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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댄싱9' 남진현 “‘노트르담 드 파리’의 댄서, 자부심 들기도”

  • 입력 2016.07.03 07:21
  • 기자명 이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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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빅토르 위고의 원작을 바탕으로 한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가 지난 6월 17일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블루스퀘어 상섬전자홀에서 그 화려한 막을 올렸다.

4년 만에 돌아온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는 프랑스 오리지널 제작진이 제작 전 과정에 참여하고 프랑스에서 직접 공수한 세트를 더해 클래식하면서도 견고한 퀄리티를 완성했다. 특히 프로페셔널한 무용수들로 구성된 댄스 앙상블은 ‘노트르담 드 파리’만의 특별한 매력을 배가한다. 대형 뮤지컬의 감초와도 같은 앙상블을 대신한 이 댄스 앙상블은 합창이 빠진 서운함을 현대무용, 아크로바틱, 비보잉 등 다양한 장르의 춤과 화려한 군무로 채워 장관을 연출한다.

그중, 연예투데이뉴스는 댄스 앙상블에서 현대무용 팀으로 활약하고 있는 남진현을 만나 단독 인터뷰를 진행했다. 남진현은 중앙대학교 무용학과 출신으로 M.net ‘댄싱9’ 시즌 1과 시즌3에 출연해 ‘남 백작’이라는 애칭과 함께 대중에게 큰 사랑을 받은 바 있다. 현재 안무가 겸 현대무용수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로 첫 뮤지컬 무대에 섰다. 앞서 안무가로 분해 한 차례 뮤지컬과의 인연은 있었던 터이지만 그가 직접 출연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서울 강남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보통의 무용수들과의 만남과는 다르게 멋진 슈트와 완벽한 분장을 갖추고 등장했는가하면 인터뷰 사진을 찍는 내내 근엄한 백작님 포스로 일관해 폭소를 자아냈다. 역시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가 보다. 그와의 유쾌했던 일문일답을 정리해 본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에 출연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

“‘노트르담 드 파리’는 댄서들이 한번쯤은 도전해보고 싶은 작업이기도 했고, 개인적으로는 작년 공연 중에 발목 아킬레스건 파열이 왔는데 이후에 슬럼프가 좀 크게 있었어요. 해서 그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선택했던 것도 있고요, 다양한 장르의 댄서들과 싱어들까지 한데 모인 작품이어서 견문을 넓힐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선택하게 됐죠.“

그렇다면, 출연을 위해 오디션에 참여했나.

“저는 공개 오디션이 아닌 개별 오디션이었어요. 그 때만해도 부상이 심한 상태였는데 ‘댄싱9’ 멤버를 찾는다는 소식이 들렸고 저도 관심이 있어서 관계자분과 통화를 하게 됐고 오디션을 하게 됐죠. 부상 때문에 직접 춤을 보여드리지 못해서 영상을 먼저 보여드렸어요. 오리지널 팀의 안무가(마르티노)가 한국에서 오디션을 진행할 때 개별 미팅을 진행하고 참여하게 됐는데 처음에는 저한테 아크로바틱을 하라고 하더라고요(웃음).”

워낙 다양한 장르가 섞여있어 연습과정도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그랬죠. 일단 파트별로 연습을 했고요. 처음엔 현대무용 댄서들끼리 모여서 연습을 시작하고, 그 다음 아크로바틱과 브레이크 댄서들이 참여를 하고, 마지막으로 배우들이 참여해서 전체 합을 맞췄죠.”

특히 ‘노트르담 드 파리’는 기존의 앙상블을 대체한 무용수들의 무대가 압권인 만큼 작품의 흥행에도 중요한 요소로 여겨지고 있다. 이런 정도의 중요성을 미리 예상하고 작품에 참여했는지.

“작품 자체가 워낙 무용수의 에너지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부분을 저 또한 알고 있었어요. 특히 이번에는 연출부터 안무, 무대, 모든 부분에 오리지널 팀이 참여했고 연습부터 함께했기 때문에 좋은 경험이 될 거라고 생각했고, 안무가가 했던 얘기 중에 기억에 남았던 것이 스스로에게, 또 서로가 서로에게 영감을 받을 수 있는 작품이 되어야 이 작품을 올바르게 진행할 수 있다는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그만큼 댄서 개인의 역량도 중요하고 전체 댄서들의 힘이 중요하다는 건데, 그래서 사실 댄서들은 컨디션 조절이 또 가장 중요하고요.”

