 빨리하는 것이었다. 그를 두고 스스로 “오늘 아주 랩을 했네요.”라며 너털웃음을 지으니 그를 향한 콩깍지를 어찌 함부로 벗겨낼 수 있으랴.

한편, 배우 박보검은 당분간 밀린 광고 촬영과 해외 화보촬영을 소화하면서 연말에 있을 아시아 팬미팅 준비에 전념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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