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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 칠족령트레킹

  • 입력 2013.08.14 13:09
  • 기자명 유형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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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강의 매력에 빠져 여러 번 갔지만 한군데 목적지만 바로 들렸다가 나오기를 반복, 지난 겨울 칠족령과 백운산 등산계획을 짜서 실행에 옮기려는 찰나 갑자기 정선,평창의 산간에 폭설로 인해 계획이 취소되고 봄에 다시 계획을 잡았다.물론 이번 여행은 산행이 아닌 트레킹을 목적으로 해서 힘들게 산행하는 코스를 배제하고 가볍게 트레킹 겸 산행 코스로 잡았다. 말만 들어도 가슴 설레는 곳 동강은 구불구불한 골짜기 안을 따라 흐르는 사행천이다. 물골이란 사행천의 골짜기다. 물골에는 곳곳에 강마을이 있다. 점치, 소골, 제장, 연포, 가정, 진탄, 문산, 만지, 섭새, 목골, 삼옥, 덕포…. 모두 동강 물골의 강마을이다. 이 마을은 특징이 있다. 거개가 뼝대와 마주한 물돌이에 자리 잡았다.

아침에 어제의 멧둔재에서 너무 헤메었는지 푹 자고 일어나 낮은 창문으로 밖을 보니 얕은안개가 강 건너 산을 싸고돌았다. 대게의 안개가 낀 날은 안개 걷히면 많이 더운데 생각하며 일행들을 깨워 간단히 아침 요기를 시켰다. 요기래야 쵸코렛파이2개, 초코렛바2개, 물한병을 개인별로 나눠주고 6시30분에 서둘러 길을 나섰다.

트레킹의 시작은 제장마을에서 시작했다. 마을 모습은 특별하다. 강안으로 살포시 경사를 이룬 구릉은 고추며 콩 수수가 쑥쑥 자라난 밭이다. 하지만 그 앞뒤는 험준하다. 뒤로 백운산이, 앞으로 뼝대가 있다.원래 코스는 제장마을 민박집에서 나와 그 뒤로 올라 시작 백운산 등산로로 칠족령에 올라 하늘벽 유리다리를 지나 능선을 타고 연포마을 까지 가는 길이었으니 산행도중 스케줄이 변경되어 거북이 마을로 내려가 동강변을 따라 연포마을 까지 가는 길을 걸었다. 즉, 하늘벽유리다리까지 갔다가 다시 10여분을 뒤돌아와 좌측으로 거북마을 이정표를 따라 내려와 거북마을을 거쳐 연포마을로 오는 길을 택했다.

배낭을 메고 길을 오르는데 물비린내가 진동한다. 하긴 엊저녁에 동강 가를 걸을 때 보니 흐르는 물은 맑았으나 옆으로 유속이 빠르진 않은 부분은 이끼다 많았고 많이 탁했던 기억이 났다. 동강의 맑은 물도 이제는 옛날 얘기가 되어가고 있는 것 같아 마음이 쓰리다.

제장마을에서는 등산로 표기가 명확치 않아 산 쪽으로 향하는 길을 오르다 보니 과수원 길로 접어들었다. 이제 막 꽃이 지고 결실이 되어 콩알만한 사과들이 지천으로 주렁주렁 달렸다. 누군가 뒤에서 “야, 이 사과 다 익으면 가지 찢어지겠는데.” 하는 소리가 들렸다. 그러자 한눈에 하나 정도만 남기고 모두 솎아줘야 커다란 사과가 된다며 예전 중학교 때 농업을 배운 친구가 면박을 준다.

그런 길을 한 5분여 오르니 소나무 숲길이 나왔다. 희미하게 등산로가 보였다. 아침 공기가 비릿한 물비린내를 제거하고 상큼하게 코끝으로 다가온다. 출발시 안개가 걷혔던 하늘에 조금씩 안개가 밀린다. 30분여를 오르니 순하던 등산로의 경사가 갑자기 가팔라졌다.