고난도 동작들이 쉼 없이 배치된 만큼 고충도 상당할 것 같다.

“아무래도 댄스플로어(미끄럼방지 고무바닥)에 땀이 많이 떨어져서 위험부담이 크거든요. 해서 무용수들이 춤을 추면서 닦아요(웃음). 사실 댄서들이 부상이 많아서 오프인 날에도 항상 무대 옆에서 스탠바이를 하고 있고요. 1주일에 8회 공연을 하는데 무엇보다 댄서들은 항상 절정의 에너지를 쏟아내야 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크죠. 매 회가 체력적인 한계까지 가기 때문에 어떨 땐 무대가 두렵기도 하고 매 무대가 긴장되어 있기도 하고요. 그렇지만 댄서들 역시 그 신에 생명력을 불어넣어줘야 하는 의무가 있기 때문에 모든 댄서들이 정말 마지막까지 그 에너지를 쥐어짜내고 있어요. 앞서 ‘노담’에 출연했던 댄서들이 하는 말이 ‘노담’은 힘들수록 더 정이 들고 더 애틋해진다고 하더라고요.”

어떻게 보면 무용수들에게는 전에 없던 살인적인 스케줄이라고도 할 수 있을 텐데, 컨디션 조절이나 체력관리는 어떤 식으로 하는지.

“그렇죠. 무용수로 이렇게 긴 시간동안 한 작품을 하는 것은 처음이에요. 처음에는 하루 8시간씩 연습을 했는데 정말 엄청 힘들고 적응이 안 되더라고요. 또 뮤지컬 움직임의 특성상, 그동안 제가 해왔던 섬세한 움직임이나 그에 필요한 근육을 사용하기보다 와일드한 힘, 원초적인 에너지를 더 요구하는 작품이어서 그런 스테미너를 키우는 작업들이 많이 필요했던 것 같고, 사실 지금 상황에서는 육체적인 피로가 많이 쌓이기 때문에 부상이 있을 수 있는 부분은 미리 보완을 하면서 스스로가 더 예민해지고 긴장하는 수밖에 없어요. 특히 아크로바틱 하시는 분들은 와이어도 없이 종을 타시기 때문에 실수가 있으면 자칫 크게 다칠 수 있거든요. 저도 아직 발목이 완치되지 않은 상태고 다른 댄서들도 작은 부상들이 많아서 더 악화되지 않도록 테이핑을 하거나 마사지를 하거나, 그런 부분은 컴퍼니 측에서 많이 배려해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죠.”

‘노트르담 드 파리’ 앙상블의 안무의 특징이라면 무엇을 들 수 있을까.

“작업 처음부터, 군무에서도 그 춤에 대한 신이 보이는 게 아니라 댄서들 개개인이 보였으면 좋겠다는 게 안무가의 의사였어요. 무용수 각자의 개성과 에너지를 그대로 유지해달라는 것, 그러나 그런 움직임 속에서도 규칙과 호흡을 일정하게 해달라는 것이 주문이었기 때문에 군무 속에도 댄서들의 개성이 드러나고 그러면서도 통일성을 가진 느낌을 보여주게 되죠. 그게 가장 큰 특징인 것 같아요.”

이번 작품에서 가장 맘에 드는 신은 어느 대목이었나.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신은 ‘미치광이 축제’에서 남자 섹션이 좋았고요, 무용수들의 개인적인 특성을 강하게 보여주는 페뷔스의 고뇌 ‘괴로워’에서 핀 조명에 보여주는 솔로가 맘에 들고요. 그 외에도 대체적으로 춤이 나오는 신은 굉장히 흥미롭고 매력적이에요. 항상 할 때마다 새로운 기분으로 접근할 수 있고 개개인의 연구도 많이 필요했던 것 같고요.”

‘괴로워’ 신은 특히 ‘노트르담 드 파리’에서 최고의 명장면 중 하나다. 여담으로 몇 번째 순으로 등장하나.

“순서는 그때그때 달라요. 혹시 손님이 오시거나 귀빈(?)이 오시는 날은 네가 대신 서라고..(폭소). 그래서 센터에 많이 서게 됐죠.”

