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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세기 디스토피아의 영웅신화. 영화 <엘리시움>

  • 입력 2013.08.14 10:10
  • 기자명 남궁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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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년 외계인 지구 침공 소재의 SF 블록버스터에 신랄하고 적절한 사회 비평이 담긴 영화 <디스트릭트 9>으로 아카데미 최우수 작품상과 각색상 후보에 오르는 등 평단의 찬사와 함께 전 세계적인 흥행을 거뒀던 감독 닐 블롬캠프 감독이 4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 <엘리시움>은 서로 다른 두 개의 세상, 엘리시움과 지구로 나뉘어진 2154년의 미래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서기 2154년, 버려진 지구에 사는 사람들은 가난, 전쟁, 질병이 없는 선택받은 1% 세상 엘리시움으로의 이주를 꿈꾼다. 황폐한 지구에서 위험한 생활을 유지하던 맥스(맷 데이먼)은 공장에서 일하던 중 치명적인 방사능에 노출된다. 자신의 몸을 치료하고자 '엘리시움'으로 몰래 이주하고자 했던 맥스는 지하 세계의 두목이자 혁명가 스파이더(와그너 모라)의 도움으로 드로이드에 맞설 초인적인 힘을 선사하는 장치인 원격제어복을 몸에 장착한다. 위험한 작전을 수행하던 중 부상을 입은 맥스는 어린시절 자신과 함께 자란 프레이(앨리스 브라가)의 도움으로 상처를 치료하지만 자신을 추적하는 크루거(샬토 코플리)에게 포착되고 만다.
   한편, 엘리시움에서는 자신의 권력을 더욱 확고히 하려는 국무장관 델라코트(조디 포스터)가 맥스의 두뇌에 담겨 있는 비밀스런 데이타를 차지하기 위해 맥스를 사로잡는데 혈안이 된다. 자신의 생존과 모두의 미래를 위해 우주에서 가장 경비가 삼엄한 엘리시움으로 향하는 맥스에게 남은 시간은 5일. 최후의 시간 5일, 지구의 빈민을 해방시킬 수 있는 단서 모든 것이 맥스에게 달렸다.   호화로운 우주 정거장 엘리시움에 사는 코디네이터스 계급과 황폐해진 지구에 사는 하층민들의 갈등을 그리고 있는 영화 <엘리시움>은 인간이 스스로의 삶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점이 기존의 SF 영화들과 유사하지만, 그 노력이 싸움 대신 지구와 분리된 우주 세계로의 이주라는 설정은 빈부 격차라는 세계 현실에 관심을 가져온 닐 블롬캠프 감독만이 고안해 낼 수 있는 독창성의 결과물이다.
  전작 <디스트릭트 9>에서도 사회 정의, 계급 분리, 인종 관계에 대한 생각을 다루었듯 <엘리시움>은 인류가 지향하는 바에 대하여 중대한 질문을 던진다. 맥스나 다른 지구인이 엘리시움으로 향하고자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엘리시움에 널려 있는 만능의료기기 때문이다. 엘리시움에 거주하는 상위 1% 등록인구만이 의료치료가 가능한 의료기기는 암이든 골절이든, 심지어 얼굴이 반 이상 폭탄에 의해 휩쓸려 나가도 상처가 없었던 시기와 마찬가지로 완벽하게 복구해준다. 말 그대로 만병통치약이라는 개념으로 등장하는 의료기기이다.   지구에 사는 인류는 만병통치 의료기기를 얻기 위해 투쟁을 하고, 엘리시움으로 몰래 밀항하기까지 한다. 오로지 병을 고치기 위해서... 의료기기만 있으면 늙지 않고, 병들지 않는 쾌적한 삶을 살 수 있는 엘리시움은 인류가 유한의 존재를 넘어선 자연의 섭리마저 바꿀 수 있는 최적의 삶의 장소이다.
  영화 <엘리시움>은 디스토피아적 22세기 미래를 시각적인 장치를 동원해 충격적으로 보여준다. 지상 위의 삶은 빈민가와 다름 없고, 엘리시움이 통제하는 드로이드는 인간을 고압적이며 폭력적으로 진압한다. 영화가 보여주는 약 150여년 후의 지구는 선택받지 못한 인류에게 잔혹하기 짝이 없다.   
  닐 블롬캠프 감독이 묘사하는 지구는 점점 양극화되어가는 지구의 현실을 극명하게 반영하고, 앞으로 발생할지도 모르는 인간의 삶을 진지하게 투영하고 있다. 모든 인류가 꿈꾸는 유토피아 엘리시움과 환경오염, 자원고갈, 인구과잉으로 폐허가 된 지구는 극심한 빈곤층만이 삶을 이어가는 곳이다.   엘리시움을 모두에게 개방하려는 맥스 역의 맷 데이먼과 이를 저지하려는 용병 크루거 역을 맡은 샬토 코플리의 액션 연기는 무거운 원격제어복을 착용했지만 빠르고 정확한 타격감을 놓치지 않으며 멋진 액션씬들을 관객에게 선사한다. 인류의 유토피아라고 여기는 엘리시움을 보호해야 한다는 결단으로 강경한 엘리시움의 리더 델라코트 장관으로 분한 조디 포스터는 냉혹하고 야심에 가득찬 권력가의 모습을 보여준다.
  22세기의 디스토피아와 유토피아의 묘사로 독창적인 상상력과 스토리텔링을 뛰어넘는 전율을 선사하는 영화 <엘리시움>은 8월 29일 국내에서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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