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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이 지나도 잊혀지지 않는 엄마의 마음. 영화 <몽타주>

  • 입력 2013.05.08 09:34
  • 기자명 남궁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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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동유괴사건이나 아직 어린 생명을 처참하게 짓밟는 영화는 보는 관객을 힘들게 만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장르의 영화가 계속 제작되는 까닭은 현실에 안주한 사람들에게 아직도 이런 참혹한 사건이 발생하고 있음을 알리는 경종과도 같다.
  공권력, 즉 법이 가해자를 처벌하지 못하는 시스템에 배신을 느낀 '피해자의 반격'을 다룬 영화가 작년에 개봉한 <돈 크라이 마미>부터 최근 개봉작 <공정사회>까지 꾸준히 회자되고 있다. 죄를 저지른 가해자를 진정으로 처벌하기 원한다. 그래서 피해자는 가해자를 직접 가해자(용의자)를 찾기 위해 발로 뛰어 다닌다. 이들 '피해자의 반격'은 오로지 '적절한 처벌'을 원하기 때문에 발이 부르트도록 발품을 파는 것이다. 특히 아이를 유괴당한 부모라면 더욱 그럴 것이다.    영화 <몽타주>는 사건을 한시도 잊은 적이 없는 한 아이의 엄마인 '피해자의 반격'을 이야기한다. 15년 전, 한 유괴범이 종적을 감추고, 피해자 엄마 하경(엄정화)은 15년이 다되어가도록 아이를 잃은 슬픔을 잊지 못한다. 가해자인 범인은 공소시효가 끝나기 5일전, 사건현장에 꽃 한 송이를 갖다 놓는다. 그로부터 며칠 후 할아버지(송영창)가 눈 앞에서 손녀를 잃어버리는 15년 전 사건과 동일한 범죄가 되풀이 된다. 15년간 미제사건에 인생을 건 형사 청호(김상경)는 진짜 범인을 체포하기 위해, 그리고 15년 전 범인을 찾아 헤맨 엄마는 범인을 잡기 위해 간신히 알아낸 단서를 끈질기게 추적한다.   영화 <몽타주>는 15년 전 일어났던 아동유괴사건의 공소시효가 다가오면서 발생한 동일한 범죄를 추적하는 피해자의 엄마, 그리고 15년전 사건을 담당했던 형사의 범인을 향한 맹렬한 추적을 담고 있다. 영화는 한 사건으로 인해 15년만에 다시 나타난 범인을 다시 잡을 수 있는 결정적 순간을 맞은 하경과 청호에 집중한다. 한편 15년 전과 동일한 방식의 유괴사건으로 눈 앞에서 손녀를 잃은 한철까지 영화는 세 인물의 얽히고 설킨 이야기에 집중한다. 영화 <몽타주>가 가장 흥미로운 지점은 바로 여기에 있다. 15년 전의 ‘그 사건’과 다시 나타난 ‘그 놈’을 중심으로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그 놈’을 잡아야만 하는 3명의 주인공의 이야기를 흡입력 있게 그려 기존의 차갑고 냉정한 스릴러물과는 색다른 긴장감을 부여한다.   15년동안 하루도 편할 날이 없었던 엄마의 서럽고 고통스럽게 울음소리를 깨물고 내뱉는 엄정화의 연기는 세상이 무너지는 소리와 다를바 없이 관객들의 심정마저 무너지도록 울린다. 집념강한 형사를 연기한 김상경은 차가운 빗속에서 범인을 추적하는 씬을 위해 링겔 투혼마저 마다하지 않을 정도로 영화의 캐릭터를 위해 뜨거운 연기를 선보인다. 손녀의 할아버지 한철 역을 맡은 송영창은 손녀를 찾고자 하는 간절함으로 한 겨울의 격렬한 액션씬마저 완벽하게 연기한다. 
  한철을 통해 스릴과 가슴 뜨거운 반전과 감동을 동시에 전화는 영화 <몽타주>는 관객들에게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칠 수 없게 만든다. 첫 장편 데뷔작 <몽타주>를 연출한 신인 정근섭 감독의 대담한 편집과 연출은 얼타래처럼 얽힌 이야기의 구조적인 트릭을 잘 풀어놓는다. 공소시효라는 민감한 주제마저 담겨있는 15년간의 집념을 담은 영화 <몽타주>는 5월 16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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