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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이 주는 섬뜩함이 있다. 영화 <숨바꼭질>

  • 입력 2013.08.01 11:22
  • 기자명 남궁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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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우스 푸어가 넘쳐나는 현시대에 마땅히 정착할 곳은 없지만 타인의 거주지를 마치 제집처럼 드나드는 섬뜩한 동거인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숨바꼭질>은 일본과 미국 등지에서 있었던 실제사례에 착안해서 만들어진 영화다. 남의 집에 몸을 숨기고 살아가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실체에 대한 이야기는 우리나라에서도 '도시괴담'처럼 번져 온라인에서 회자되기도 했다.    영화는 고급 아파트에서 완벽한 가정을 꾸리고 사는 성공한 사업가 성수(손현주)가 어느 날 그는 형의 실종 소식을 듣고 수십 년 만에 찾아간 형의 아파트를 찾아가면서부터 벌어지는 섬뜩한 사건을 다루고 있다. 성수는 하나 뿐인 형에 대한 비밀과 지독한 결벽증을 갖고 있지만 형이 사는 아파트에서 집집마다 새겨진 이상한 암호와 형을 알고 있는 주희(문정희) 가족을 만난다. 어린 딸과 단 둘이 살고 있는 주희는 자신의 집을 훔쳐보는 누군가의 존재를 느끼며 두려움에 떨고 있다. 낡은 아파트의 암호를 찬찬히 살펴보던 성수는 그것이 그 집에 사는 사람의 성별과 수를 뜻하는 것을 알게 된다. 형의 아파트를 뒤로한 채 자신의 안락한 집으로 돌아온 그 날, 성수는 형의 아파트에서 봤던 암호가 자신의 집 초인종 옆에서 새겨진 것을 발견하고 알 수 없는 정체를 밝히기 위해 사투를 벌이기 시작한다.    영화는 최고의 연기파 배우 손현주와 문정희의 연기로 드라마와 섬뜩한 이야기 전개에 많은 것을 할당한다. 자신의 보금자리를 탈취하려는 알 수 없는 사람에 맞서 가족을 지키려는 가장과 마찬가지로 누군가가 자신을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로 딸을 지키려는 집요한 모정에 중점을 둔다.
  가장인 성수가 필사적으로 정체를 알아내려는 과정에서 성수의 집착과도 닮은 손현주의 연기신공은 스크린에 그대로 투영된다. 또한 지난해 <연가시>로 제33회 청룡영화제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문정희는 주희역으로 섬뜩하리만치 무서운 집요함으로 '자신의 보금자리'를 지켜내고자 한다.
  영화 <숨바꼭질>은 배우들의 만장일치를 받을 정도로 탄탄한 시나리오에 무게있는 연출로 관객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든다. ‘미쟝센 단편영화제’ 2회 연속 수상한 허정 감독의 첫번째 상업영화로 <숨바꼭질>은 실화를 모티브로 한 소재, 그리고 눈을 뗄 수 없는 강렬한 시나리오로 배우들과 스태프들 모두를 매료시켰다. 또한 첫 장편 데뷔작이지만 이전 단편 작품에서부터 보여왔던 허정 감독의 연출력은 치밀하게 영화의 가장 중요한 대상인 '공간'에 섬뜩함과 기괴함을 담아낸다.   허정 감독은 “요즘 사람들이 무서워하는 것은 귀신이 아니라, 피부에 와 닿는 현실적인 두려움이다.”고 남의 집에 몰래 숨어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리게 된 의도를 밝힌 바 있다. 영화 <숨바꼭질>은 낯선 사람들로부터 내 ‘가족’과 ‘집’을 지키기 위한 두 가장의 숨가쁜 사투를 그린 스릴러이다. 우리 주변 가까이에서 벌어지고 있는 충격 실화를 모티브로 한 영화 <숨바꼭질>은 흥미진진한 스토리 전개로 실제상황을 방불케 하는 폭발적인 긴장감을 선사한다.
  감춰진 사실들이 드러나면서 영화는 점점 무서운 사실들을 공개한다. 숨바꼭질 암호와  서로 다른 두 가족에게 찾아온 충격적 진실이 공개되면서 두 가장은 자신들의 '보금자리'를 지키기 위해 숨가쁜 사투를 벌인다. 대한민국의 자가집 소유에 대한 집착에 대한 현주소를 고발하는 영화 <숨바꼭질>은 8월 14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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