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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섬세함이 살아있는 아름다운 애니메이션. <언어의 정원>
남궁선정 기자  |  zenosu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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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8.06  11: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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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2년 25분 분량의 단편 <별의 목소리>로 애니메이션계를 놀라게 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새로운 애니메이션 <언어의 정원>은 감독 특유의 일상에 대한 세밀한 관찰을 놓치지 않는다. 1999년 5분짜리 단편 <그녀와 그녀의 고양이> 또한 일상의 아름다움이 생생하게 살아 움직인다. 한 컷, 한 컷 주변과 매일의 삶을 묘사하는 감독의 시선은 무심한 듯 하면서도 특유의 부드러움으로 애니메이션을 보는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 비 내리는 정원의 싱그러운 아름다움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신작 <언어의 정원>은 지난 달 폐막한 부천영화제의 예매 개시 직후, 3분 6초 만에 매진된데 이어 감독의 내한 소식이 전해지자 국내에 있는 많은 팬들의 가슴을 설레이게 만들기도 했다. 2011년에 개봉했던 <별을 쫓는 아이>와는 상반된 내용으로 돌아온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감독 자신이 능숙하게 다룰 수 있는 일상의 이야기로 애니메이션 팬들의 관심을 사로잡는다. 일상의 위대함을 아는 감독은 2007년 개봉한 <초속5센티미터>로 감독의 장점인 사람의 마음을 울리는 섬세한 대사와 인물묘사 그리고 독특한 비쥬얼로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모았으며 많은 감독팬을 형성했다. 
   
▲ 빗 속의 도심과 정원
  <언어의 정원>은 이토록 아름다울 수 없을 정도로 세밀한 묘사로, 실사영화에서도 표현하기 힘든 일상의 우연과 필연을 그리고 있다. 물방울이 튀기는 나뭇잎, 교실 천장위로 반사되는 햇빛, 투명한 비닐 우산을 통해 비치는 풍경, 아침 햇살에 부유하는 먼지... 마치 스크린 속으로 빨려 들어갈 것만 같은 섬세한 동화(動畵)는 단편의 감성으로 강렬한 이야기를 그리기에 몰입도가 더욱 크다.
  <별의 목소리>, <그녀와 그녀의 고양이>처럼 짧지만 강렬한 스토리텔링에 능숙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이번 <언어의 정원>에서 일본의 고전 시가인 '단가(短歌)'를 사용해 남녀간의 우연과 필연이라는 아름다운 이야기를 그린다.  
   
▲ 장마의 시작, 비 오는 날 아침 정원에 도착한 다카오
   구두 디자이너를 꿈꾸는 고등학생 다카오는 비가 오는 날 오전에는 학교 수업을 빼 먹고 도심의 정원으로 구두 스케치를 하러 간다. 어느 날 그는 우연히 유키노라는 여인과 정원에서 만나게 되는데 그 만남이 나중에 그의 인생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다카오는 알지 못한다. 그녀는 그보다 연상이나 그리 현명해 보이지 않으며 마치 세상과 동떨어진 삶을 살고 있는 듯한 여인이다. 그렇듯 나이 차이가 남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예상치 못한 우연한 만남은 비가 오는 날이면 그 정원에서 계속 이어진다. 그리고 비록 이름도 나이도 알지 못하지만 걷는 법을 잊어버린 그녀를 위해 다카오는 구두를 만들어 주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장마가 끝나갈 무렵 그들 사이에는 뭔가 말하지 못한 것들이 남아 있는 듯하다. 과연 다카오는 그의 감정을 행동이나 말로 옮길 수 있을지, 그리고 빗줄기 사이로 폭풍의 적막함 속에 언어의 정원에는 어떤 아름다운 꽃이 피어 날지... 
   
▲ 서로를 모른 채 다카오는 구두 디자인에, 유키노는 자신의 생각에 바져있다
  영화 <언어의 정원>은 서로의 신분을 모른 채 우연히 만난 여선생과 제자간의 플라토닉한 사랑을 주제로 하고 있다. 자신의 진로를 일치감치 구두 디자이너로 결정하고 정열적으로 자신의 꿈을 향한 도전을 하고 있는 소년과 그런 그의 모습을 보면서 마음의 병을 치유하기 위한 노력을 하는 여선생과의 만남을 아름답게 그려내며 영화 막바지에 감정의 폭발을 통해 표현해 낸 영화의 클라이막스는 가히 압권이라고 할 정도로 보는 이로 하여금 저절로 감정이입을 이끌어낸다. 이 시대의 타고난 사랑의 이야기꾼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3D 애니메이션으로는 도전히 표현해 낼 수 없는 디테일한 사랑에 관한 방정식을 <언어의 정원>에서 보여준다.  
   
▲ 도로위에 튕겨져 내리는 빗방울의 섬세한 묘사
  2D 애니메이션의 가장 큰 강점은 뭐니뭐니해도 펜끝에서 나오는 그림이 주는 따뜻한 감성이다. 비록 3D처럼 머리카락 한 올까지 섬세하게 표현하기가 쉽지는 않을 수도 있지만 2D가 주는 따뜻한 감성은 3D가 좀처럼 따라오기 어려운 부분이다. 그렇기에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도 3D 사용을 지양하고 있다. 2D의 감성은 사람의 손 끝에서 나오는 노력의 산물로, 그러한 정성이 관객들에게 그대로 전달되기 때문이기도 하다.
 비록 46분의 짧은 러닝타임이지만 영화가 주는 여운 만큼은 다른 어떤 영화보다도 길게 남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언어의 정원>은 극장을 나서는 순간 뇌리에서 강렬하게 자리잡은 아름다운 영상과 아름다운 이야기로 관객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전한다. 무심한 듯 파문처럼 번지는 아름다운 애니메이션 <언어의 정원>은 8월 14일 국내에서 개봉한다.
   
▲ 아름다운 말과 아름다운 정원에서의 사랑. <언어의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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