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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한 드라마와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 영화 <마스터>

  • 입력 2013.07.02 12:40
  • 기자명 남궁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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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어 윌 비 블러드> 이후 5년 만에 내놓은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의 <마스터>는 2019년 9월 미국 개봉 당시, 상반기 최고의 히트작이었던 웨스 앤더슨 감독의 <문라이즈 킹덤>의 스코어를 하루만에 깨는 기록을 세워 명실공히 최고의 감독임을 입증했다.
  <마스터>는 세계 2차 대전이 끝나고 난 직후,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해 하던 1950년대를 영화의 배경으로 주목한다. 정신적 외상을 갖고 있는 프레디(호아킨 피닉스)라는 한 남자가 인간의 마음을 연구하는 '코즈 The cause'의 창시자이자 마스터라 불리는 랭케스터(필립 세이무어 호프만)를 만나면서 변화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 영화는 무엇보다 마스터와 한 남자의 미묘한 관계의 흔들림을 꼼꼼하게 담아내고 있다. 격변하던 시대에 매료된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은 혼란스러우면서도 모든 것이 새롭게 시작되는 것 같은 드라마틱하고 에너지가 넘치는 시대적 상황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그 시대를 살았던 인물의 감정을 생생하게 살려내야 한다는데 영화의 주안점을 두었다.   혼란과 공허 속에서 자신을 구원해줄 이가 필요했던 프레디 역에는 호아킨 피닉스가, 스스로 '마스터'가 되는 길을 택한 랭케스터 역에는 필립 세이무어 호프만이 결정되었다. 결과는 두 배우 모두에게 '일생 일대 최고의 연기다'라는 평단과 대중의 지지를 얻어낼 만큼 성공적이었다. <마스터>는 최고의 감독과 최고의 배우들이 만나서 이루어낸 완벽한 앙상블, 마스터피스로 태어났다.
  영화 <마스터>는 나약한 심성을 가진 인간이 절대자를 믿는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곰곰이 생각해보게 하는 마력을 지고 있다. 1950년대 미국은 전쟁이 가져다 준 혼란과 그 틈새 속에서 다양한 변화의 움직임들이 역동적이었고, 새로운 아메리칸 드림을 만들어가던 시기였다. 대혼란을 겪은 사람들은 다양한 질문들을 하기 시작했고, 정신적으로 위안을 줄 수 있는 누군가를 혹인 무엇인가를 필요로 했다. 영화 <마스터>는 이러한 시대적 공간적 배경에서 시작되고 있다.   주인공 프레디는 사랑하는 도리스를 끝까지 지키지 못할 것이 두려워 도망치듯 전쟁터로 떠난 후, 다시 그녀를 찾아가는 것이 두렵다. 사랑을 지키지 못한 자괴감에 전쟁이 끝나고 더욱 황량해진 마음의 공허를 채우지 못한 채, 무너져가는 자신을 지켜보고 있는 그에게 신흥종교집단 같은 코즈의 마스터라 불리는 랭케스터는 자신과는 전혀 다른 세계의 사람처럼 보였다. 프레디는 스스로 "작가이자 의사이고 핵물리학자이자 이론 철학자라네. 그 이전에 자네와 같은 한 인간이네"라고 명확하게 자신을 소개하는 랭케스터를, 헛웃음이 나오면서도 자기 자신에 대해 확신에 차 있는 그의 모습에 매력을 느끼게 된다.
  프레디는 마스터와 함께 있으면 뭔가 다른 세계로 갈 수 있을 것 같은, 최소한 지금의 자신에게서 벗어날 수 있을 거라는 막연한 기대를 갖게 된다. 하지만 마스터의 곁에 머물수록 확신의 세계는 점점 더 애매해지고, 프레디는 다른 형태의 혼란스러움고 마스터 역시 자신과 다를 바 없는 나약한 인간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프레디는 마스터의 곁을 떠나 자신의 오랜 불안이자 트라우마였던 사랑하는 여인 도리스를 만나러 가는 용기를 내고, 자신으로부터 더 이상 도망치지 않기로 한다. 그는 과거와 현재 모두와 마주하는 프레디로 다시 선다. <마스터>는 불안과 혼란의 시대 속에서 '마스터'라는 절대적 존재에 대해 목마름을 느끼는 인간, 그리고 필연적으로 나타나게 되는 확산과 신념의 세계를 이야기하는 인간에 대한 이야기이자, 사랑이라는 원형에 대해 끝없이 결핍과 불안을 느끼는 도망치다가도 돌아오고 다시 도망치는 인간 심연에 대한 탁월한 통찰을 보여주는 영화이다.
  혼란의 중심에서 용기를 내어 자기 인생의 마스터가 될 것인지, 아니면 어두운 터널 속에서 영원히 빛을 피해 숨을 것인지 인간과 인생에 대한 심오한 주제를 던져주는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의 <마스터>는 7월 11일 국내에서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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