과거 뮤지컬의 안무를 맡기도 했지만 무용수로 출연하기는 처음인데, 장기공연에 직접 뛰어들면서 가장 크게 얻은 것이 있다면.

“그렇죠. 순수무용의 경우는 길어봤자 3-5회 정도의 공연인데 이번은 100회 이상의 공연이 진행되니까요. 평소에 한번쯤은 장기공연에 도전해보고 싶었어요. 많은 사람들을 통해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고 대규모 작품에서의 다양한 시스템, 연출법, 트레이닝 방법 등을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었고요. 특히 가장 크게 느끼고 있는 점은 함께 참여하고 있는 댄서들의 모습이에요. 다양한 형태로 살아온 사람들이 한 작품에 모여서 의논을 하고 방향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것이 사람으로서의 공부가 되더라고요.”

‘노트르담 드 파리’ 오리지널 팀과의 작업을 통해 느낀 점이 있다면.

“일단 표현 방법을 굉장히 중요하게 여기더라고요. 사실 현대무용의 경우는 얼굴이나 표정으로 감정표현을 크게 하지 않는데 뮤지컬은 직접적인 표현이 필요했고, 그 직접적인 표현을 가식적이지 않게, 정말 본질적인 자신의 감정에서 시작되는 표현들을 자연스럽게 끄집어내주는데, 안무가가 처음 리허설 때 ‘이방인’이라는 인트로 신을 댄서들 한 명씩 시켜보면서 굉장히 섬세하게 뽑아내주셨어요. 절대 가식적인 표현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 굉장히 자연스러우면서도 본인이 가장 잘 보일 수 있는 모습으로 이끌어내셨고 그런 부분을 배우게 됐죠. 또 하나는 각자의 파트에는 절대 개의치 않더라고요. 연출가도 춤에 있어서는 안무가에 대해 무조건적인 신뢰가 있었고, 안무가는 댄서들을 신뢰하면서 댄서들이 더 빛날 수 있기를 바라는, 그런 모습이 굉장히 인상적이었죠.”

‘노트르담 드 파리’는 초연이후 근 2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음에도 현재까지도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직접 참여하면서 느낀 그 이유를 꼽아본다면.

“이 작품은 일단 여러 가지 모습들이 있는데요, 가장 직접적으로는 아름다운 음악이 있고, 역동성이 살아있는 움직임이 있고, 웅장한 세트와 배우들, 뭔가 사람이 낼 수 있는 다양한 모습들이 거짓 없이 진솔하게 보이는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최근 들어 많은 작품들에 테크놀로지와의 결합이 많은데 특히 ‘노트르담 드 파리’는 클래식한, 역사가 있는 작품이고 그렇기 때문에 더 본질적인 인간의 힘에서부터 시작되는 모습들이 표현되어야 하는 작품이다 보니까 거기에 관객들이 열광하는 게 아닐까 생각하고 있어요.”

이미 작품을 관람한 관객들 사이에는 배우들보다 댄서들의 무대가 더 인상적이라는 평도 제법이다. 그에 대한 생각은 어떨까.

“일단 그런 말씀은 댄서로서 굉장한 찬사죠(웃음). 하지만 작품은 모든 부분에서의 밸런스가 중요하잖아요. 일부의 특정 부분이 돋보이기보다는 이 작품이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될 수 있는 무대와 세트, 배우들, 댄서들, 관객들의 호흡까지도 모든 것들이 잘 어우러져야 베스트가 나올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고요. 어떻게 보면 ‘노트르담 드 파리’ 자체가 다른 어떤 작품보다도 무용수들이 빛날 수 있는 작품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그런 평도 있는 게 아닌가 싶고, 해서 한편으로는 이 ‘노트르담 드 파리’에 댄서로 출연한다는 것에 자부심은 가지고 있기도 하죠.”

끝으로 ‘노트르담 드 파리’를 찾는 관객들에게 한 말씀.

“이미 훌륭한 작품으로 오랫동안 사랑받고 있는 작품이기 때문에 이번 공연 역시 관심을 가지고 찾아주셨으면 좋겠고, 제작진과 배우들, 댄서들까지 모두가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도록 정말 최선을 다하고 있는 만큼 매 회 좋은 공연으로 보답하겠습니다.”

한편,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는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오는 8월 21일(일)까지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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