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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욕으로 구원을 받은 로마인들. 영화 <테르마이 로마이>

  • 입력 2013.07.10 12:18
  • 기자명 남궁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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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해 상반기, 일본 전역을 목욕탕만큼이나 뜨겁게 달군 화제의 영화 <테르마이 로마이>가 드디어 한국에 상륙한다. 일본에서 개봉하자마자 박스오피스 1위로 등장(스크린 304개, 주말 스코어 325,690명, 주말 흥행수입 4.3억엔), 개봉 3주차까지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누적 흥행수입 29.5억엔)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뿐만 아니라 최종 59.4억엔의 흥행수입을 올리면서 2012년 상반기 일본영화 흥행 1위를 달성했다. 또한 대만에서는 <착신아리 파이널>(2006) 이후 약 6년만에 일본 영화가 대만의 박스오피스 1위를 탈환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테르마이 로마이>가 이처럼 흥행할 수 있었던 것은 현재까지 3권까지만 출판됐지만, 800만부 판매를 돌파한 초대형 베스트셀러 만화 원작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야마자키 마리의 원작 만화 ‘테르마이 로마이’는 일본 만화 역사상 처음으로 일본만화대상과 데즈카오사무문화상 단편상을 동시에 수상한 작품이다. ‘고대 로마 공중목욕탕 건축설계사 루시우스가 최고의 목욕탕 설계를 고민하던 차에 일본 현대 대중목욕탕으로 타임슬립 한다’는 기발하고도 참신한 소재와 코믹한 설정, 이를 바탕으로 한 탄탄한 스토리가 독자들의 흥미를 유지하고 웃음을 끊이지 않게 만들기 때문이다.
  영화는 고대 로마 공중목욕탕 ‘테르마이’ 건축설계사 루시우스가 머리를 식히러 들어간 목욕탕에서 현대 일본 목욕탕으로 타임슬립을 한다는 반복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일본 목욕탕으로 타임슬립을 하는 루시우스는 하나같이 얼굴이 평평한 인간들만 있지만, 평안족(平顔族) 주제에 목욕 문화만큼은 가히 일류 최고다라고 느끼며 문화적 충격에 빠진다. 이에 루시우스는 평안족의 목욕탕을 힌트 삼아 어떻게든 로마의 공중 목욕탕 발전에 기여해보고자 고대 로마로 돌아올 때마다 평안족의 목욕탕 아이템을 차용하여 제작하기 시작한다.   코믹스 원작이 실사 영화로 제작되어 흥행이 된 사례가 별로 없지만 <노다메 칸타빌레>의 모든 시리즈를 연출한 타케우치 히데키 감독은 코믹스를 영화화한 노다메 시리즈에 적용했던 연출감각을 충분히 활용한다.  <노다메 칸타빌레>는 원작 팬들마저 열광하는 최고의 영상으로 평가, 일본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뜨거운 인기를 누렸다. 타케우치 히데키 감독의 독보적인 스타일의 코미디 연출은 <테르마이 로마이>를 통해서 백분 발휘되고, 참신한 소재에 감독의 재기 발랄한 상상력까지 더해져 황당하지만 어디로 튈지 모르는 이야기로 영화를 보는 내내 포복절도하는 재미를 선사한다.
  코미디 연출의 대가 타케우치 히데키 감독과 더불어 극도의 진지한 연기로 숨어있는 반전의 웃음을 선사하는 엉뚱한 테르마이 기사 루시우시를 연기한 배우 아베 히로시는 일본인이지만 능청스럽게 로마인을 연기해 영화의 첫 등장부터 관객들의 폭소를 자아내지만, 어느 순간부터 의심의 여지없이 관객들은 그를 로마인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이탈리아 로마 로케이션 당시 현지 보조출연자들 사이에 있어서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자연스러운 연기를 선보이며, 원작자 야마자키 마리의 격찬을 받은 아베 히로시는 ‘루시우스’ 역할을 통해 제 36회 일본 아카데미상 우수남우주연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영화는 원작 만화에는 없었던 캐릭터 만화가 지망생 마나미(우에토 아야)라는 캐릭터를 창조해 좀 더 영화적인 재미를 부가시켰다. 루시우스가 타임슬립을 통해 현대 일본에 왔듯이, 마나미는 루시우스를 따라 고대 로마로 타임슬립을 하고 로마에서 갖은 우여곡절을 겪으며 둘 사이에 싹트는 감정은 로마 제국의 운명과 함께 어떻게 될 것인지 궁금하게 만든다.
  한 테르마이 기사의 독창성 넘치는 목욕탕 건설 도전기와, 테르마이를 통해 로마의 번성에 기여하고자 했던 테르마이 기사 루시우스를 뻔뻔할 정도로 '고대 로마인'으로 연기한 아베 히로시의 진지한 연기가 무엇보다도 눈에 띄는 영화 <테르마이 로마이>는 7월 18일 국내에서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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