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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극으로 치닫게 되는 슬픈 현실을 담은 리얼리티! 김기덕 감독의 <그물>

  • 입력 2016.09.29 00:17
  • 기자명 남궁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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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 남궁선정 기자]
  제41회 토론토 국제 영화제 '마스터즈(Masters)' 부문에 공식 초청되며 가장 영향력 있는 예술 영화 감독으로 명성을 다시금 확고히 한 김기덕 감독의 신작 <그물>은 22번째 작품으로 감독은 이제껏 보여주지 않은 새로운 스타일을 관객들에게 선보인다.
  영화 <그물>은 직접적인 장면의 재현보다는 현실적인 메시지와 인물의 감정선을 앞세워 보다 대중적인 이야기로 몰입도를 높인다. <그물>은 어쩔 수 없이 남한측 강에 표류하게 된 북한 어민이 남한의 자유와 북한의 체제사이에서 갈등해야만 하는 상황을 현실감있게 그린다.
   남한과 북한의 경계선에서 고기잡이를 하며 가족의 생계를 꾸려나가는 북한 어부 철우(류승범)는 평소와 마찬가지로 고기를 잡기 위해 강으로 나가지만, 배의 고장으로 남한에 표류하게 된다. 남한의 정부기관은 잠재적 간첩이라는 명분으로 철우를 잡아두고 밤낮없는 취조를 벌인다.
  정보국 조사관(김영민)은 철우를 간첩으로 몰아가기 위해 온갖 방법과 폭력을 일삼고, 철우를 감시 겸 경호하는 정부국 요원 진우(이원근)는 오로지 가족이 있는 북으로 돌아갈 날만을 기다리는 철우에게 인간적인 공감을 느낀다. 북에 남겨진 가족에게 돌아가기 위해 남한에서 견뎌야만 했던 치열한 일주일, 철우의 정신은 흔들리기 시작한다.
  영화 <그물>에 그려진 캐릭터는 감독이 그간 그려왔던 체제의 이면에 숨겨진 사회의 희생자를 그리고 있다. 하지만 <그물>은 현재 우리들이 겪고 있는 시대의 문제와 위로를 담고 있다. 지구상에서 유일한 분단국가, 그리고 같은 민족임에도 불구하고 젼혀 왕래를 할 수 없는 닫힌 땅인 한반도를 배경으로 같은 언어를 사용하지만 전혀 서로를 이해할 수 없는 비극적인 상황을 다룬다.
    유일한 재산인 고깃배의 고장으로 남측으로 흘러 들어왔지만, 철우는 북쪽에서 고통을 받을지도 모른다는 가족에 대한 생각때문에 남측 정보국 조사원에게 북으로, 고향으로 보내달라고 연속으로 요청한다. 하지만 남측 정보부는 그를 잠재적 간첩으로 만들려는 조작을 하고, 심지어 철우는 함정에 빠지게 된다.
  철우의 진심을 아는 정보국 요원 진우만이 철우를 돕기 위해 물심양면으로 힘을 쓰지만, 정보국 조사관은 철우를 '빨갱이'라 호도하며 자신이 겪어야 했던 과거의 좌절과 고통을 철우에게 덮어 씌운다.
  우여곡절 끝에 북쪽으로 다시 송환된 철우는 보위부에 가서도 온갖 정신적인 고통에 시달린다. 남한에서 의지를 배반하고 목격해야만 했던 풍요로움과 '자유'라고는 찾아 볼 수 없는 자신의 가족이 살고 있는 회색빛 땅은 풍요로움도 자유도 누릴 수 없는 회색지역이라는 사실을 철우는 몸으로, 그리고 머리로 깨닫게 된다. 그렇기에 영화의 마지막 철우의 결심은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의미를 전달하며 관객들에게 현세태에 관한 비극을 씁쓸하게 되새기게 한다.
  류승범은 북한 어부 철우 역을 맡아 또 한 번 개성 강한 캐릭터를 탄생시키고, 남한의 감시 요원 진우를 맡은 이원근은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캐릭터로 관객들에게 친근하게 다가선다. 비극으로 치닫게 되는 슬픈 현실을 담은 리얼리티가 인상적인 김기덕 감독 <그물>은 10월 6일 국내 극장에서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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