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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한 이미지가 가득한 영화 <어느 예술가의 마지막 일주일>

  • 입력 2013.06.12 09:58
  • 기자명 남궁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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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68회 베니스영화제 및 제36회 토론토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되고, 제10회 더블린영화제 특별심사위원상을 수상하며 전세계 영화 팬들의 사랑을 받은 영화 <어느 예술가의 마지막 일주일>은 이루지 못한 첫사랑을 바이올린 연주에 녹여내던 한 예술가의 비애를 담아낸 영화이다. 자신의 모든 것이 담겨 있는 바이올린이 부서지자 죽기로 결심한 예술가가 일주일 동안 돌아보는 자신의 지나간 삶과 사랑을 아름다운 색채와 탱고와 재즈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으로 담아낸 영화는 묘한 이미지들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 영화의 연출을 맡은 마르잔 사트라피와 빈센트 파로노드는 데뷔작 <페르세폴리스>로 2007년 칸영화제 심사위원상을 받고 아카데미 및 골든글로브 애니메이션 부문 최우수작품상에 노미네이트되며 신성으로 떠오른 감독들이다.  <페르세폴리스>로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인정 받으며 21세기를 대표하는 일러스트 작가이기도 한 마르잔 사트라피는 또 다른 일러스트 작품인 [자두 치킨(Chicken with plums;Poulet aux prunes)]을 파트너 빈센트 파로노드와 함께 영화화해 그 어디서도 볼 수 없는 독특하고 기발한 작품을 완성했다.
  영화는 이루지 못한 첫사랑을 바이올린 연주에 녹인 순정 아티스트 나세르 알리 칸(마티유 아말릭), 자신이 아끼는 바이올린이 부서지자 슬픔을 주체하지 못하고 죽기로 결심한다. 아내(마리아 데 메데이로스)의 눈물 어린 호소도, 마당을 뛰노는 아이들의 웃음소리도 그의 마음을 결코 바꾸지 못하고, 첫사랑의 추억에 젖어 며칠을 보낸 그는 여섯 번째 날 밤, 결국 저승사자의 방문을 받게 된다.   심금을 울리는 완벽한 연주로 전세계적 명망을 얻은 한 예술가가 되어 사람이 살아가는 세상의 모든 감정들을 표현하는 듯한 연주로 모든 이들의 마음을 얻었지만 그가 마음을 얻지 못한 단 하나의 것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첫사랑이다. 잊을 수 없는 그녀와의 첫만남, 조심스레 잡아보던 손, 떨리는 마음으로 고백하던 순간까지 모든 것이 다 생생한데,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마음에 가장 생생하게 남아 있는 것은 비극적인 이별의 순간이다. 도무지 머리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이별의 아픔. 그러나 그 이별은 또 한 번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예술을 완성시킨다. 
  <어느 예술가의 마지막 일주일>은 마르잔 사트라피 감독의 일러스트 작품인 [자두치킨]의 그림체를 바탕으로 한 특별한 색채와 기발한 스타일이 담긴 작품이다. 섬세하면서도 과감한 흑백 컬러의 매력을 만나볼 수 있는 원작을 영화로 옮기는 과정에서 그녀가 가장 중점을 두었던 부분은 마치 상상 속에서나 존재할 법한 이미지들을 구현하는 것이었다. “빈센트와 나는 영화는 상상 속에만 존재하는 심미적인 것들을 탐구하는 하나의 수단이라고 믿는다. 우리는 리얼리즘에 그다지 관심이 없다. 우리는 리얼리즘 그 너머를 탐구한다. 우리에게 영화는 꿈과 화려함, 판타지에 관한 것이다.” 이러한 그녀의 의도대로 <어느 예술가의 마지막 일주일>은 그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세계가 담긴 독특한 작품으로 완성될 수 있었다.   영화는 절망 가운데 실연의 아픔을 연주에 녹여 예술을 삶 그 자체로 이해할 수 있게 한다. 평생 이루지 못한 첫사랑을 바이올린에 녹여내던 예술가는 삶은 곧 예술이고, 예술의 완성은 사랑을 깨닫게 됐다. 하지만 바이올린이 망가져 더 이상 그 사랑을 바이올린에 녹여낼 수 없게 되자 예술가는 죽기로 결심한다. 어쩌면 바이올린이 부서진 후 그가 진정으로 찾기 원했던 것은 바이올린이 아니라 점점 잊혀져만 가는 첫사랑에 대한 또렷한 기억이었을지도 모른다. 
  <어느 예술가의 마지막 일주일>은 죽기로 결심한 예술가가 돌아보는 자신의 사랑을 통해 잊혀진 첫사랑의 아련한 기억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또한 그가 돌아보는 삶과 예술을 통해 하루하루 의미 없이 살아가는 관객들의 삶을 풍성하게 수놓을 것이다. 한 예술가의 비애를 독특하고 환상적인 화면에 담아 탱고와 재즈 등 다채로운 장르의 음악으로 녹여낸 기발한 영화 <어느 예술가의 마지막 일주일>는 6월 20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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