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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월하게 파고드는 대담하고 정교한 미장센! 박찬욱 감독의 영화 <아가씨>

  • 입력 2016.05.25 22:05
  • 기자명 남궁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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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 남궁선정 기자]
  제69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한 박찬욱 감독의 새로운 영화 <아가씨>(영문 제목: The Handmaiden)은 Sarah Waters의 소설 『Fingersmith』원작을 각색해 1930년대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4명의 주요인물이 서로 속고 속이는 아슬아슬한 관계를 그려나간다.
  어릴 적 부모를 잃고 후견인인 이모부(조진웅)의 엄격한 보호 아래 살아가는 귀족 아가씨 히데코(김민희)에게 백작이 추천한 새로운 하녀가 찾아온다. 매일 이모부 코우즈키의 서재에서 책을 읽는 것이 일상의 전부인 외로운 아가씨는 순박해 보이는 하녀에게 조금씩 의지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하녀의 정체는 유명한 여도둑의 딸로, 장물아비 손에서 자란 소매치기 고아 소녀 숙희(김태리). 막대한 재산을 상속받게 될 아가씨를 유혹하여 돈을 가로채겠다는 사기꾼 백작(하정우)의 제안을 받고 숙희는 아가씨가 백작을 사랑하게 만들기 위한 속셈을 가지고 있다. 드디어 백작이 등장하고, 백작과 숙희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아가씨의 마음을 흔들기 시작한다.
  영화 <아가씨>의 이야기 구조는 3부로 나누어진다. 1부는 하녀 숙희의 시점으로, 2부는 아가씨 히데코의 시점으로, 그리고 마지막 3부는 모든 이야기를 어우르는 종결장으로 영화는 충실하게 삼단구조를 따른다. 똑같은 사건이 일어나지만 각 인물의 시점에 따라 사건은 각 캐릭터에게 의해 달리 해석된다.
   영화의 모든 이야기 구조가 진행되는 대저택은 한국의 소박한 멋과 서양적인 아름다움을 가미해 이질적인 조화가 기묘하게 균형을 이루는 독특한 분위기를 발산한다. 서양 도서관의 모습과 일본 다다미방 양식이 혼재한 거대한 서재, 유럽 귀족의 생활 양식이 살아 있는 아가씨의 방과 응접실, 한국 전통 가옥의 모습을 한 하녀들의 공간 등 하나의 저택 안에 동서양을 아우르는 다양한 개성이 녹아 있는 <아가씨>만의 세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아가씨와 하녀 사이에서 발생하는 화학적 관계는 아가씨가 감금되다시피 살아가는 대저택의 웅장한 구조 속에서 온갖 억압되고 억제된 이미지를 발산한다. 어두운 색으로 점철된 목조 내부는 모든 것을 숨기고 있는 각 인물들의 내면을 반영하듯 음산한 기운을 전달한다.
   웅장한 저택 속 4명의 인물들이 숨긴 온갖 욕망이 뒤범벅되어 차츰차츰 드러나는 비밀의 꺼풀이 벗겨지는 영화의 구조는 관객들의 허를 찌르고, 생각지도 못한 반전의 연속은 관객들에게 색다른 영화적 경험을 선사한다.  
  대저택에 감추어진 공간이 밝혀지고, 후견인이었던 이모부의 비밀스러운 생활이 드러나기 시작하면서 영화는 모든 인물들의 탐욕을 전면에 노출시키고 아가씨와 하녀의 은밀한 관계는 멈출 수 없을 정도로 이야기의 정점을 차지한다.
  또한 영화 <아가씨>는 금단의 주제라고 할 수 있는 동성의 사랑을 부각시켜 아가씨와 하녀의 비밀스러운 사랑을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대담하고 관능적인 이미지를 관객들에게 선보인다. 은유적이고 상징을 담은 관능의 이미지는 심지어 아름답게 묘사된 탁월한 이미지로 내러티브에 힘을 전달한다.
  박찬욱 감독이 선택한 금단의 주제, 그리고 탁월하게 파고드는 대담하고 정교한 미장센을 관객들에게 선사하는 영화 <아가씨>는 6월 1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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