10여분을 더 오르니 백운산 가는 길과 하늘벽유리다리로 가는 이정표가 나왔다. 그러나 이정표에 문제가 있는 듯 소요시간과 거리가 모두 긁히고 지워져 보이지 않는다. 그 뒤 모든 이정표가 지워지고 다시 수정해서 써 놓은 게 보였다. 이정표의 정비가 급해 보였다.갑자기 안개가 몰려왔다. 어차피 백운산을 갈게 아니기에 하늘벽유리다리쪽으로 상정상부 허리를 끼고 좌측으로 돌았다. 동강 중삼부에 높게 솟은 해발 882.5M의 백운산은 굽이도는 동강을 관찰하는데 제격이란다. 하지만 다음 기회로 미루고 칠족령 전망대로 길을 재촉했다. 백운산에서 뻗은 칠족령은 덕천리 소골과 제장마을을 둘러싼 병풍과도 같다. 칠족령은 옛날 제장마을 을 둘러싼 이진사집 개가 발바닥에 옻을 묻힌채 고개를 오르며 발자국을 남겼다고 해서 옻 칠(漆) 자와 발 족(足)를 써서 칠족령이라고 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하지만 전해오는 얘기는 얘기 일 뿐이라지만 너무 험한 곳 임에는 분명하다.10분 더 진행하니 성황나무에 이른다. 이곳이 칠족령(漆足嶺)이다. 바위에 뿌리를 박은 듯 성황나무는 바위를 움켜쥔 듯한 형상이다. 성황나무 밑동을 보면. 수많은 돌탑이 장식하고 있다. 이 산길로 오가던 길손들이 안전을 빌며 쌓은 것이리라.이어 바로 도착한 전망대 그러나 현실은 냉정했다. 안개가 너무 짙어 앞이 보이질 않았다. 여기와서 이런 모습만은 보고 가지 못한다는 일행들의 바램에 쉬어가며 안개가 걷히길 기다렸다. 30분을 기다리니 안개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드리어 발아래 비경이 펼쳐졌다.고개는 두 마을을 잇는 산길이다. 칠족령은 동강변 문희마을 주민이 제장에 장보러 오갈 때 이용하던 길이다. 칠족령은 그 자체가 뼝대의 벼랑마루다. 거기에 기막힌 장소가 있다. 동강 물골이 훤히 내다보이는 뼝대마루의 전망대다. 전망대에서 바로본 동강의 모습은 굽이굽이 휘몰아 흐르는 동강의 진면목을 보여준다. 왼쪽이 제장마을이고 가운데가 바새마을 그 뒤로 소사마을이다.그 마을 앞 강 건너편으로 수십길의 바위절벽이 병풍처럼 둘러 쳐져 있는데 이것이 바새마을 사람들이 앞 병창이라고 부르는 절벽이다. 일반적으로 깎아지른 듯 절벽과 달리 수직으로 골이 파여 있다. 옛날 봉우리를 지나던 마고 할멈이 은가락지를 잃어버리자 큰 손가락으로 반지를 찾기 위해 긁어 놓아 깊은 골이 파졌다는 전설이 전해 내려온다.이제는 하늘벽유리다리를 향해서 내려갔다. 내리막은 좌측으로 절벽을 끼고 곡예 하듯 천천히 진행하였다. 좌측으로 간간히 보이는 동강의 비경이 시원스레 조망이 된다. 발아래로는 수십 길의 낭떨어지가 발끝을 얼어붙게 만들었다. 비경을 카메라에 담아가며 오르내리기를 10여분 앞이 트이며 다리가 보인다.하늘벽유리다리이다. 정선군에서는 이 다리를 많이 홍보한다. 그러나 가보면 조금은 뜬금없는 다리이다. 바새마을 앞 뼝대 위로 설치된 다리로 뼝대 골 사이를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 강화 유리다리로 되어 있어 깊이 패인 골을 보면 아찔함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았으나 녹음이 짙고 계곡의 골이 어두워 밑은 잘 보이지 않아 아찔한 감이 적어 아쉬웠다. 그러나 다리에 올라서면 동강과 바새마을 이 한눈에 들어온다.

우리는 전망대에서 안개 걷힐 때까지 너무 지체를 한 탓에 하늘벽유리다리에서 연포마을로 향하는 능선 길로 가지 않고 뒤돌아 나오다 좌측 거북마을로 가는 길로 접어들었다. 거의 수직에 가까운 가파른 비탈길로 내려서니 그곳은 바로 동강으로 내려왔다.동강가의 부드러운 모래를 발끝으로 느끼며 거북마을로 들어선다. 마을이라 봤자 농가 한 채가 있는 마을이다. 지금은 민박으로 변신 했다. 또 거북마을 반대편에 가정마을이 있는데 나룻배로 건너가야 한다. 그런데 많이 낯이 익었다.옳지, TV 1박2일팀이 줄배타고 게임을 하며 건넌 곳이다. 이런 우리가 항상 1박2일을 앞질러 오지를 다녔는데 여기서 한발 늦었구나 하며 강가에로 난 길을 걸었다. 강건너 가정마을 아래 강둑엔 누런 소 한 마리가 오랜만에 보는 사람무리(?)가 신기한지 풀을 뜯다 말고 이쪽을 계속 건너다보고 있다. 부드러운 6월의 햇살이 머리위로 쏟아진다.길옆에 밭이 보일 무렵 우리를 마중 나온 차가 보였다. 연화마을 인 것이다. 우리는 정선읍내로 들러 병방치로 향했다. 원래는 병방치를 걸어 넘으려했는데 칠족령에서 안개걷히길 기다리다 시간을 허비해 차로 올라 스카이워크 전망대만 보고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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