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나탈리 포트만의 아름다운 연기와 연출. 영화 <사랑과 어둠의 이야기>

  • 입력 2016.08.23 00:24
  • 기자명 남궁선정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예투데이뉴스 남궁선정 기자]
  영화 <사랑과 어둠의 이야기>의 동명 원작 소설은 세계적 작가 아모스 오즈(Amos Oz)의 작품이다. ‘현대 히브리 문학의 거장’으로 평가받고 있는 이스라엘 작가 아모스 오즈는 매해 노벨 문학상의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는 작가다.『사랑과 어둠의 이야기』는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와 소설적 이야기가 어우러져 펼쳐지는 아름다운 작품으로, 현대 이스라엘의 역사를 관통하는 걸작이다. 출간 이래 9개국에서 10개의 문학상을 수상했고 30여 개 언어로 번역되었으며 ‘이스라엘 건국 이후 가장 중요한 책 10권’에 선정된 전 세계적 필독서로, 국내에는 ‘문학동네’에서 출간되었다. 영화는 2차 세계대전이 끝난 즈음의 예루살렘을 집중적으로 조명하며 전쟁이 남기고 간 슬픔을 투영한다.
  아름다운 외모와 지성을 겸비한 ‘파니아’(나탈리 포트만). 남편 ‘아리에’(길라드 카하나), 아들 ‘아모스’(아미르 테슬러)와 행복한 삶을 꿈꾸지만 끔찍한 전쟁 후 계속되는 극심한 불면증과 불안감에 시달리면서 잊고 싶은 기억들이 되살아나 고통스러워한다. 잠들 수 없는 그녀는 꿈과 환상에 빠져들게 되고, 자신이 만든 환각으로 인해 점점 다른 사람처럼 변해간다.
   1차 세계대전 중 영국의 외무장관인 아서 제임스 밸푸어(Arthur James Balfour)는 팔레스타인에 유대인들이 건국할 민족국가 수립을 지지한다고 선언한다. 이것이 그 유명한 '밸푸어 선언'으로 유대인들을 희망과 꿈에 부풀게 만든다. 하지만 이 선언으로 인해 팔레스타인 땅은 아직도 피의 역사를 멈추지 않고 있다.
  영화 <사랑과 어둠의 이야기>는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영국이 아직 팔레스타인 땅을 위임통치하고 있었던 시기를 배경으로 한다. 1947년 유엔 총회에서 이스라엘의 건국이 확정되고, 경작이 가능한 절반 이상의 농경지는 유대인이, 그 외의 땅은 원래 팔레스타인 땅에 살고 있던 대부분의 아랍인들에게 배분한다는 내용으로 인해 유대인과 아랍인들의 대립이 점점 치솟는 시기에 영화는 한 유대인 여성을 비춘다.
  그녀는 폴란드에서 부유했던 집안 출신이지만 전쟁으로 인해 고향을 떠났고, 불안정한 예루살렘에 남편과 정착하게 되면서 점차 마음의 평화를 잃어간다. 그녀가 알았던 거의 모든 사람들이 전쟁으로 죽고, 이어지는 폭격소리는 그녀의 불안을 가중시킨다.
  그리고 그녀는 마음의 불안을 떨치기 위해 과거에 있었던 행복했던 시절을 망상으로 삶을 유지해간다. 이런 그녀의 정신적 불안은 곧 위기에 닥치고, 그녀의 남편과 아들은 그녀로 인해 그들의 생활 또한 불안으로 빠지게 된다.
   영화는 관객들을 불편하게 만든다. 유대인들이 세운 땅은 현재 불운했던 과거에 대한 복수를 실행하듯이 그 곳에 원래부터 정착해서 살고 있던 팔레스타인들의 생활을 처참히 밟고 있기 때문이다. 양차 대전의 희생으로 유대인의 아픔을 한 여인에 투영한 영화의 내용은 현재의 이스라엘이 높은 장벽을 건설하고 있는 사실을 반추어볼 때 영화를 편안히 받아들일 수만은 없는 불편함에 빠진다.
  이스라엘 독립 전쟁과 수 천년 동안 이어진 유대인들의 역사를 바탕으로 희망을 꿈꾸던 한 가족과 개개인이 불안한 삶 속에서 차츰 변해가는 모습을 상징적이지만 영화는 피해자로서의 그네들의 모습을 그렸기에 전적으로 공감할 여지를 남겨주지는 않는다.
  다만 영화는 남편이자 작가 역을 맡은 ‘아리에’가 영화 내에서 쓰이는 언어인 ‘히브리어’를 통해 이스라엘의 문화와 언어에 대해 관객들이 알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전하며 흥미로움을 선사한다.
  원작에 깊은 감명을 받은 나탈리 포트만은 히브리어로 된 각본을 직접 쓰고, 영화를 연출했고, 전쟁으로 인해 정신적인 아픔을 견뎌내야만 했던 한 여인을 아름답게 연기한다. 나탈리 포트만의 아픔을 견뎌내는 연기가 인상적인 영화 <사랑과 어둠의 이야기>는 9월 1일 국내 극장에서 개봉된다.
 
 

저작권자 © 연예투데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